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엔 무심하게 보다가 임시저장된 글이 500개가 있다는 것이
오늘 갑자기 신경이 쓰이기도 하고,
도대체 무슨 글들을 그동안 이렇게 쌓아두었는지
실로 몇년만에 목록을 훌터 보았더니
좋아하는 영시들과 2008년부터 기록해 둔 여행기들의 숫자가 제일 많았다.
언제 이렇게 많이도 저장을 해 두었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했지만,
일부라도 다시 보니 타임머신을 타고 그 때의 추억을 되새겨 볼 수 있었다.
2013년 7월에 2주간 20여년 활동하고 있는 RES 합창단의 독일순회 공연 중에
연습과 공연 일정이 빠듯한데도, 짬짬히 짧게나마 그때 그때에 기록을 남긴 덕분에
3년이 지나도 쉽게 기억을 더듬을 수 있어서
바이마르에서 중단된 Choir Tour 이야기를
임시저장 곳간에 모셔 둔 여행기들을 다시 꺼내서 이어 나가 봅니다.
베를린 쿠담 쇼핑가에 위치한 카이저 빌헬름 메모리알 교회의 화려하고 장엄한 내부
(2013년 7월 12일)
새 교회 외부 모습...
The Gedächtniskirche 카이저 빌헬름 기념 교회 는
베를린이 동 서로 분단되었던 냉전시대에
반전을 기원하고 평화와 화해를 염원하는 서 베를린의 상징적 존재로,
폭격으로 파손된 19세기 말에 지어진 오리지날 교회와 1950년대 말에 지어진 새 교회가
나란히 버티고 서서 독일의 근대사를 묵묵히 대변해 주는 빌딩으로 남았다.
서쪽에 위치한 오리지날 교회는 당시 독일 황제였던 빌헬름 2세가
독일의 첫 황제인이자 그의 할아버지인 카이저 빌헬름 1세(1861-1888)를 기리기 위해서
건축가 프란츠 쉬베흐튼(Franz Schwechten)이
네오-로마네스크 스타일 양식으로 1891-95년에 지어져서
처음으로 연합된 독일 프러시아를 상징하는 건물이다.
이 교회의 높이는 113 미터에 달해서, 당시 베를린에서 제일 높은 건축물이었고,
독일의 프로테스탄트 교회로서 드물게 내부를 화려하게 꾸며진 것도 특이하다.
세계 2차 대전 중, 1943년 11월 18일에 영국 공군의 폭격으로 화재로 파손되었고,
종전 무렵인 1945년 4월엔 부분만 파손된 교회 서쪽 타워만 남기고 완전히 망가졌다.
1950년대에 시 정부가 지붕도 없이 가운데가 뻥 뚫리고 파손된 벽만 버티고 서 있어서
"빠진 이빨(Hohle Zahn/The Hollow Tooth)이라는 닉네임이 붙여진 이 교회를
완전히 불도저로 밀어 버리려고하자, 베를린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치게 되자
정부는 전쟁의 잔인함과 무서운 파괴력을 상기시켜주기 위해서 폐허 그대로 남겨 두었다.
이 교회가 위치해 있는 브라이트샤이트플라츠(Breitscheidplatz) 앞을 지나고 있는 RES 합창단원들
이 광장은 베를린 상업의 중심지인 쿠방 쇼핑가(Ku'damm)와
오이로파 센터(Europa center)가 바로 근처에 있다.
2013년 7월 방문 당시에는
19세기에 지어진 오리지날 교회를 대대적으로 보수공사를 위해서
임시로 가건물이 교회 전체를 설치되어서 2차대전 중에 파손된 교회의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가건물 꼭대기에 십자가가 전쟁의 참상을 여전히 우리들에게 일깨워 주는 듯하다.
교회 건너편에 보이는 22층의 오이로파 센터
이 건물은 Helmut Hentrich and Hubert Petschnigg 이 설계로 1965년에 지어졌다.
