8월의 잔뜩 흐린날의 컬럼비아 아이스필드
빙하가 녹아내린 물로 생겨난 작은 강을 건너서 빙하 위로 올라가서 중간에 보이는 지점까지 올라 가 보았다. 빙하 표면에 모래와 작은 돌들이 박혀 있어서 생각보다 빙하 표면이 미끄럽지 않아서, 특수한 신발이나 장비없이 신고 간 운동화를 신고도 큰 어려움없이 올라 갈 수 있었다.
빙하 양쪽엔 서서히 낮은 곳으로 움직이는 빙하와 함께 운반 되어 온 돌과 자갈, 흙등이 빙하의 끝자락 부분이 녹아서 뒤로 물러 나면서 높게 쌓여서 생긴 모레인이 보인다.
아래 주자장 근처에서 우리를 기다릴 동생 가족들한테 계획보다 너무 오래 이곳에서 머물러서 돌아 올 때는 서둘러서 내려왔다.
한여름이지만 해발 3500 미터의 기온은 고작 영상 3도에 바람까지 불어서 쌀쌀한데다가 하늘까지 잔뜩 구름이 끼어서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빙하의 끝부분가지 꽤 먼 편인데 어린 아이들을 포함한 가족이 함께 이동하는 모습이 참 보기가 좋다.
오던 길을 돌아 오면서...
남편도 인증샷 하나 박고...
돌아 오면서 아쉬운 맘에 자꾸 뒤로 돌아 보다가...
악화되는 지구 온난화 문제로 점점 빙하가 녹아 내리면서 빙하의 끄트머리가 가속적으로 뒤로 후퇴해서 저 꼭대기까지 물러날까봐 걱정이 앞선다. 15년 전만 해도 주차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까지 빙하가 내려 와서 커다란 특수버스를 타고 저 위를 올라 갔었는데.... 이번에는 저 버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가 빙하가 잘 내려다 보이는 곳에 아담한 이누크슈크(Inukshuk)를 만들어 두었다. 이 이누크슈크를 만들면서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이누크슈크라는 말은 캐나다 북극 근처에 사는 인디언인 Inuit(이뉴이트)의 단어로 '누군가가 다녀갔다' 혹은 '당신은 바른 길로 향하고 있다.' 라는 뜻을 지녔고, 북극과 인접한 지역에서 자주 발견되는 형상이다. 이누크슈크는 인간들의 손으로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에서 발견된 돌로 사람의 형상을 본따서 만든 것으로 이뉴이트 인디언들의 소통과 생존과 깊게 연관되었 이누크슈크는 주로 세상을 떠난 가까운 사람들을 기념하거나 공경하기 위해서, 혹은 유목생활을 하는 그들의 좋은 어장이나 루트를 표시하는 이정표로 쓰였다. 한편, 길조를 상징하기도 하고, 좋은 기와 신비한 능력이 있는 곳을 알리기 위해서 세우기도 한다.
단단한 바위 위를 긁고 지나갈 정도로 빙하의 거대한 크기와 무게가 전해진다.
명당 자리에 서 있는 이누크슈크의 단수형 단어는 이누크슈트로 인간과 흡사한 형상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20여년 전에 빙하의 끄트머리 지점이었던 팻말까지 수백미터를 걸어와야 했다.
서서히 구름이 걷히고 있다.
눈이 시릴 정도로 파란 하늘이 서서히 구름을 밀어 내고 저 멀리 높이 3505미터의 키치너 산(Mt. Kitchener)의 모습이 들어 온다.
편하게 차려입은 방문객들이 정해진 길을 따라서 오르내린다.
짧은 여름동안 쌓였던 눈들이 녹아 내려서 생긴 개울 그리고 그 양편에 이 춥고 척박한 곳에서 보랏빛 꽃들, 그리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돌과 바위로 덮인 땅에 서서히 뿌리를 박고 내리고 돋게 올라가는 소나무들에서 끈질긴 생명력이 이 로키의 빙하에서 느껴진다.
아래에서 우리를 기다리면서 두 조카녀석들이 이곳에 널려 있는 돌로 재미난 모습의 가족을 만들어 두었다.
그리고 각각 자기를 묘사한 돌모음 뒤로 가서 포즈를 잡고...
또다른 포즈로 찰칵~
여섯살로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작은조카는 따로 (오른편 뒤에 보이는 이누크슈크는 요녀석의 작품)
이런 모습으로 얼마나 갈까... 다음에 찾아가면 그대로 있을까...
다시 길을 떠나기 전,
주차장에서 바라다 본 파란 하늘의 해발 3495미터의 아타바스카 산
다음 목적지인 세계 10대 절경의 하나라는
루이즈 호수(Lake Louise)로.. (마흔두번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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