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화려하고 수놓은 등이 있는 렛우드 숲길
(2020년 1월 23일)
아직 해가 완전히 지지 않아서 등의 화사한 불빛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도 불빛이 들어오자 가슴에 설렌다.
출렁다리를 건너면서 흔들리기도 하고, 점점 어두워지면서
사진의 초점이 흐려지기 십상이다.
다리 아래 고사리 숲에서도 신비한 푸른 등이 켜졌다.
자줏빛 등도 켜지고...
출렁다리를 지탱해 주는 케이블에도 하얀 불이 들어오고...
이 숲에 서식하는 새들의 모습을 본떠서 만든 다양한 사이즈의 램프들도
하나씩 불이 들어온다.
불이 밝혀진 계단을 걸어 올라가서...
조금씩 어두워지면서 숲의 모습이 신비해진다.
화사한 조명의 불빛도 선명해진다.
고사리 숲도 점점 신비한 자태를 뽐내기 시작한다.
다리에서 봐도 아름답고...
낮은 플랫폼에서 봐도 아름답고...
땅을 걸으면서 올려다보는 것은 더 아름답다.
마치 캐나다 밤하늘에서 본 오로라 같은 색상이 환상적이다.
크리스마스트리를 연상케 하는 나무도...
숲이 너무 아늑하기만 하다.
입구 근처의 플랫폼 출렁다리에서...
입장할 때와 사뭇 다른 입구 플렛폼 근처의 숲 모습
렛우드의 아름다운 야경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 밤 9시가 넘어서
입장하는 방문객들 사이에 선 막내와 큰 딸...
입구 플렛폼 위에 켜진 등을 아쉽게 바라보고,
입장한 지 약 2시간 만에 공중 산책로 길에서 내려왔다.
입구 옆에 렛우드 숲과 나무에 관해서 소개한 자그마한 박물관에 전시된
거대한 렛우드의 모습...
촘촘하게 생겨 난 나이테 덕분에 이 나무의 정확한 나이를 알 수 있도록
연도가 붙어있는 것이 신기하고 대단해서, 저저로 아주 가까이 가서 쳐다보게 만든다.
이 오래된 나무의 시작은 믿기 어렵게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나기 전부터 뿌리박고 살아서
수령 2,000년이 넘는 대단한 나무였다.
나무의 기록이 믿기 어렵게 기원전 4년부터 표시되어서...
1957년에 나무가 베일 때까지 긴 세월을 버티어 온 나무가 새삼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이 2,000년 된 나무도 대단한데
인간의 발전사를 그대로 다 지켜보면서, 산불과 가뭄 등 자연재해를 다 피해서
3,000년 넘게 굳건히 버티고 사는 레드우드가 다시 보인다.
가장 오래 사는 생물체는 렛우드는
키 역시 최고치를 자랑해서 116 미터,
하루에 뿌리에서 나무 꼭대기까지 100리터 이상의 물을 위로 끌어올리고,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흡수량도 역시 최고인 슈퍼트리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지름도 역시 대단한 나무 앞에서 팔을 활짝 편 큰 딸..
이런 대단한 나무들이 오랫동안 인간에게 필요한 산소, 휴식처, 그늘, 수자원
먹거리, 목자재와 입을 거리등 다양한 자원들을 제공해 주는 고마운 나무들을
인간의 욕심과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잘라져 나가서 한 순간에 사라지지 말고,
앞으로도 수천 년간 함께 우리와 더불어서 공생하길 바라면서
깜깜해진 밤길을 달려서 로토루아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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