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오스트리아 로이터에 위치한 에렌베르크 성(Ehrenberg Castle ruin)
4일간 양아버님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낸 후
독일 서부에 위치한 Saarbruecken을 뒤로 하고
렌트한 차를 몰고 남동쪽으로 약 500 km를 달려서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도로공사와 세건의 추돌사고로 속도를 지연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시차 적응이 되지 않아 전 날 불과 2시간만 잔 탓에 졸려서 두번이나 쉬다 보니
6시간 30분에 독일 국경에서 불과 3km 떨어진
Unterpinswang에 위치한 호텔에 무사히 도착했다.
EU에 속한 나라이기도 하고, 언어도 같은 독일어를 사용하고
독일 남부의 바바리아와 무첫 비슷한 문화와 역사가 있는
오스트리아의 티롤(Tirol) 지방은 독일과 다른 나라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국경에 인접해 있는 로이터와 운터핀스왕(Unterpinswang)
사방이 험하고 높은 산과 계곡이 있고
그 계곡 사이에 넓은 초원이 펼쳐진 조용한 산동네 시골에 위치한 호텔
호텔 식당 밖에 있는 porch
Ehrenberg Castle Ruin in Reutte
예정보다 거의 3시간 늦게 도착했지만
다행히도 밤 9시까지 입장할 수 있는 로이터에 있는
에렌버그 성으로 첫 목적지를 정하고
4시 반에 에렌버그 성 주차장에 도착했다.
성의 입구를 지나서 안에 들어 서서..
하늘 위를 쳐다 보니 Highline 179 Suspension Footbridge 위를
사람들이 개미처럼 걷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성을 둘러 본 후에 나도 올라가 봐야겠다는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다리이다.
주차장 앞에 자그마한 성당과 예전 건물을 식당으로 쓰는 건물이 있다.
"Christus am Stein"(암석 위의 그리스도) 채플과 십자가
구전에 의하면 18세기에 한 군인이
십자가를 지고 가다가 넘어진 예수님 조각상을 만들어서
그가 복무하는 막사 근처에 세워 두었는데, 얼마 후
마차를 타고 여행을 하는 여행객과 상인들이 안전한 여정을 기원하면서
낸 헌금으로 그 십자가 위에 목조 성당이 세워졌고,
현재 채플은 견고한 돌로 1809년에 지어졌다.
마차를 끄는 말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오래된 분수겸 물 탱크
오후 5시경에 드디어 성이 있는 산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 지역엔 1293년에 지어진 에렌버그 성 외에도
1645년에 지어진 클라우디아 성과 1741년에 지어진 Schlosskopf ('성전 머리'성)도 위치해 있다.
성으로 인도하는 이정표
드디어 에렌버그 성의 잔재가 보인다.
우선 성의 내력을 읽어 보고...
에렌버그 성의 배경
1268년에 슈타우퍼 왕조의 마지막 왕인 콘라딘 5세가
나폴리에서 참수형을 당하자,
그의 양부인 마인하트 2세가 왕조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바바리아 공작령과 아욱스부르크 교구에 맞서서
위협의 목적으로 1270년에 팔큰슈타인 궁전을 지었다.
그리고 동맹을 위해서 1290년에 이 궁전을 아욱스부르크 교구에 넘겨주자,
마인하트 2세는 그의 왕조를 통치할 새로운 중심 도시가 필요할 뿐 아니라,
티롤 지역 북부를 방어할 수 있는 체제가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서 그는 무역에 주요한 페른슈타인과 에렌베르크 고갯길에
바바리아 세력을 통제할 성을 짓게 되었다.
참고로 이 성 가까이에 위치한 클라우디아 길(Via Claudia)는
로마시대부터 함한 알프스 산악 지역의 이탈리아에서 독일을 잇는
주요한 고갯길로 금보다 귀중히 여겼던 소금 무역로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 오던 통로였다.
에렌베르크 성은 아래 고개에서 약 150 미터 (해발 1,100 미터) 위의
높다란 언덕위에 위치해 있는데,
귀중한 소금 덕분에 얻게 되는 막대한 세금때문에
이 성은 주요한 수입원이 되어 주었다.
1296년에 성 공사가 시작되어서
1317년에 완공되었다고 추정되고 있다.
