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맛이 매력적인 오징어 볶음
불과 2주전만 하더라도 영하 10-15도를 오가는 쌀쌀한 날씨가 이어져서
올해도 기다리는 봄이 언제 찾아올지 기약이 없어서 마음이 꿀꿀했는데
1주일 전부터 갑자기 기온이 10-20가 상승해서
낮 기온이 12도가 이어지는 전형적인 봄 날이 성큼 다가왔다.
거의 다섯달동안 차고 벽에 걸려 있던 자전거를 내려 놓고
타이어에 바람도 빵빵 넣고, 체인에 기름도 치고 먼지도 말끔히 닦은 후에
올해 처음으로 자전거에 올라 타고 동네 주위를 1시간 동안 달렸다.
음지엔 겨우내 높이 쌓였던 눈이 여전히 쌓여 있고,
양지엔 그 눈이 녹아 내려서 작은 시내를 이루고 흘러 내려서
집에 돌아오니 옷 뒷 부분과 신발이 흥건히 젖어서 질척거렸지만
오랜만에 내려쬐는 따스한 봄볕이 마냥 좋기만 했다.
집에 돌아 오니 기분도 상쾌하고, 봄의 정기를 받은 덕분에 에너지도 팍팟 솟았지만,
배는 엄청 고파서 일단 냉장고부터 열고 무슨 재료가 있는지 찾아 보니,
다행히도 한달 전에 사 놓고 까맣게 잊고 있던 냉동 오징어 두마리를 찾았다.
얼었던 오징어를 해동시키고 손질해서 껍질도 벗기고 내장도 꺼냈는데,
뜬금없이 오징어 내부에 작은 생선 한마리가 툭 튀어 나와서 킬킬 웃음이 나왔다.
오징어가 잡히기 직전에 오징어 배 안에 기어 들어가서
함께 급냉되어 버린 억수로 운이 나쁜 물고기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망설였다.
오징어를 손질한 다음에,
고추장 1/4컵,
고춧가로 3 Tbs.
설탕 3 Tbs.
다진 마늘 2 Tbs.
참기름 3 Tbs.
통깨 2 tsp.
재료를 넣고...
양념장을 준비한다.
손질해 둔 오징어에 양념장을 추가해서 약 20-30분 정도 재어 둔다.
불행하게도 냉장고엔 신선한 채소가 별로 없어서,
채소 칸에 있는 노란 파프리카 한개와 당근 2개
그리고 양파 하나를 가늘고 길쭉하게 썰어서 채소를 간단히 준비했다.
커다란 wok에 2 Tbs. 오일을 두르고 뜨거운 불에 잘 달군 후에
우선 채소부터 소금과 후추를 약간 넣고 살짝 데쳐 준다.(2분간)
데친 채소를 접시에 담은 후에
양념장에 재워 둔 오징어를 프라잉 팬에 넣고 뜨거운 불에 약 3-4분간 볶다가,
데친 야채를 프라잉팬에 추가해서, 2분 정도 더 볶아 주면
매콤 달콤하면서도 감칠 맛의 오징어가 씹히는 맛난 오징어 볶음이 완성된다.
완성된 오징 볶음을 그릇에 옮겨 담은 후
통깨를 뿌려서 상에 내 놓으면 된다.
이왕 쿠킹에 발동이 걸린 김에
독일 가기 전에 한국 식품점에서 샀던 우엉 뿌리 4개와
잔멸치 볶음 밑반찬도 이어서 만들었다.
우엉 뿌리는 껍질을 벗긴 후에 얇게 썬 다음에
소금물에 약 30분 담구어서 수분을 뺀 다음에 채에 걸려서 물기를 뻰다.
그리고 커다란 Wok 에 올리브오일 2 Tbs. 두르고 2분 정도 볶다가
양념간장(간장, 매실청 액기스, 흑설탕, 다진 마늘, 다진 생강,후추, 참기름)을
팬에 추가해서, 양념장이 거의 없어질 때가지 조린 후에
통깨를 넉넉히 뿌려 주면 우엉조림이 완성된다.
한국방문 때면 꼭 빠트리지 않고 구입하는 음식 중에 하나가
볶음용 잔 멸치와 다시용 굵은 멸치이다.
2017년 여름에 사서 차고 냉동고에 있는 잔 멸치부터 해결하기 위해서
한 봉지를 다 사용해서 넉넉하게 밑반찬을 만들었다.
올리브 오일을 (1/3 컵)팬에 넉넉하게 두른 후,
높은 열에 멸치를 튀기듯이 노릇노릇하고 바삭하게 볶아준다.
튀겨진 멸치에 땅콩과 얇게 썬 마늘과 생강을 추가해서
2분 정도 함께 볶은 후,
간장, 매실청, 흑설탕, 후추를 넣고 5분 정도 조리해 준다.
