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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s Scrapbook/좋아하는 영시

[가을 한가위 한시/영시감상70] 수쉬(서동포)작의 중추절 한시(The Mid-autumn Festival by Sh Shi

by Helen of Troy 2015. 9. 18.

 

 

 

2012년 한가위 달

 

 

 

다음주 말이 벌써 추석이 다가온다고 한국에서 보내 준 달력이 알려준다.

캐나다에서는 연휴도 아니고,

2주 후면 추석과 비슷한 성격의 명절인 추수감사절이 돌아 오기에

한국처럼 대단하게 보내지는 않지만,

간단하게 몇가지 음식을 준비해서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 제사도 올리고

가족과 함께 좋은 곳으로 가시라고 연도를 바치면서 한가위를 보낸다.

 

나이가 들면서 가을맞이가 점점 두려워지는 요즘에

음악과 책과 친하게 지내기도 하고,

그리고 몸을 움직여서 부억에서 추석음식을 만들면서

일부러 자신과의 대면을 미루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가 어제 술 한잔을 기울이면서 읽은 한시 한편을

즉흥적으로 엉성한 한글로 번역해서 올려봅니다.

 

 

The Mid-autumn Festival

by Su Shi (蘇軾

 

明月几时有 

把酒问青天

不知天上宫阙

今夕是何年

 

 

 How long will the full moon appear?

 Winecup in hand,

 I ask the deep blue sky

 I don't know where the palace

 gate of heaven is,
Or even
the year

in which tonight slips by.

 

 

 

 

 

  달빛은 얼마나 오래 비출까?

  술잔을 손에 들고,

  파란 하늘에 물어 보노라

  하늘 높은 곳에 있는 궁전의

  천상으로 통하는 문이 어디 있는지

  오늘 밤이 어느해 인지조차 

  나는 모르네

 

 

我欲乘风归去

又恐琼楼玉宇

高处不胜寒

起舞弄清影

 

 

  I long to fly on the wind

  Yet I'm afraid the crystalline palace

  would be too high and cold for me.

  Instead I rise to dance

  with my pale shadow

 

 

 

 

  나는 바람을 타고 훨훨 나르고 싶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수정궁은 내게

  너무 높고 추을 것 같네

  대신 나는 나의 희미한 그림자와 함께

  춤을 추려고 일어선다.

 

 

何似在人间

转朱阁

低绮户

照无眠

 

 

 Better off, after all,

 in the world of men

 The moon goes round

 the mansions red
 Through gauze-draped window soft

 to shed Her light

 upon the sleepless bed.

 

 

결과적으로 인간의 세계에서

 그러는 편이 낫을지도 모르네.

 달님은 붉은 저택을 중심으로

 계속 회전하며

 얇은 천으로 드리워진 창 사이로

 잠 못 이루는 방의 침대위로

 부드럽게 비추네

 

不应有恨

何事长向别时圆

人有悲欢离合

月有阴晴圆缺

此事古难全

 

 

 

The moon should know no sadness

 Why, then, is she always full

 when dear ones are parted?
 Men have sorrow and joy;

 they part or meet again;
 The moon is bright or dim

 and she may wax or wane.
 There has been nothing perfect

 since the olden days.

 

 

 

 저 달님은 결코 슬픔을 모를터인데

 도대체 왜 사랑하는 이가떠날 때에

 저리도 밝고 둥글까?

 인간은 살면서 슬프다가도 기쁠때도 있고;

 헤어졌다가도 만나기도 한다;

 달님 역시 밝았다가도 어두워지고

 차기도 하고 기울기도 하네.

 오래 전부터 이 세상엔 완전한 것은

 아무것도 없기 마련인가 보네.

 

 

但愿人长久

千里共婵娟

 

 

 So let us wish that man
 Will live long as he can!
 Though miles apart, we'll share

 the beauty she displays.

 

 

 

자 그러니 우리 모두 함께

오래오래 살기를 기원하면서,

비록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달님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자꾸나.

 

한글번역:  Helen of Toy

 

 


수 쉬 (蘇軾, 苏轼, 1037–1101) 는 중국 송나라 시대에 작가, 시인, 서예가, 약물학자

그리고 관리로 여러방면에 활약을 했으며,

그는 지잔(子瞻) 혹은 동포 주쉬 (東坡居士) 로도 알려졌지만,

서동포((蘇東坡)로 우리에게 제일 잘 알려졌다.

 

수 쉬는 에베이 산에서 가까운 메이샨에서 태어났으며,

어려서부터 동네의 도교사상을 바탕으로 하는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그 후 학식높은 그의 어머니의 교육을 받고 성장했다.

수 쉬는 17세가 되던 해에 결혼을 했고, 1057년 그가

19세에 형과 나란히 과거급제를 해서 jinshi (進士) 자격을 얻은 후

촉망받는 관리의 길로 들어섰다.

 

1060년부터 20년간을 그는 황주에서 다리 건설현장부터

수주지역의 도지사까지 중국의 여러 지역에서 고급관리를 두루두루 역임했다.

그는 왕 안쉬와 정치적으로 충돌이 잦았으며,

당시 정부가 소금산업을 독점하는 것에 반대와 왕안쉬의 개혁을 비난하는 시를 짓기도 했는데

덕분에 중국 왕실을 장악하고 있던 개혁파 관리들의 눈 밖에 나서

왕안쉬의 정책을 비난하는 시가 황제를 직접 비난한다는 죄목으로 정치범으로 몰아서 귀양보냈다.

하지만 왕안쉬는 이 사건과 무관하며, 그가 공직에서 물러난 후에 왕과 수는 친구로 지냈다.

 

수쉬는 1080년에서 1084년까지 그의 첫 귀양지인 외지인 후베이의 황조우로 보내졌다.

그는 여기서 급료도 없는 말단 관리직을 맡았는데, 아주 빈곤하게 살면서

불교 사상에 빠져 들기 시작했고, 황조우에 소재한 동포라고 불리우는 농가에 기거했는데,

그 농가 이름을 따라서 그의 필명으로 사용했다.

비록 황조우로 귀양을 왔지만, 수쉬는 이 지역을 좋아하게 되었고,

그의 가장 대표적인 서예 작품 The Cold Food Observance(寒食帖) 를 비롯해서

주옥같은 다수의 한시작품이 이 시기에 쓰여졌다.

 

1086년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수쉬를 비롯해서 귀양보내졌던 모든 관리들이

수도로 불러 들였지만, 수쉬는 1094년에서 1100년까지 다시 현재의 광동 지방에 있는

휘조우와 하이난 섬으로 다시 귀양살이를 하게 되었고,

1098년에 하이난에 "그가 귀양시절 살던 집 터에 동포 학당"을 세웠다.

 

오랜 귀양살이를 하던 수쉬는 1100년에 사면을 받고, 쳉두로 발령을 받지만,

새로운 임지로 가는 도중 장서 지방의 창조우에서 8월 24일, 1101년에 64세로 사망했다.

수쉬는 그의 생전보다  사후에 그의 명성이 점점 높아지면서,

그의 문학작품과 서예 작품들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서동포의 서예 작품 34.2 x 199.5 cm, National Palace Museum, Taipe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