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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s Scrapbook/좋아하는 영시

[짧고 좋은 영시감상106]오늘 첫 눈이 내리는 날에 영시 Dust of Snow by Robert Frost

by Helen of Troy 2018. 9. 14.



올해 첫 눈이 내린 뒷마당에서...


오늘 새벽부터 첫 눈이 내려서

동장군에게 가을을 송두리째 도둑맞은 배신감부터 들었지만

첫 눈이 주는 신비함과 경이로움 때문에

첫 눈을 온 몸으로 느껴 보고 싶어서

아직 겨울 옷과 부츠 그리고 장갑도 꺼내놓을 틈이 없다 보니

옷장에 걸려있는 얇은 옷 몇 겹을 껴 입고

눈이 휘날리는 집 밖으로 나가 보았다.




한창 앞마당에서 화사하게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던 글라디오러스가

무거운 눈에 축 늘어져 있지만

정열적인 붉은 꽃이 하얀 눈 사이에 더 선명해 보인다.




희고 고은 이불을 덮은 듯 포근해 보이는 앞마당 나무들...

 



10월 말까지 뒷마당에서 제일 오래 환하게 피는 꽃도

탐스런 눈으로 덮혔지만 잿빛 하늘을 향해서 환하게 웃고 있다.




뒷마당 한 구석에 4-5일 전부터 노란 옷으로 갈아 입기 시작하더니

너무도 일찌기 하얀 솜사탕으로 새단장을 한 꽃나무...




집 뒤에 있는 호수와 숲에도 철 이르게 내린 눈이

이제 막 단풍 때때옷으로 갈아 입기 시작한 나무와 풀밭에 소복하게 쌓였다.




여름, 가을 겨울이 공존하는 집 뒤 풍경...





Dust Of Snow 


by Robert Frost


The way a crow

Shook down on me

The dust of snow

From a hemlock tree


Has given my heart

A change of mood

And saved some part 

Of a day I had rued.




   

    눈싸라기


로버트 프로스트


까마귀 한마리가

소나무에 쌓인








한글번역:  Nancy Helen Kim©

  

한글번역은 잠시 두었다가 내립니다.       




 여름 내내 큼직하고 탐스러운 꽃송이로

눈을 즐겁게 해 준 고마운 수국도 솜사탕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첫 눈이니만큼 배신감과 서운함에 눈을 흘기다가도

두 팔을 벌리고 반갑게 맞이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