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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Log/뉴질랜드

[뉴질랜드 여행11]통가리로 국립공원 알파인 크로싱 트래킹 최악의 구간 3편/Tongariro National Park

by Helen of Troy 2020. 2. 24.



통가리로 국립공원 정상에 위치한 옥빛을 띈 두개의 에머랄드 호수/Emerald Lakes





통가리로 국립공원에서 제일 높은 '붉은 분화구'에서

에머랄드 호수 사이 구간은 등산로에서 가장 힘들고 위험한 코스로 유명하다.





그 이유는 그 구간 높이의 차이는 약 230 미터로

급경사의 내리막길인데다가,

구간 전체가 크고 작은 자갈로 덮여 있어서

한 발자국을 내딜 때 마다,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서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어 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수무책으로 넘어지기 일수라서 엄청 진땀이 나는 난코스였다.




그리고 좁은 등산로 양쪽은 아래로 그대로 곤두박질 할 수 있는 절벽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두 무게 중심을 가능한한 낮게 몸을 낮추고,

한 발자국씩 조심스럽게 내딛으면서 내리막 길을 내려가야 했다.





여전히 활화산들이 즐비한 정상 구역은

한때는 분화구였던 두개의 곳에 영롱한 비취빛을 띈 연못과

붉은 분화구의 정상이 한꺼번에 보인다.




왼편에 큰딸과 남편도, 스틱을 사용하면서

조심스럽게 내려오고 있다.




이 코스의 악명을 여러사람들한테 들었는데,

워낙 사막처럼 습도가 너무 낮아서 흙 자체에 물기가 전혀 없어서 

등산화가 아무리 좋아도, 발을 내디딜 때마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일 때마다 먼지만 풀풀 나는 길 위에서 

무기력하게 미끄러지기 십상이었다.




나도 이 바로 이 지점에서 불가항력적으로 뒤로 벌렁 나자빠져서

오른쪽 팔 전체가 scratch 자국을 훈장처럼 남겼지만,

다행스럽게도, 뼈나 다른 곳은 다치지 않았고,

길 양쪽의 절벽 아래로 떨어지지 않아서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





준비해 간 약으로 간단히 소독을 하고 지혈만 간단히 하고, 

반창고로 덕지덕지 팔에 부치고나서, 다시 마음을 다 잡아 먹고 

거의 앉은 자세로 내려가는 내내 긴장감을 조금도 늦출 수가 없는 

정말 최악의 난코스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코스이다.




내려가다가, 긴장감을 조금 늦추고 떨리는 무릎을 잠시 쉬면서 둘러 본 주위의 모습




그리고 뒤로 돌아 보았더니, 다들 게처럼 옆으로 돌아서 내려오고 있다.

 

 

 


나를 포함해서 다들 안전하게 내려오는데 집중을 하다보니

아래에 펼쳐진 아름다운 호수를 볼 여유조차 없다.




주위에 나무는 커녕 풀한포기 없는 곳이라서

내려가면서 균형을 잃지 않게 잡을 그 무엇도 없어서 더 속수무책이다.












점점 연못이 가까워져 오지만,

길은 여전히 속수무책으로 미끄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래도 정상에 위치한 신비한 모습의 호수를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그리고 내려온 길을 다시 봐도 몸서리가 쳐진다.




좁은 산책로 아래로 굴러 떨어지지 않은 것만도 그저 감지덕지하다.




에머랄드 호수 주위도 크고 작은 자갈로 둘러 쌓여있다.




정상에서 우리 뒤에 온 사람들이 조심스럽게 내려오고 있다.









드디어 에머랄드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도착해서

내려가느라 무리를 한 무릎을 쉴 수 있었다.




막내도 쉬고,




발에 큰 물집이 세개가 나서 아픈 발로 무사히 내려 온 큰딸도 쉬고,




작은 에머랄드 호숫가에서 다른 등산객들도 잠시 쉰다.




두개의 에머랄드 호수






























남은 길들이 그나마 완만해서 마음이 가벼워진다.















호숫가 가까이로 이어지는 길로 들어섰다.




마오리족에게 아주 신성한 이 곳의 연못 불은 물론 호숫가의 돌맹이 하나라도 

만지지 말라는 경고가 눈에 띈다.




호숫가에 사람들이 편하게 휴식을 취하는 모습에

앞으로 남은 길과 시간을 늘 체크해야 하는 것을 잠시 잊고

나도 이들처럼 여유를 부렸는데, 돌이켜보면 이 여유 때문에

막판에는 냅다 뛰어 내려가야 한 이유 중에 하나였다.





마지막으로 정상을 눈에 담은 후...




남은 길이 10.5 Km, 그리고 약 3시간이 걸린다고 표지판이 알려준다.

막차 픽업 시간이 3시 반인 것을 아는데도, 왠지 여유를 부리는 중이다.




평평한 길이 얼마나 고마운지...








조금 더 높은 곳에 위치한 Blue Lake/파란 호수까지 챙겨보고...







하산 길에 들어섰다.




얼마 후, 사고가 발생했는지,

헬리콥터가 정상 근처에서 한참동안 맴돌다가

착륙을 해서, 다들 큰 사고가 아니길 빌면서 이동했다.








통가리로 등산 마지막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