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만년설이 아직도 남은 폭스 마운튼(해발 2,975 미터) 정상 아래에
만년설이 녹아서 생겨난 프로즌 호수(Frozen Lake)
엘크 패스 트레일 하이킹 12번째만에 드디어 올라 온 프로즌 호수의
장관에 감개무량한 듯 둘러 보는 남편과,
거의 3시간을 힘들여서 숨가쁘게 올라 왔는데,
그동안 산 꼭대기에서 봐왔던 다른 호수보다 기대에 못 미치는지
허탈하게 아래만 바라다 보고 있는 상반되는 아이들의 모습에 웃음이 삐져 나온다.
그런 아이들의 심정도 모르고 내려가는 길에 폭스 호수에서 이어지는
Elk Lake로 가는 등산로를 체크하고 있는 남편...
산불로 푸르디 푸른 하늘은 없었지만,
옥빛 호숫물과 해발 2600 미터에서도 곧고 푸르게 일년내내
잘 자라는 소나무들이 시야에 들어와서 좋았다.
우리보다 먼저 여기에 먼저 온 젊은 남녀 한쌍이
비키니 옷차림으로 선탠을 즐기고 있다.
주위의 차가운 만년설과 호수와 생뚱맞지만 왠지 잘 어울렸다.
두 아이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호수를 떠나기 전, 단체 사진 하나 찰칵~
단체 사진 둘
우리가 막 떠나려는데,
젊은 커플이 의기투합을 했는지 차디찬 호수에 뛰어들 기세이다.
'젊음이 좋긴 좋으네' 라고 우리가 말하는 순간,
물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너무도 차가운지,
뛰어들기 무섭게 바로 나오는 모습에 손을 흔들어 주면서 작별을 고했다.
Farewell.... until we meet again.
(hopefully under the bright sunny sky...)
약 15분을 머물면서 간식을 챙겨 먹고,
올라 오던 길로 다시 내려가기 시작...
자주 암반이 떨어지는 산사태가 발생하는지
이 부근에만 나무가 없고, 떨어진 바위들이 즐비하다.
그 아래를 여섯번째 지나가는데도
간이 콩알만하게 되기는 매번 마찬가지지만 전보다 수월하게 지나갔다.
보통 올라갈 때 보다 내려가는 길이 수월하고 속도도 빠르기 마련인데,
경사가 높아서인지, 올라올 때보다 오히려 더 시간이 걸렸다.
정상에서 내려온지 30분된 지점에서...
완만한 길이 나와서 가쁜 숨을 고르면서...
넓은 초원이 있는 이 곳에서는 산양이나 무스가 가끔 유유히 풀을 뜯는 모습이 보인다.
프로즌 호수에서 폭스 호수로 가는 길로 접어 들어서...
폭스 호수까지는 약 700미터라서 그리 멀지 않아서
아이들이 쉽게 동의를 하고 나섰지만,
우리가 원하는대로 4.2 Km 떨어진 엘크 호수까지 따라 나설지는...
습지(swamp/marsh) 지역이 나오면 이렇게 통나무 다리가 놓여져서
걷기에 수월하게 해 놓았다.
얼마 후 프로즌 호수 돌 길 아래서 내려다 본 폭스 호수가 나왔다.
이곳도 역시 캘리포니아와 캐나다의 BC 주에 발생한
거대한 산불 탓에 뿌옇게 연기가 깔려 있지만,
뒤에 폭스 마운튼의 위상이 잿빛 하늘에 실루엣으로 비추어졌다.
예년보다 가뭄이 심해서 방문 중에도 산불 위험도 최고도(Extreme fire hazard) 수준이어서
캠핑이나 피크닉 시에 불 피는 것을 금지하거나 조건부 허가 상태였는데,
폭스 호수의 수면이 가뭄의 영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밋밋한 호수 풍경에 딸내미는 한두번 쑥 둘러 보더니 어디로 사라졌고,
그나마 아들은 엄마와 기념 사진 포즈를 취해 주었다.
눈부신 햇살이 비출 때의 폭스 레이크의 모습
2012년 8월에
(복덩이 아들이 잡혔네...)
하늘, 구름, 만년설, 침엽수, 호수, 초원들이
각각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혼자 캘거리에서 엘크 패스 등산을 하다가
곰을 먼발치에서 보고 기겁을 하고 우리 가족과 합류한 50대 아줌마가 호수로 향하고 있다.
곰이 이 아줌마를 좋아 하는지
돌아가는 길에서도 같은 그리즐리 곰을 만났다.
4.2 km 떨어진 엘크 호수로 가는 제의를 단호하게 거부한 아이들 때문에
다시 오던 길로...
알버타 주와 브리티쉬 컬럼비아 주(BC)의 경계를 알리는 표지
이 트레일은 말을 타고 하이킹을 하거나
마운튼 바이커들이 즐겨 찾는 트레일이다.
(그리고 이 트레일을 벗어나면 자전거가 허용되지 않기에
산 정상으로 등산하기 위해서 나무에 매어 둔 마운튼 바이크들이 종종 눈에 띈다.)
점심을 먹던 테이블에서 5분 휴식...
나란히 발을 맞추어서 걸어가는 부자의 모습 1
부자 2
부자 3
부자 4
부자(녀) 1
부자(녀)2
가파른 자가길을 올라가는 부자(녀) 3
자갈길 꼭대기에서 목이 말라서 다들 목을 축이는 부자(녀)4
그 길을 마운튼 바이크로 달리는 아저씨
부자(녀)5
부자(녀) 6
부자(녀) 7
부자(녀) 8
떠난지 정확하게 6시간 만에 14 km 등산을 무사히 마치고
다시 주차장으로...
부자(녀)(차)
다음번에는 무리를 해서라도(우리 부부가 한 살이라도 덜 먹었을 때)
Lower Elk Lake 과 Upper Elk Lake까지 가 볼 결심을 하면서
차에 올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