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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s Scrapbook/좋아하는 영시

[영시 감상143]비트 운동의 대부 로렌스 펄링게티 작의 "The Old Italians Dying" by Lawrence Ferlinghetti

by Helen of Troy 2021. 3. 8.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신 시인, 발행인,  유명한 서점의 주인,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출신 예술가들을

오랜 세월 동안 잘 챙겨주고 한편으로는 정치적인 이단아였던  로렌스 펄링게티/Lawrence Ferlinghetti 가

지난 2월 22일에 10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그는 비트 운동/Beat movement의 정신적인 대부로도 잘 알려졌는데

1953년에 샌프란시스코의 좀 허름한 North Beach 동네 컬럼버스 아베뉴에

시티 라이츠 북셀러/City Lights Booksellers & Publishers를 오픈했다.

이 서점은 곧바로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나 어부들의 부두 지역/Fisherman's Wharf처럼

샌프란시스코의 대표적인 명소가 되었고, 2001년에는 '샌프란시스코의 역사적인 공간'으로 지정되었다.

 

펄링게이트는 미국 서부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Beat Movement에 속한 예술인들보다

나이도 어리고, 그들의 자유분방한 라이프스타일로 살지는 않았지만,

앨런 긴스버그/Allen Ginsbert, 그레고리 코르소/Gregory Corso와

마이클 매클루어/Michael McClure 등 당시 비트 운동을 이끈 시인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그들의 작품들을 출판해 주는 등 비트 운동의 큰 조력자 역할을 해 냈다.

 

가장 잘 알려진 에피소드는 1956년에 긴스버그의 제일 잘 알려진 시 작품으로

획기적이면서 저속한 언어로 쓰인 "Howl/울붖음"을 펄렝게티가 출판을 해 주자,

"저속하고 음란한 작품'을 발행한 죄로 체포되기도 했다.

하지만, 헌법 개정 1조에 의거해서 그는 곧 무죄 선고를 받았고,

'Howl'은 20세기에 가장 유명한 시가 되었다.

 

펄렝게티는 비트 운동의 챔피언인 동시에,  다양한 장르에 걸쳐서 작가로 왕성하게 활동한

재능 많은 인물로, 그의 작품은 간단하면서도, 당시 사회의식을 기발하고 깊이가 있는

위트와 유머로  고발과 지적을 서슴치 않은 작가로 큰 주목을 받았다.

권위 있는 평론가들과 동료 시인들은 펄링게티가 비트 운동 시인이라고 그를 평가하는데 분분했는데

실상 그는 자신을 비트 운동 시인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그렇지만, 펄렝게티는 비트 운동의 정치적인 측면을 전적으로 지지했다.

그의 시 작품 " Description of a Dinner to Promote the Impeachment

of President Eisenhower"/아이젠하워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하기 위한 만찬의 잠정적인 설명"은

"시는 반란의 예술/Poetry as insurgent art"의 강력한 지지자였음을 보여준다.

 

 

 

picture: Nat Farbman

 

 

펄렝게티는 늘 도발과 자극적인 삶과 정신을 고수하면서 살았다.

1977년에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신문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보수적인 성향으로 변하는데, 나는 오히려 반대가 되는 것 같다."라고 밝힌 적도 있다.

당시 뉴욕 하원의원이었던 스티븐 디루니언씨가 그의 가장 유명한 시집인

"코니 아일랜드의 정신세계/A Coney Island of the Mind"(1958)에 실린 시가

불경스럽다는 이유로 그가 가르치던 주립대학교 자체를 조사해야 한다고 국회에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시집은 바로 최고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랐고,

다수의 언어로 번역되어서, 백만 부 이상이 팔려서

미국에서 출판된 시집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시집이 되었다.

 

그는 로렌스 몬산토 펄링/Lawrence Monsanto Ferling 이라는 이름으로

1919년 3월 24일에 뉴욕주의 용커스에서 이탈리아에서 이민 와서 

부동산 일을 하는 아버지 찰스와 어머니 클레멘스 사이에서 5 형제의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미국으로 이민을 오면서 성을 짧게 줄인 것을

그가 성인이 되어서, 원래 성으로 되돌려서 사용했다.

안타깝게도 로렌스가 태어나기도 전에 그의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어머니마저 그가 두 살도 되기 전에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그래서 친척인 에밀리가 그를 맡게 키우게 되었으며, 그녀는 로렌스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크로

데리고 살았다. 그래서 그는 영어로 말하기 전에 프랑스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게 되었다.

후에 미국으로 다시 돌아와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에밀리 아줌마가 일을 찾는 동안

그는 잠시 고아원에 맡겨지기도 했다.

