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People & Places/우리 동네에서

거위들도 보모와 탁아소가 있다?

by Helen of Troy 2020. 6. 7.

 

 2020년 6월 4일 

 

2020년 6월 4일, 집 뒤 호숫가에서...

 

 

평소대로 아침을 먹은 후, 자전거를 타고 운동에 나섰다.

집 바로 뒤에 있는 호숫가를 지나면서 너무도 진귀한 모습에

 급 브레이크를 걸고 멈추어 서서 다가 가 보았다.

 

 

 

너무도 신기하게 어른 캐나다 구스 사이에 어림짐작으로도 스무마리가 넘는

구스 새끼(goslings)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 왔다.

 

매년 봄에 한 쌍당 평균 4-5마리 사이의 새끼를 낳는 것을 감안하면,

적어도 대여섯 가족에 해당하는 새끼들의 숫자인 셈이다.

이제까지 수십년간을 캐나다 구스 가족을 지켜 보았지만,

커플들 사이에 낳은 새끼들끼리만 끼리끼리 몰려 다녔는데,

이처럼 22마리에 달하는 새끼들이 한꺼번에 떼지어 모여 있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

 

어떤 연유인지는 몰라도

마치 한 쌍의 캐나다 구스가 자기의 친자식을 포함해서

조카들이나, 지인들의 새끼들을 모아서 탁아소의 보모 역할을 하는 듯 보여서

새로운 care system 을 시작했나 보다.

 

 

 

자전거를 타고 푸른 초원으로 변한 동네 공원과

파란 하늘에 몽실몽실한 솜사탕같은 구름이 있는 길을 달리면서...

 

 

 

또 다른 동네 호수를 지나면서...

 

 

 

 

 2020년 6월 5일 

다음날, 이 대가족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서, 이번엔 일부러 이들을 찾아 보았다.

 

 

 

여전히 22마리의 고슬링들이 뭉쳐 있어서

얼른 다가가 보았다.

 

 

 

물에서 노딜다가 풀밭으로 나와서

무엇인가 열심히 쪼아 먹고 있는 고슬링 무리들...

 

 

 

배가 부른지, 옹기종기 모여서 땅에 딱 붙어서 휴식을 취하는 구스 대가족

 

 

 

1주일 전에 비해서 눈에 띄게 자란 고슬링들....

처음엔 보이지 않던 날개쭉지가 며칠 사이에 많이 자라 있다.

 

 

 

22마리의 새끼들의 부화시기가 며칠 다른지, 크기가 확연히 다르다.

덩치와 키가 큰 새끼 녀석들이 그들보다 반 정도 크기의 왜소한 녀석들을 

몸싸움으로 괴롭히거나 밀어내서 먹이를 빼앗는 모습에

이 사회에서도 약육강식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에 좀 놀라기도 하고

작은 녀석들이 안스러웠다.

 

 

 

지금은 솜털이 덮힌 새끼들은 6월 말이 되면

부모들 덩치만큼 자라서, 

누가 부모인지, 새끼였는지 구분이 잘 가지 않게 된다.

 

 

 

이 진귀한 대가족 모습에 나를 포함해서

산책 길에 나선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넋을 놓고 이 진귀한 모습을 지켜보자, 

귀찮은지, 부모들이 새끼들을 끌고 호수로 이동했다.

 

 

 

새끼들 중 네 다섯마리는 덩치가 너무 커져서,

골목대장 노릇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다시 잘 세어 보니 어디서 튀어 나왔는지, 한 마리가 더 늘어서

자그만치 23마리가 줄 지어 보모/부모(?)를 따라가고 있다.

 

 

 

 

 

 

 

 

 

착시 현상인가...

이 사진 속엔 25마리의 새끼가 보인다.

 

여러분 눈에는 몇마리의 새끼들이 보이나요?

 

 

 

 

 

 

이 가족은 단촐하게 여섯마리의 새끼와 부모,

여덟마리가 대가족 뒤를 따라간다.

 

 

 

새로운 형태의 캐나다 구스 가족을 보니,

점점 인간 사회에도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게 되면서

부모 대신에 아이들의 양육을 담당하는 보모나, 탁아소에 의존하는 추세이다.

그런데 이 캐나다 구스들도 전통적인 가족 형태에서

이처럼 다른 형태의 care system 트렌드를 시작한 것인지

관심을 가지고 앞으로도 계속 지켜볼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