1477년경에 아욱스부르크 출신이자 부유한 무역사업가였던
게오르그 고셈브로트씨가 이 성의 책임자로 오게 되면서
에렌베르크 성은 사가혁의 타워(#2)와 둥근 타워(#3+4) 를 세워서
원거리 대포를 쏠 수 있게 하는 등 대대적인 요새로 강화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되지 않아서 이 성은 관리 미비로 허술해지게 되었고,
급기야 1546년에 슈말칼덴에 의해서 함락되었다가
두달도 채 되기 전에 다시 근교에 있는 클라우디아 성에서 대포를 공격해서
다시 탈환한 후에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거친 덕분에
1552년에 침공한 색소니아 공작령의 모리츠를 물치치게 된다.
1607-9년 사이에 외벽과 막사(#6)가 강화되었고,
후에 부임한 엔지니어 엘리아스 굼프씨에 의해서포대를 신축했고
그리고 성의 약한 지점인 입구를 다수에 걸쳐서 강화했지만,
1703년에 발생한 스페인 전쟁 중에 막스 에마뉴엘에게 뺐겼다가
가까이 위치한 슐로스앙거에서 퍼부은 대포로 다시 되찾았게 되면서
유럽에서 주요한 성으로 인정받았지만,
1782년에 이 성을 허물라는 명령이 내려지면서
그 명예도 오래 가지 못했다.
1970년부터 개인 협회가 에렌베르크 성의 보수를 맡고 있어서
많은 방문객들이 다시 한때는 유럽의 중요한 무역로를 보호하는
유명한 성의 위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에렌베르크 성의 설계도
성 아래에 1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용사들을 위한 십자가가 서 있다.
에렌베르크 성 아래에서...
에렌베르크 성 입구 앞에서...
성 입구 오른편에 위치한 옆 통로로 먼저 다가 가 보니...
좁은 계단으로 안과 이어졌다.
성 입구 대신에 성 바깥쪽부터 답사...
Outer Gate (바깥 대문)
(1429-32년에 증축)
Outer Gate
입구 옆에 세워진 돌벽에 핀 야생화...
무기와 대포가 아니라 자연이 이 성을 서서히 함락시키는 모습에서
한번에 괴력을 떨치는 무기보다 대자연의 숨은 저력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오른편에는 두 산을 잇는 Highline 179 현수교가 있다.
블루벨스도 피어 있고...
민들레도 피어있고...
성 바깥에 난 좁은 통로에서...
(East Outer Ward: 1607-9년)
동쪽 바깥 통로에서 바라다 본 성
에렌베르크 성의 뒷쪽 모습…
산 아래에 로이터(Reutte) 동네가 내려다 보인다.
매의 타워
Falcons' Tower (Falkenturm)
이 타워 안에 작은 사이즈의 대포를 설치해서
성의 북쪽과 북동쪽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성 페르디난드 포대 위로 이어지는 길로 올라서...
오른편에 있는 성벽에 뚫린 구멍으로 아래 로이터 시가지가 보인다.
야생화 1
그 길 양쪽에 갖가지 야생화들이 만발해 있다.
야생화 2
올라간 언덕 위에서 매의 타워와 성 아래 동네가 보인다.
화약 창고
(Gunpowder Magazine/Der Pulverturm)
이 화약창고는 1607-9년에 북쪽에 지어졌다.
안을 들여다 보니, 구름이 짙게 덮힌 날씨라서 어두컴컴하고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지닌 화약 대신에 습기와 퀴퀴한 냄새로 그득하다.
화약고 옆에 서서...
높고 험한 알프스 산세 속에 넓게 펼쳐진 아래를 내려다 보니
왜 이 곳이 수백년간 주요한 무역통로로 쓰여졌는지 알 것 같다.
야생화 3
야생화 4
야생화 5
야생화 6
야생화 7
중요한 무역로와 집권자의 권세를 지키기 위해서
이 성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는지도 몰라도
성 주위에 만발한 화사한 야생화들이 그들의 영혼을 달래주는 듯 하다.
성 페르디난드 포대 (Battery of St. Ferdinand)
그리 크지 않은 이 포대는 1640-1645년 사이에
클라우디아 성 건축 공사와 같은 시기에 지어졌다.
이 포대에 설치된 대포들은 소중한 클라우디아 성 방향으로 놓여져서
적군의 침략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계속해서 에렌베르크 성 이야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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