 

 

 

 

picture: Jim Wilson

 

 

하지만 그녀가 부유한 비슬랜드 가족의 가정교사로 취직하게 되어서 그들의 집에 입주하게 되면서

경제 상황도 좋아지고, 비슬랜드 부부는 어린 로렌스의 재능을 발견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부부의 집에서 거주하는 동안 펄렝게티는그들의 거대한 서재에 있는  고전을 포함해서

다양한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고, 유명한 서시를 외울 때마다 비슬랜드 부부로부터

$1 은동전을 상으로 받으면서, 수많은 책과 접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그는 10대에 상점에서 물건을 훔치는 바람에 체포되는 사건으로,  매사추세츠주에 소재한

아주 엄격한 마운트 허먼  남자 사립학교로 보내지면서, 의지하던 비슬랜드 부부와 에밀리 아줌마로부터

떨어져 살게 되었다.  마운트 허먼 사립학교를 졸업한 후 그는 노우스 캐롤라이너 대학에 진학해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 그는 해군 장교로 세계 2차 대전에 참전해서

북대서양에서 잠수함을 수색하는 일을 맡아서 복무했다.

 

전쟁이 끝난 후, 그는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존 러스킨의 작품과 J. M. W. 터너의 작품에 관한

논문으로 영어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보헤미언 스타일을 추구하는 전후 예술인들과

지식들이 집결한 파리로 건너가서 파리의 소르본 대학교에서 비교 문학 박사학위를 획득했다.

 

1951년 초반에 그는 해군 백 하나만 달랑 들고, 샌프란시스코 노오스 비치 동네에 싸구려 

임대 아파트에 정착했다.   노오스 비치는 지인들과 '기득권'이라는 단어에 반감을 가진

젊은 세대의 동네로 각광받기 시작했는데, 그는 "이 곳은 보헤미아 그 자체였다."라고 회고했다.

 

그는 정치계와 예술계에 반항하는 비트 운동자들로 둘러싸여서 지냈지만,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지지하지 않았다.  그는 집시처럼 떠돌면서 자유스럽게 사는 그들과 달리,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살았다.

1951년 셀든 커비-스미스와 결혼한 그는 줄리와 로렌조 두 자녀를 두었지만, 후에 이혼으로 끝이 났다.

 

1953년에 펄링게티와 피터 마틴이 각각 $500씩 투자해서 시티 라이츠 서점을 오픈하면서

그의 삶에 큰 변화가 생겼다.  초반엔 고작 페이퍼백 서적들만 팔았지만, 곧 이 곳은 다른 기존의 서점에서

다루지 않거나 거들떠보지 않던 책들을 찾을 수 있는 서점으로 자리 잡았고, 이런 책들을 쓴 작가들이

모이는 아지트가 되면서, 서점 문을 못 닫을 때도 있을 정도로 예술인들이 많이 드나드는 곳이 되었다.

 

1955년에는 서점의 유일한 주인이 된 그는 그의 작품 첫 시집인 "Pictures of the Gone Wild"을

비롯해서 시 작품들을 출판하기 시작했다.  1년 후 시티 라이츠 출판사는 긴스버그의 

"Howl and Other Poems"를 출판하게 되면서, 내용이 저속적이고 음란하다는 이유로

체포되어서, 개인의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헌법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법정에서 싸우게 되었다.  결국 법은 그의 편을 들어주었고, 덕분에 그는 더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 후, 그는 시작품 외에도 그림, 소설과 희곡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서 작품을 발표했지만,

시 작품이 그의 재능과 성향을 가장 잘 표현하는 미디엄으로 남았다.

그리고 성년부터 죽 살아온 샌프란시스코의 노오스 비치 동네는 

예전부터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많이 정착해서 산 동네로

그에게는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아래에 소개한 "The Old Italians Dying"은

그가 사랑하는 이 동네와 이 동네의 변화를 묘사하고 있다.

 

 

 

 

picture: Jason Henry

 

 

그는 1998년에 샌프란시스코 출신으로는 최초의 계관시인으로 선정되었고,

2005년 National Book Foundation은 "지난 50여 년 동안 다른 시인들의 작품과

문학계의 작품들이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늘 열심히 지원해 준 훌륭한 인물"이라고 그를 칭찬했다.

나이가 들어도 그는 여전히 작품 활동을 계속했으며, 2019년에는 그가 20년간

써 오던 "Little Boy"를 드디어 출판했다.

이 책의 출판은 그의 100세 생일과 겹쳤는데, 샌프란시스코 시장 런던 브리드 씨는

이 날을 '로렌스 펄링게티의 날'로 선포했고, 그의 아파트 아래에서 합창단이

'Happy Birthday'와 "Take Me Out to the Ballgame" 노래를 축가로 불러주었고,

시티 라이츠 서점에서는 로버트 하스와 이쉬마엘 리드씨 등 잘 알려진

시인들이 그의 시 작품들을 낭송하면서 그의 100세 생일을 함께 축하했다.

 

 

 

 

 

THE OLD ITALIANS DYING/이탈리아 출신 노인들이 죽고 있다.

