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슬비가 내리는 5월 23일의 어퍼 카나나스키스 호수 (Upper Kananaskis Lake)
금요일 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한 반가운 비는
토요일, 일요일, 그리고 월요일 내내 부슬부슬 내렸다.
날씨가 좋은 여름과 달리 변화무쌍한 로키의 봄날씨 덕분에
오랜만에 캐빈 지붕과 창을 신나게 두드리면서 내리는 부슬비 소리를 들으면서
캐빈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읽고 싶었던 책도 읽고
가족과 함께 돈내기와 청소/설거지내기 카드 게임도 하고,
가지고 간 잡다한 쿠키와 케이크 재료로 칼로리는 엄청 높지만,
입을 즐겁게 하는 디저트를 만들어서 잡담을 나누면서 가족과 함께 보냈다.
어퍼 카나나스키스 호수로 가는 도로에서...
3일동안 비가 내려도, 개의치 않고 우산을 펴 들고
하루에 적어도 세번은 호수 주위의 산책길을 산보를 다니다가
월요일 점심 시간부터 빗방울이 가늘어지자, 모두들 답답하던 차에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차를 타고 어퍼(상류쪽) 카나나스키스 호숫가 등산로로 향했다.
차를 몰고 가다가 도로 왼편에 눈에 익은 동물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차를 길가에 세워두고 자세히 보니, 대형 사슴인 엘크(female elk)암놈이
약 7미터 거리에서 물끄러미 우리를 쳐다 보고 있다.
차를 몰고 로키산을 다니면서 자세히 보면
늘 이곳에서 서식하는 야생 동물과 자주 맞딱뜨리게 되는데,
이런 초식동물을 만나면, 느긋하게 차 안이든 밖에서 바라다 보지만,
그리즐리 곰은 아무래도 길 위보다는 이렇게 차 안에서 만나는 편이 안전하다.
차 안에서 나와 두 딸이 열심히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유유히 봄에 새로 솟아나는 연한 풀을 다시 뜯어 먹는 엘크사슴을 뒤로 하고 호수로 다시 향했다.
차를 주차하고 보슬비가 여전히 내리는 오후에 우산을 펼쳐 들고
매년 들리는 이곳 역시 로워 카나나스키스 호수처럼
수면이 아주 낮아진 호수가 우리를 반겨 준다.
이 근방에서 제일 높은 해발 2,700 미터의 인디패티거블 산이 이 호수와 접해 있다.
호숫가 아래로 내려가니 바로 눈 앞에 빙하로 덮인
해발 3,174 미터에 달하는 서레일 산(Mt. Sarrail)
호수 가운데에 우뚝 솟아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울동네에서는 왠만한 비가 와서 우산을 잘 쓰지 않는데,
막내와 큰딸도 역시 보슬비가 내려도 영상 3도의 쌀쌀한 날씨를 대비해서 서너겹씩 두껍게 껴 입었지만,
후디의 모자만 쓰고 물이 빠진 호수 위를 돌아 다닌다.
호숫가에 오면 늘 아이처럼 돌을 던지는 남편...
푸른 침엽수가 호수에도...
3일동안 비가 내렸지만, 예상보다 길이 그리 젖지 않아서 걷는데에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아마도 길 위에 수북히 쌓인 침엽수의 가늘고 긴 이파리 덕분이리라.
비에 젖는 것을 아주 싫어하는 복덩이 아들과
카메라가 젖는 것이 싫은 나는 우산을 쓰고 트레일을 밟기 시작했다.
경사각도가 60도가 넘는 가파른 길을 깎아서 만든 길이 비에 젖어서 앞을 잘 보면서...
평소에는 작은 섬이 수면이 낮아지면서 육지와 연결이 되어 있다.
트레일에서 내려와서 물가로 다시...
거의 육지로 변한 Hawke Island...
호숫가에 널부러져있는 나무 밑둥이들...
바로 이곳에서 10년 전에 그리즐리 곰과 약 20 미터 거리를 두고 맞딱드린 곳으로
혼비백한해서 다들 도망간 아찍한 추억이 있는 곳이다.
예전으로 잠시 돌아가서...
5년전, 2011년 7월 25일의 같은 곳에서...
2011년 7월 25일 오후
타임머신을 타고 더 거슬러 올라가서...
2007년 7월 20일
물가가 싫은 복덩이 아들은 멀치감치 바위 위에서 내려다 보고 있다.
9년전 같은 곳에서 두 자매거 '찰리스 엔젤' 포즈를 취하며 찰칵~
다시 2016년으로...
어퍼 카나나스키스 호수의 고도는 해발 1,720 미터이며
평균 깊이는 약 32 미터, 그리고 넓이는 약 8 제곱 km,
그리고 주위 catchement 면적은 약 140 제곱 km 에 달하는 큰 호수이다.
차거운 하얀 눈과 에멀랄드의 침엽수와 호수가 묘한 대조를 보인다.
이어서 2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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