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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Log/로키산맥

무시무시한 그리즐리 곰, 거대한 무스와의 아찔한 만남 [카나나스키스 여행37]

by Helen of Troy 2017. 9. 6.

 




거대한 무스(Moose)가 돌진하고...


 

 

9월 첫째 월요일에 돌아오는 노동절 (Labor Day) 연휴는 

많은 사람들에게 신나는 여름과 작별을 고하고, 

학교는 새학년이 시작될 뿐 아니라  

많은 프로그램과 프로젝트의 새로운 출발점을 알리는 마지막 휴가철이라서, 

우리 가족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름에 즐길 수 있는 

마지막 가족 캠핑여행을 떠나거나,

많은 친지들이 모여서 함께 바베큐를 함께 들면서 

아쉽게 여름과 작별하고, 학교나 일터로 일상적인 생활로 복귀한다.


올해 노동절 연휴에는 지난 5월 말에 갔던 로키산맥의 깊은 숲 속에 위치한

카나나스키스 주립공원으로 올해 마지막 가족여행을 다녀 왔다.





첫날 저녁 식사로 전날 양념을 해서 재워 둔 갈비를 바베큐를 해서 잘 구워서,


 




준비해 간 다른 반찬들과 함께 베란다에서 잘 저녁 식사를 마치고,

막내와 나는 설겆이도 하고, 짐도 제대로 정리하려고 캐빈에 남았고,

복덩이 아들과 남편은 

아들이 좋아하는 주립공원 내의 생태계를 주제로 하는 show를 보러 공연장으로 떠났다.


 




설겆이를 마치고 막내딸과 배 불리 먹은 음식을 소화할 겸 캐빈 주위로 산책을 나갔는데

근처에 곰이 출현해서 조심하라는 사인이 곳곳에 붙어 있어서, 멀리 가는 대신에

캐빈에서 약 100 미터 떨어진 곳에는 울창한 숲의 나무를 잘라서

고압선이 지나가게 되어 있게 넓은 초원지대의 clearings가 있는데

싱싱한 풀이 늘 자라고 있기도 하고 

이동이 용이해서 많은 야생동물들이 즐겨찾는 곳으로 향했다.


그런데 Clearings 의 오른쪽을 무심코 쳐다 보니

몸통은 잘 보이지 않고  희끗희끗한 무스(Bull Moose)의 거대한 뿔이 

먼저 눈에 들어 왔다.






나는 카메라에 잘 생기고 숫놈 무스를 담기 위해서

암놈을 차지하려고 다른 숫놈들과 싸울때를 제외하고는 온순한 것을 알기에 

Clearings 의 풀밭을 걸어서 무스에게 조용히 다가갔다.

풀을 신나게 뜯어 먹고 있던 무스는 나를 힐끔 보더니 계속해서 풀을 뜯어서

약 20 미터 앞까지 다가 갔다.

물론 딸은 뒤에서 나지막하지만 강하게 그런 엄마를 말리고...






그러다가 갑자기 흠칫하더니 먹던 장소에서

10미터 정도 이동을 해서....


 




다시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어서,






 나도 우연히 얻은 기회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안심하고 무스를 카메라에 담았다. 






그러더니 갑자기 먹던 것을 멈추고 고개를 들더니...

  

 


 

 


전속력으로 냅다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내 뒤에 멀찌감치 서 있던 딸은 우리들쪽으로 돌진하는 줄 알고 캐빈쪽으로 도망을 가고

나도 그제서야 뭔가 심상치 않은 것을 직감하고

고개를 돌려서 보니 바로 그 뒤에 나와 불과 20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서 

커다란 그리즐리 곰이 다가 오는 것이 아닌가!! 


나도 무스처럼 앞뒤 볼 것 없이 캐빈쪽으로 젖 먹은 힘을 다해서 

"Bear! Grizzly Bear!!" 라고 외치며 캐빈쪽으로 줄행랑을 쳤다.


우리 모녀의 소리를 들은 옆 캐빈 사람들은

평생 곰은 물론 무스도 본 적이 없다면서

그 상황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마트 폰, 안드로이드등을 집어 들고

오히려 신이 나서 Clearings 뒤의 나무 뒤로 다가 가서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그리즐리 곰 아저씨는 배가 탱탱하도록 무엇을 실컷 먹었는지,

아니면 두려움과 호기심을 그득한 여덟명의 인간들의 얼굴이 재미없었든지

한번 눈길도 주지않고, 캐빈의 반대편쪽 Clearings 한쪽에 위치한

Water Treatment 빌딩 쪽으로 한가롭게 여유작작한 걸음으로 향했다.


 



 

그제서야 멀어져 가는 곰의 뒷 모습이라도 보기 위해서

멀찌감치 나무 사이로 곰을 훔쳐보던 우리들은 Clearings 쪽으로 걸어 나와서

아까보다는 편한 마음으로 곰의 뒷 자태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곰을 처음 보았을 때는 상황도 급박하고 경황도 없어서 Brown/Black Bear인지

Grizzly Bear 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지만,

사진을 zoom 을 해서 보니 어깨가 툭 튀어 나오고 은빛 털이 있는 것을 보니

확실히 Brown Bear 보다 훨씬 더 크고 위험한 Grizzly Bear 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로키에서 곰을 보게 되면,

무조건 Park Ranger(공원 직원들)에게 보고를 하게 되어서

Lodge 사무실에 가서 바로 보고를 했더니

5분내로 레인저의 트럭이 도착해서 주위를 살펴보고 갔다.


로키에서 만약 사람이 곰과 맞딱뜨려서 사람이 다치게 되면, 

이곳의 법은 안 그래도 숫자가 적은 곰을 찾아서 사살을 해야하기에

방문객들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으로 동원해서 인간의 부주의로 

그들의 애꿋은 죽음을 막게 하는 것이 인간의 최소한의 도리이자 책임이다.

야생동물의 서식지에 인간이 원래 주인들의 허락도 없이 침입을 했으니,

최소한의 인간의 흔적을 남기지도 말고, 그들의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는 것이 

이곳의 지속적인 교육과 방침이 참 다행스럽다.

 


로키의 카나나스키스 주립공원에서 거의 매년 그리즐리 곰과 맞딱뜨려 왔지만,

이처럼 마로 코 앞에서 곰과  그리고 무스와 

머물고 있는 캐빈 바로 옆에서 아찔하고 극적인 상봉을 하기는 처음이다.


다음엔 조금 멀리 떨어져서 

이 멋지고 잘 생긴 야생동물과 느긋하게 다시 상봉하기를 바래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