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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Log/이탈리아

[오르비에토 여행5]오르비에토/Orvieto의 오래된 골목을 느긋하게 돌아다니면서...

by Helen of Troy 2021. 7. 2.

 

 

이탈리아 중부에 위치한 오르비에토

(2011년 6월 30일)

 

여행 사진을 정리하면서 10년 전 여름에는 어디로 여행을 갔을까 하고 파일을 찾아보았더니

한 달간 이탈리아 여행 중에 오르비에토/Orvieto에서 머물고 있었다.

그리고 오르비에토 4편을 포스팅한 날이 5년 전인 2016년 4월이었고,

다음 이야기인 5편은 그동안 임시저장고에서 쳐 박혀있는 것을 알게 되어서

여행 10주년을 기념해서 저장고에서 꺼내서 올려 보기로 했다.

 

10년이 지나도 이 오래된 중세의 도시의 골목을 누비고 다녔던 기억이 새롭고

주위에 맛 좋은 와이너리가 널린 토스카니로 바로 달려가고 싶어 진다.

 

 

이탈리아 중부에 위치한 오르비에토

 

오르비에토는 고대 에투르스칸 시대에 지어진 크고 작은 동굴, 우물과 터널 위에 지어진

아주 오래된 도시이다.  그중에서 깊이 175 feet 성 패트릭(파트 리찌오) 우물이 가장 잘 알려졌다.

오르비에토는 무엇보다 토스카니 언덕에서 만들어진 유명한 토스카니 와인으로 유명한데,

좋은 포도가 재배될 수 있는 이유는 로마제국 전에 번성했던 에 투르스 칸 시대부터 화산재와

풍부한 미네랄이 포함된 토양에서 질 좋은 포도를 재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르비에토의 시작은 기원전 8-9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며,

이 지역의 첫 주민인 에트루스칸들이 기원전 6세기부터 주로 타일, 도자기와

청동 상품들을 덕분에 당시의 도시 이름인 벨즈나에 번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로마시대가 확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대항하던 벨즈나는

불행하게도 기원전 254년에 로마군들에 의해서 완전히 폐허가 되는 운명을 맞이했다.

 

로마제국이 멸망하자, 오르비에토는 고트족과 오도바카르 족이 통치하다가

596년에 롱고바드 아질루프/Longobard Agilulfo가 이 도시를 장악하면서

이 지역에 교구가 설립되어서 주교님도 임명되고

606년에는 지역의 백작들 등 도시의 지도층이 형성되었다.

그중 파롤포 백작이 오토 3세 황제가 내린 칙령에 의해서 이 지역에

수도원들과 수녀원들이 설립되었다.

 

11세기에 들어서서 오르비에토는 도시 국가로 승격이 되면서,

부근의 귀족들이 이곳에 이주하게 되었고,

그들이 살 궁전과 저택 그리고 높다란 타워들이 지어졌다.

12세기에 아드리안 4세 교황과 조약을 체결하면서 교황청의 영향력을 증가했으며

교황청을 지지하는 궬프/Guelphs파와 황제를 지지하는 기벨린/Ghibellines 파로 갈라져서

대립하게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기벨린 파들은 도시에서 축출되었고,

오르비에토를 지속적으로 침공했지만, 궬프파는 이들을 물리치고,

오르비에토를 포함해서 중부 지역을 장악하게 되었다.

이런 와중에도, 오르비에토 도시 국가의 면적은 점점 커졌고,

성 로렌쪼 성당, 성 프란체스코 성당, 성 도메니코 성당 산타 마리아 데이 세르비 성당

그리고 코뮤날레 궁전/Communal Palace, 카피타노 궁전/Palazzo del Capitano,

포폴로 궁전/Palazzo del Popolo와 교황 궁전/Papal Palace 등

다수의 중요한 건물들이 이 시기에 지어졌다.

아울러 오르비에트가 자랑하는 오르비에토 대성당 건설 공사도 1290년에 시작되었다.

1860년에 도시 국가였던 오르비에토는 이탈리아 왕국에 합병되었다.       

