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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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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Places/우리 동네에서

새 순의 5월을 보내고, 새 가족의 6월을 맞이하면서...

by Helen of Troy 2020. 6. 3.

봄이 찾아온 5월의 우리 동네

 

5월 3일 동네 트레일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3월 중순부터 시작된 집콕 생활이 안 그래도 단조롭고 답답한데,

기다리던 봄까지 예년보다  2-3주 늦은 4월 말에 드디어 찾아 와서

더 그리워 하던 봄을 온 몸으로 맞이하고 싶어서

비교적 사람이 드문 울동네 산책로와 트레일 길을

매일 최소 2시간씩, 때로는 아침 저녁으로 두번씩 신나게 돌아 다니기 시작했다.

 

 

 

4월 20일,  위에서 보이는 같은 곳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O Day after day we can't help growing older. 
Year after year spring can't help seeming younger. 
Come let's enjoy our winecup today, 
Nor pity the flowers fallen." 

우리는 날마다 늙어가는 것을 피할 수 없구나.

그런데 봄은 어찌된 연유인지 해마다 젊어져만 가는구나.

그러니 우리는 오늘 술이나 마시면서 즐기자꾸나,

떨어진 꽃들도 애석하게 여기지 말자.

 

-  Wang Wei, On Parting with Spring

王維; 699–759, 봄을 떠나 보내면서

 

 

 

  5월 6일  

평소같으면 이 넓은 공원과 놀이터에 

많은 아이들이 뛰돌텐데,

시립 공원 모두가 코로나 사태로 닫히게 되면서

그야말로 정적만 흐르는 곳으로 변했다.

 

 

OH Earth, you are too dear to-night,
How can I sleep while all around
Floats rainy fragrance and the far
Deep voice of the ocean that talks to the ground?

Oh Earth, you gave me all I have,
I love you, I love you,—oh what have I
That I can give you in return—
Except my body after I die?

오 대지여, 오늘 밤 그대는 이다지도 사랑스러운지,

온통 내 주위는 향기로운 비 내음으로 그득하고

먼 바다가 낮은 목소리로 대지에게 속삭이는 소리에

 내가 어떻게 잠을 잘 수 있을까요?

 

오 대지여,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준 그대,

사랑하고, 또 사랑해요 -- 내가 가진 것 중에

보답으로 당신에게 무엇을 드릴 수 있을까요--

내가 죽고난 후, 나의 시신 말고는?

 

- Sara Teasdale/사라 티즈데일

(번역: Helen of Troy©)

 

 

 

 5월 7일 

남국에 갔던 캐나다 기스 가족들이 3월 말에 돌아 온 후

평화롭게 집 뒤 연못에서 노닐고 있다.

 

 

 

평생 같은 짝과 산다는 캐나다 구스들이

쌍쌍으로 사이좋게 지낸다.

 

"Spring being a tough act to follow,
God created June."

봄을 능가하기엔 너무 어렵기에,

신은 6월을 만드셨다.

-  Al Bernstein 

 

 

 

 

  5월 11일  

 

 

며칠 사이에 온통 초록의 나라로 변한 집 뒤 호숫가 모습

캐나다 구스 커플은 앞으로 알에서 깨어 날 새끼들을 돌보기 위해서

쉬지않고 먹으면서, 몸을 불리고 있다.

 

 

 

 

자전거 트레일 양 옆의 자작나무에도 

어느덧 연두빛 이파리들이 달렸다.

 

 

 

 

트레일 한 구석에 통나무로 만든 재미난 것이 보여서

다가 가 보니...

 

 

Bee a Citizen Scientist

"알버타는 300여종의 벌이 서식하고 있다.

이 벌 호텔은 혼자 사는 벌들이 안전하게 벌집을 시작할 수 있도록

자그마한 터널로 디자인되었다.

 

꽃과 야채, 그리고 곡식을 수정해 주는

고마운 벌들을 보호해 주고,

토종 야생화와 환경을 보호해 주길 부탁합니다."

라는 안내판이 붙어져 있다.

 

 

 

 

벌 호텔 바로 뒤에는 공유지를 텃밭으로 만들어서

미리 신청한 가족들에게 한 구역을 대여해 주고

물값등 약간의 경비를 내고 각자 원하는 채소를 가꿀 수 있는 곳이다.

 

 

 

 

서서히 생명의 연두색으로 변하는 트레일

 

 

 

 

앙상했던 자작나무 가지도 여리고 여린 새 순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 자작나무 숲 길을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새 순의 기운을 받는 듯 해서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It is better to be a young June bug

than an old bird of paradise.     