불을 낮게 줄인 후에 참기름과 통깨를 추가하면
잔멸치 땅콩 볶음이 완성된다.
그리고 아침 식사나 출출할 때 간식으로 먹기 알맞은 약식도 준비 해 보았다.
우엉 조림을 하기 전에 우선 찹쌀 3컵을 2시간 정도 미리 불려 둔다.
불린 찹쌀을 전기 압력 밥솥에 넣고,
추가로 물 2컵, 간장 2 1/2 Tbs. 흑설탕 2/3 컵, 계피가루 2 tsp.
크랜베리 2/3 컵, 호두 2/3컵를 넣고 잘 섞은 후에
약 17분간 조리해 준다.
다 된 약식밥에 참기름 2 Tbs.를 넣고 주걱으로 잘 비벼 준 후에
편편한 그릇에 옮겨 담으면 향긋한 계피 향내가 나고
달콤한 크랜베리와 고소한 호두맛과 참기름 맛이 잘 어우러진
별미 음식 약식이 뚝딱 만들어진다.
밑반찬과 약식을 넉넉하게 준비를 해서
한동안 편하게 먹을 생각에 맘이 든든해진다.
저녁 식사로 오징어 볶음만 먹으려니 뭔가 미진해서
냉동고에 있던 모듬 해물을 사용해서 해물파전까지 만들어 보았다.
우선 밀가루 1 1/2컵, 물 1 1/4컵, 달걀 2개,
소금 1/2 tsp, 베이킹 파우더 1/2 tsp, 마늘 가루 1 tsp,
후추가루를 사용해서...
밀가루 반죽을 만든 다음에...
녹인 모듬 해물(360g)을 물기를 채에 걸러서 뺀다.
(이 오징어, 새우, 조개, 홍합 제품은
주로 해물 파스타 재료로 쓰려고 사 두었는데
오늘은 파전 재료로 응용해 보았다.)
미리 준비해 둔 반죽에 해물을 추가한다.
명색이 해물 파전인데 냉장고엔 파가 달랑 4쪽만 있어서
임시방편으로 파 대신에 양파와 말라 비틀어진 풋고추 5개를 함께 넣었다.
보기엔 그럴싸한 해물파전 반죽이 준비되었다.
프라잉 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노릇노긋하게 부쳐 준다.
오징어 볶음과 해물 파전이 상에 오르자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면서 남편은 먹다 남은 화요 소주와 잔을 꺼내 와서
요리겸 술안주를 곁들여서 느긋하게 저녁 식사를 했다.
한편, 봄이 찾아 온 앞마당에는...
집 앞 마당 코너에 노르웨이 단풍나무가 있는데,
초 봄이라서 앙상한 가지만 보인다.
그런데 자전거를 타고 들어 오면서 우연히 쳐다 보니
나무 한 가운데에 뭔가 있어서 가까이 다가 가 보니...
며칠 전에만 해도 가지만 보이더니, 어느 새
거의 매년 집 앞에 흐르는 시냇물을 마시면서
즐겁게 지지배배거리는 로빈이 열심히 풀과 나뭇가지,
그리고 진흙을 날라서, 아담한 둥지를 만들어 놓았다.
둥지의 높이가 있어서, 둥지 안에 알이 몇개나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기회가 되면 사다리를 놓고 한번 확인해 보고 싶다.
사진을 찍으려고 둥지 가까이 다가 가자,
로빈이 아직도 쌓인 눈이 있는 풀밭으로 훌쩍 날라 가서
둥지쪽을 근심스럽게 바라다 보고 있다.
자그마한 체구로 이런 근사한 둥지를 만든 녀석이 대견하기만 하다.
새도 둥지를 틀고,
곧 튤립, 하이야신스, 수선화의 순이
땅을 뚫고 하나씩 올라올 정원을 그려볼 수 있는
화사한 봄이 성큼 다가와 주어서
살 맛이 절로 난다.
'About me...Helen > 헬렌의 부엌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막내딸 생일에 만든 피스타시오 케이크 (0) | 2019.04.20 |
---|---|
올해 막내딸 생일상에 올린 음식들(닭가슴살 돈가스/김치만두/부추전/새싹 샐러드/피스타시오 케이크 (0) | 2019.04.04 |
간식과 술안주로 최고인 매콤하고 바삭한 버펄로 치킨 윙스(Spicy Buffalo Chicken Wings) (0) | 2019.03.26 |
펜케이크 화요일에 먹은 다양한 펜케이크/Shrove Tuesday/Pancake Tuesday/Fat Tuesday/Mardi Gras/Carnival (0) | 2019.03.06 |
체감온도가 영하 50도 한파에 비타민 C가 풍부한 오렌지/자몽/생강/계피 차 만들기 (0) | 2019.01.31 |
한국 사람들 입맛에 잘 맞는 매콤하고 고소한 칠리 콘 까르네(Spicy Chili con Carne)만들기 (0) | 2019.0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