 

고지에 위치한 오르비에토 시내 지도

 

오래된 동네는 이렇게 미로처럼 좁은 골목들로 이어졌다.

 

 

낮에는 너무 더워서인지, 밖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식수를 제공해 주는 수 백 년 된 수도가 반가운 날씨이다.

 

더운 여름에 여행할 때는 시원한 물과 만나는 일이 제일 반갑다.

 

 

어느 골목을 가도 이렇게 잘 보살핌을 받고 있는 화사한 화분들이 

우리를 반겨 준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였으면서도

지금도 여전히 멋진 소품들과 골목 모습

 

700년이 넘은 동네에서도 이렇게 깔끔하고 상큼한 대문 뒤에는

어떤 모습으로 하고 있을지 늘 궁금하다.

 

 

골목에 주차된 차만 없다면, 중세로 돌아간 듯한 오르비에토

 

오르비에토에서 제일 인상적이었던

어마어마한 크기로 화사하게 만개한 수국이었는데

동네 구석구석에 파랗고 보랏빛 나는 수국이 있어서

어두침침할 수 있는 골목이 늘 화사하다.

 

 

 

Piazza della Repubblica/리푸블리카 광장

이 광장은 오르비에토에서 중심지에 위치해서 유명한 두오모 대성당

 

이 광장에는 오래되고 유명한 도자기 가게들이 몰려 있다.

 

안에 진열된 도자기 소품들은 촬영 금지라서

카메라로 바깥 벽에 걸린 소품들을 담아 보았다.

 

오르비에토 특유의 디자인을 수백 년간 이어오는 소품들이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도자기 가게 #3

 

도자기 가게 #4

 

도자기 가게 #5에서

 

도자기 가게 #6

 

 

좁고 오래된 골목에도 있는 도자기 가게 #7

 

저녁이 되자 오르비에토에서 제일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거리가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젤라토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 있는 재미난 벤치에 앉아서

두 친구들이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있다.

 

그 옆에는 식당 겸 바에서 편하게 맥주나 와인을 마시면서 

느긋하게 여름밤을 즐기는 친구들의 모습이 참 여유롭다.

 

선선한 저녁엔 동네 꼬맹이들도 다 나와서 논다.

 

다양한 수제 파스타와 과일을 파는 가게

 

 

이렇게 수백 년 오래된 건물에 들어 선 꽃가게가 과연 몇이나 될까?

이 동네 사람들과 꽃의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을 정도로 가까워서 꽃집도 종종 보인다.

 

성 안드레아 성당/Sant Andrea Church

 

다음날 이곳에서 우연하게 멋진 여름밤 공연을 감상했다.

 

 

비록 오래된 건물에 창마다 꽃을 키우며,

잘 보수해 가면서 심플하게 사는 그네들의 여유가 참 부럽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기와집들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밤 9시가 되니 어둑어둑해지고...

 

우리는 느지막하게 숙소 주인이 추천해 준 파스타 식당을 찾아갔다.

 

일단 토스카니 지역에서 만든 와인부터 마셔 보고...

 

조금 있다가 주문한 탈리아텔레/TAGLIATELLE 파스타 요리와

파스타에 추가될 값도 비싸고 귀중한 트러플/Truffle 버섯을 들고 웨이터가 다가왔다.

 

 

직접 손으로 만든 프레쉬한 탈리아텔레에 가벼운 소스에

대패로 밀듯이 얇게 버섯을 썰어주고

그리고 프레쉬한 파마즌 치즈를 앞에서 갈아 주었다.

 

이 동네에서 재배된 올리브 오일 맛과 트러플 버섯의 조합이 좋은 탈리아텔레 파스타 요리

 

이탈리아에서는 디저트로는 티라미수가 최고!

 

달지 않으면서도 맛이 진하고 깊어서 다음날 또 와서 take-out로 사 먹을 정도로

우리 입 맛에 잘 맞았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에서는 저녁을 주로 9시 즈음에 먹다 보니

대부분의 손님들이 와인을 마시면서 11시까지

느긋하게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0년 만에 다시 보니 참 그리운 정경들이다.

곧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촌 구석 동네로 돌아다니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