파손되기 전 아름다운 카이저 빌헬름 교회 모습 (1910년)
가건물이 들어서기 전 2차대전 중에 파손된 오리지날 교회의 모습
The Gedenkhalle (카이저 빌헬름 기념관)
파손된 교회의 1층은 교회와 주위의 예전 모습과 전쟁후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그리고 독일을 연합한 프러시아의 황제 카이저 빌헬름을 기리는
모자이크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빌헬름 1 이라고 적힌 모자이크
왕족의 결혼식을 묘사한 모자이크
카이저 빌헬름 1세
New Church Building
새교회 중앙에 걸려 있는 '부활하신 예수님' 상
1956년도까지 폐허로 남겨진 이 교회는
건축 경합에서 선정된 독일 건축가 에곤 아이어만(Egon Eiermann)의 설계로
파손된 오리지날 교회 바로 옆에 1957년부터 1963년 사이에
팔각형의 메인 홀이 들어섰고,
오리지날 교회의 복도 자리에는 육각형의 종탑이 들어서게 되었다.
새 교회는 콘크리트, 강철과 유리 소재로 지어졌으며,
교회벽을 위해서 벌집 모양의 21,292개의 콩크리이트에 스테인드 글라스로
꾸며진 점이 특이하다.
교회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신비한 파란색을 볼 수 있는 스테인드 글라스는
가브리엘 로와르가 디자인했고, 주 색상인 파란색외에도
루비, 에머랄드와 시트론(노란)색의 글라스로 처리된 부분도 있다.
교회의 높이는 20.5 미터, 지름은 35 미터에 달하며, 1,000 명을 수용할 수 있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지어진 새 교회는 1962년 5월 25일에 봉헌되었다.
한편 대전 중에 독일군의 폭격으로 파손되어서 신축된
영국의 뉴코벤트리 교회도 같은 날에 봉헌되어서
전후 양국의 관계를 개선하는 시도에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교회의 거부할 수 없을 정도의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에 한동안 압도되었다가
정신을 차리고 원형에 가까운 교회 내부를 천천히 둘러 보게 되고,
예수님 상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거대한 파이프 오르갠에 다시 압도되었다.
이 오르갠은 베를린 소재의 슈케(Schuke) 워크숍에서 5,000개의 파이프로 만들어졌다.
오리지날 교회처럼 새 교회도 교회의 모양을 반영해서 베를린 시민들이
"Lippenstift und Puderdose"(립스틱과 분통)이라는
재미나는 닉네임을 붙여지기도 했다.
합창단 공연에 앞서서 연습을 하기 위해서 사운드 체크를 하기 위해서 모인 합창단원들이
아름답고 신비한 교회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이 공중에 매달린 놋쇠 소재의 "부활하신 예수님" 상은 나찌 지배 중에서
죽임을 당한 순교자들을 기리기 위해서 제작되었다.
이 예수님 상과 더불어, 영국 코벤트리 교회에서 들여 온 십자가와
러시아 정교회에서 보내 준 아이콘이 교회에 배치되어서
한때는 총을 겨눈 적국에서 화해의 정신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 참 인상적이었다.
교회 내부에 들어 서면 우선 '카라라'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세례식 font 가 시선을 끌고,
그리고는 바로 온 사방이 파란 스테인드 글라스에서 발하는 신비한 빛을 띈 벽과,
가운데 커다란 예수님상이 가슴을 멈추게 할만큼 우리를 압도한다.
입구 근처에 있는 1933년에서 1945년 사이에 믿음을 위해서 순교한 이들을 기리는 헌정 작품..
연습을 마치고 점심 먹으러 나가기 전에 잠시 찰칵~
오후 예배를 위한 찬양의 시간에..
오후 1시 예배를 위해서 찬송가를 연주하는 합창단.
주로 바하의 칸타타와 멘델스존의 8부 아카펠라 찬송가를 연주했다.
저녁에 열린 공식 RES 합창단 공연회
공연 1부에서...
공연 2부...
그리고 끝난 후 앙코르로 흑인영가 3곡을 부른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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