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3,174 미터에 달하는 사레일 산 앞에 쌓인 만년설 위에서..
로슨호수 트레일 1편에서는
해발 1,650 미터상에 위치한 어퍼 카나나스키스 호수의 주차장(P)을 떠나서
약 3.8 km의 등산로를 걸어서 약 350 미터를 올라가면
해발 2,000 미터에 위치한 로슨 호수 입구(Y)에 도달하기까지의 모습이고
2편에서는 Y 지점에서 호숫가를 돌아서,
경사가 아주 가파른 사레일 릿지 트레일(Sarrail Ridge Trail)를 타고
약 450 미터 높이의 산 봉우리(Z) 꼭대기로 올라가는 모습을 담았다.
해발 2,000 미터 상에 있는 로스 호수(오른쪽)과
왼편에 있는 해발 2,400 미터의 산 사이로 난 트레일 위에서...
트레일의 왼쪽에 자리잡은 해발 2,400 미터의 험한 바위산,,,
늘 산 아래에는 만년설이 그득했는데, 올해는 완전히 돌산 그 자체이다.
로슨 호수를 따라 있는 등산로의 중간 지점에서
잠시 앉아서 간식을 먹는 남매...
만년설 뒤에 보이는 웅장한 산은 사레일 산(Mt. Sarrail)로
산으로 치면 청년기에 해당해서 여전히 위로 치솟고, 마모되지 않은
해발 3,174에 달하는 산이다.
지구 온난화와, 겨울가뭄으로 점점 만년설의 양이 줄어들고 있어서 안타까웠지만,
그 덕분에 눈때문에 산 아래로 통하는 트레일이 위험해서 가깝게 다가가기 어려웠던
트레일을 걸어갈 수 있었다.
풍화작용으로 말미아마 매년 암석산에서 떨어져 나간 크고 작은 돌맹이들이
산사태처럼 아래로 밀려내려 와서....
원래 있던 트레일의 모습은 사라지고,
위에서 쏟아진 돌맹이 자리를 누군가가 좁은 트레일을 만들어서
이 부녀가 지나갈 수 있었다.
무서움이 많은 복덩이 아들은 조심조심 돌길을 걸어가서...
사레일 산 아래에 있는 넓은 초원에 처음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그늘진 곳이 많아서 이 곳엔 아직도 만년설이 남아 있기도 하고...
그 눈이 녹아서 작은 연못이 생겨나기도 했다.
연못 언저리는 선선해서 다리는 서늘하고
위에서는 내려쬐는 햇볕으로 윗부분은 땀이 난다.
깎아놓은 것처럼 평편한 돌에 걸터앉은 부자
바로 반대편에 우리의 마지막 목적지인 60도를 넘은 가파른 사레일 릿지 트레일에
사람들이 올라가는 모습이 보인다.
좁은 길을 통해서 산 밑으로...
만년설에서 녹아내린 물이 로슨 호수로 흘러 내려가고 있다.
초여름엔 물이 많이 흘러 들어서 이곳을 건너가기가 거의 불가능했었다.
다행히도 만년설이 아주 조금 남아서 졸졸 흐르는 물을
가볍게 건너서 산 아래로 다가갔다.
급기야 너무 더워서 겉옷을 벗고 로슨 호수 트레일을 온지 다섯번째 만에
드디어 사레일 산 바로 아래에 있는 만년설에 서 보았다.
만년설 위에 서 있는 모녀
번번히 위험해서 여기까지 오는데 실패하다가
어렵사리 여기까지 온 김에 앞에 보이는
사레일 릿지 트레일 끝까지 올라가자는 제의에
단칼에 거절한 아들과 딸은 이 만년설 주위의 초원에 남기로 하고
우리 부부는 경사가 60도 이상되는 등산로로 향했다.
거의 돌로 둘러쌓인 이 지점에 녹아내린 물이 풍족해서인지
길 양 옆에 야생화들이 만발해 있다.
약 100 미터 올라가서 내려다 본 아래의 만년설
위로 올라갈수록 땅도 건조해지고 경사도 가파라지고,
한낮의 햇볕도 뜨거워서 점점 올라가기에 힘에 부친다.
위로 올라갈수록 땅이 건조해서 먼지도 풀풀 날리고 아래도 자꾸 밀려내려 간다.
트레일 중간 지점에서 숨을 돌리면서 내려다 본 호수
약 300 미터를 올라와서 100 미터를 앞두고
너무 덥고 숨이 가빠서 가쁜 숨을 몰라 쉬면서
거의 바닥이 난 물을 나누어 먹고 앞에 보이는 암석 절벽으로
기진맥진 올라갔다.
올라가기 전에 남편한테 부탁해서 인증샷 하나 찰칵~
말라붙은 개울의 자갈길이 그나마 더 가파라지는 등산길이 덜 미끄럽지만
몇번이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서 휘청거렸지만 그래도 내친김에
오기로 올라갔다.
해발 2,400 미터 정상에서 내려다 본 호수
내려오는 길은 올라가는 길만큼 힘들고 위험해서
한 눈을 팔 수 없다.
커다랗게 보이던 호수와 만년설이 손바닥만하다.
내려온 길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호수쪽으로 계속 내려갔다.
아래에 두 남매가 반반한 돌에 걸터 앉아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왼편에 못말리겠다는 표정으로 우리를 올려다 보는 막내딸...
남쪽 끝에서 바라 본 로슨 호수
벼랑 끝에 서서...
힘들었지만 사레일 릿지 트레일 꼭대기에 올라갈 수 있어서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아빠와 함께 아이들이 포즈를 취해 주었다.
남은 물과 간식을 탈탈 털어서 다 먹고 나서...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서...
이 부근에 물이 많고 햇볕이 잘 들어서인지 새 묘목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먼지가 풀풀 나는 등산길에 함께했던 사람들이 땀으로 범벅이 된
손과 발, 다리를 시원하고 깨끗한 호숫물에 씻고 있다.
산사태가 나도 다행히 걸을 수 있게 만든 등산로를
올때보다는 편하게 걷는 아들을 지켜보노라니
처음 이곳에 왔을때에 만 다섯살이던 말도 못하고
고함만 지르고 울기만 하던 아들의 모습이 갑자기 뇌리에 스쳐간다.
로슨호수를 마지막으로 눈도장을 찍고 내려가서...
주차해 둔 차가 있는 곳에서
어퍼 카나나스키스 호수도 한참 바라보고
다음 목적지인 엘보우 호수 트레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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