 

낙원에 사는 늙은 새보다

6월의 어린 벌레로 사는 것이 낫다

Mark Twain/마크 트웨인



 

 5월 27일 

5월 말이면, 겨울을 남쪽에서 보내고 다시 돌아 온 캐나다 구스가 낳은 알들이 부화하기에

집 뒤 호수를 지날때마다 눈여겨 보았다.

 

 

 

 

역시 기대한대로 다섯 마리의 청둥오리 새끼들이

부모 새들을 졸졸 따라가는 모습이 보여서 엄청 반가웠다.

 

 

 

 

구스 커플은 주로 5월 말에 세 마리에서 다섯 마리의 사이의 

새끼/goslings 를 키우는데,

이 가족은 다섯 마리로 다둥이 가족이라서 대견하기만 하다.

 

 

 

 

내가 좀 가까이 다가갔는지

새끼들을 끌고, 호숫가로 냉큼 옮겨가서

유연하고 우아하게 헤엄쳐 가는 부모들을 바짝 뒤쫓아서

새끼들이 부모 사이에서 열심히 헤엄쳐 나간다.

 

 

To read a poem in January is

as lovely as to go for a walk in June     

 

1월에 시를 감상하는 것은

6월에 산책하는 것처럼 아름답다.

Jean Paul Sartre/쟝 폴 사르트르



 

 

저녁을 먹고 딸과 산책을 나섰는데,

평평한 지평선 위로

비구름이 거대한 하늘을 가득 채웠다.

 

 

 

 

8주동안 재택 근무를 하면서

나와 함께 자주 2만보 걷기를 함께 한 막내가

2주 전부터 다시 출근한 후에도

저녁을 먹고 난 후에, 낮이 점점 길어져서 10시가 넘어서 컴컴해지기에

여전히 5-6천보를 재택 근무할 때처럼 걷는다.

 

 

 

"Kind hearts are the gardens;
kind thoughts are the roots;
kind words are the flowers;
kind deeds are the fruits."

"따뜻한 마음은 정원이며;

좋은 생각은 뿌리이며;

고운 말은 꽃이고;

친절한 행동은 열매입니다."

 

-  English Proverb/영국 속담

 

 

 

  5월 30일  

3일 뒤, 산책에 나서서 호숫가를 가 보니, 새끼 네 마리가 있는 구스 가족을 만났다.

 

 

 

 

그 옆에는 새끼 세마리의 또 다른 구스 가족이 열심히 먹이를 먹고 있다.

 

 

 

 

본능적으로 두 부모가 새끼를 보호를 받으면서 이동한다.

 

 

 

 

불과 며칠 사이에 새끼들이 눈에 띄게 자랐다.

 

 

 

 

미안하게 또 물가로 이동한다.

 

 

 

 

호숫가에는 오리 한쌍이 사이좋게 노닐고 있다.

 

 

 

 

여섯명의 가족이 먼저 물로 들어가고...

 

 

 

 

다섯명의 가족은 그 뒤를 따라서...

 

 

 

 

역시 새끼들이 부모 뒤를 바짝 붙어서 헤엄치는 모습이 마냥 귀엽다.

 

 

 

 

나도 천천히 그 뒤를 쫓아서...

(인간 파파라치가 좀 부담스럽겠다.)

 

 

 

 

호수의 끄트머리에는 새끼를 낳지 않은 커플들이

열심히 먹이를 주어 먹고 있다.

 

 

 

 

여릿여릿한 연두 이파리에서

이젠 싱그러운 초록의 이파리들이 달린 자작나무 사이를

쌩쌩 달리는 기분이 엄청 신이 난다.

 

 

Green was the silence, wet was the light,

the month of June trembled like a butterfly.

 

초록빛은 침묵하며, 촉촉함은 빛을 발하며,

6월은 나비처럼 파닥거린다.

Pablo Neruda/파블로 네루다

 

 

 

  6월 2일  

 

내 텃밭이 아닌데도 무슨 오지랖인지 어떤 채소가 얼마나 자랐는지 궁금해서

오다 가다 늘 챙겨 보게되는 동네 공동 텃밭

 

 

 

 

3일 내내 봄비가 주룩주룩 내리더니

온 천지가 초록의 향연이 펼쳐진다.

 

 

 

 

윗동네의 호숫가도 싱그러운 푸른 초원으로 둔갑했고,

호숫가에는 세 구스 가족이 눈에 들어 와서

자전거를 세우고 그들을 만나러 다가 갔다.

 

 

 

 

 

모든 생물이 기지개를 켜고 생동하는 찬란한 봄,

5월엔 나뭇가지에는 새 순이 돋고,

씨에서는 새 싹이 움 트더니,

그 덕분에 새로 태어난 아기들로 대가족의 탄생으로

대단한 5월을 마무리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6월엔,

그렇게 새 삶을 시작한 모든 생물들이

성장하고 살찌울 수 있는 멋진 한 달을 맞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