By Lawrence Ferlinghetti /로렌스 펄링게티                          


For years the old Italians have been dying
all over America
For years the old Italians in faded felt hats
have been sunning themselves and dying
You have seen them on the benches
in the park in Washington Square
the old Italians in their black high button shoes
the old men in their old felt fedoras
                        with stained hatbands
have been dying and dying
                       day by day

 

오랫동안 미국 전역에서

이탈리아 출신 노인들이 죽어왔다

오랫동안 빛바랜 펠트 중절모자를 쓰고

햇볕을 쬐던 이탈리아 노인들이 죽어왔다

워싱튼 스퀘어 광장에 소재한 공원의

벤치에서 당신은 이미 그들을 자주 봤을 겁니다

검고 단추가 많은 신발을 신고

모자띄에 얼룩이 진

         오래된 중절모를 쓴 노인들이

매일매일

         죽고 또 죽어왔다.

          

You have seen them
every day in Washington Square San Francisco
the slow bell
tolls in the morning
in the Church of Peter & Paul
in the marzipan church on the plaza
toward ten in the morning the slow bell tolls
in the towers of Peter & Paul

and the old men who are still alive
sit sunning themselves in a row
on the wood benches in the park
and watch the processions in and out
funerals in the morning
weddings in the afternoon
slow bell in the morning Fast bell at noon
In one door out the other
the old men sit there in their hats
and watch the coming & going

 

당신은 이 노인들을

매일 아침에 천천히

울려 퍼지는 종소리를 들리는

샌프란시스코의 워싱턴 스퀘어 광장에서 보았을 겁니다.

피터 & 폴 성당에서

플라자에 소재한 성당에서

피터 & 폴 성당 종탑에서

아침 열 시 조금 전에

천천히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곳에서

여전히 생존한 노인들이

공원의 나무 벤치에 나란히 앉아서

햇볕을 쬐고,

아침에는 천천히 치는 종소리와

정오에는 빠르게 좀 더 빨리 치는 종소리를 들으면서

아침에 거행된 장례 미사와

오후에는 결혼식 미사로

성당 앞을 지나가는

행렬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사람들은 한쪽 문으로 들어가고 다른 문으로 나오고

모자를 스고 앉아있는 노인들은 

오고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그들을 자주 보았을 겁니다.

 

 

여기서부터는 심플하고 일상적인 단어로 쓰여진 시를

직접 천천히 소리내서 감상해 보실 기회를 먼저 드리고

잠시 후에 한글 번역을 올려 놓겠습니다.


You have seen them
the ones who feed the pigeons
                        cutting the stale bread                       
 with their thumbs & penknives
the ones with old  pocketwatches
the old ones with gnarled hands
                        and wild eyebrows
the ones with the baggy pants       
                       with both belt & suspenders
the grappa drinkers with teeth like corn
the Piemontesi the Genovesi the Siciliani
                        smelling of garlic & pepperoni
the ones who loved Mussolini
the old fascists
the ones who loved Garibaldi
the old anarchists reading L’Umanita Nova
the ones who loved Sacco & Vanzetti
They are almost all gone now
They are sitting and waiting their turn
and sunning themselves in front of the church
over the doors of which is inscribed
a phrase which would seem to be unfinished
from Dante’s Paradiso
about the glory of the One
                        who moves everything…
The old men are waiting
for it to be finished
for their glorious sentence on earth
                        to be finished
the slow bell tolls & tolls
the pigeons strut about
not even thinking of flying
the air too heavy with heavy tolling
The black hired hearses draw up
the black limousines with black windowshades
shielding the widows
the widows with the black long veils
who will outlive them all
You have seen them
madre de terra, madre di mare
The widows climb out of the limousines
The family mourners step out in stiff suits
The widows walk so slowly
up the steps of  the cathedral
fishnet veils drawn down
leaning hard on darkcloth arms
Their faces do not fall apart
They are merely drawn apart
They are still the matriarchs
outliving everyone
in Little Italys all over America
the old dead dagos
hauled out in the morning sun
that does not mourn for anyone
One by one Year by year
they are carried out
The bell
never stops tolling
The old Italians with lapstrake faces
are hauled out of the hearses
by the paid pallbearer
in mafioso mourning coats & dark glasses
The old dead men are hauled out
in their black coffins like small skiffs
They enter the true church
for the first time in many years
in these carved black boats
The priests scurry about
                        as if to cast off the lines
The other old men
                        still alive on the benches
watch it all with their hats on
You have seen them sitting there
waiting for the bocce ball to stop rolling
waiting for the bell
for the slow bell
                              to be finished tolling
telling the unfinished Paradiso story
as seen in an unfinished phrase
            on the face of a church
in a black boat without sails
making his final haul

 

 

 

 

이 시는 예술적인 면과 대중성의 균형이 완벽한 멋진 시 작품이다.

귀에 익숙한 단어로 슬픈 로맨스를 묘사한 이 작품은 시인의 가슴이 살아있는

샌프란시스코의 정경을 잘 표현해 준다.

 

이 시의 오프닝에 평이한 단어로 선명한 이미지로 시작해서 독자들에게 친근감을 준다.

그는 노인들이 햇볕이 좋은 날에 새들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을 당신도 자주 봤을 거라는 말로

시작하는데, 실제로 사람들이 오다가다 쉽게 마주치는 노인들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이 시의 후반부는 좀 더 예술적이고 문학적인 면을 보여준다.

나이 든 노인들에게 피할 수도 없는 곧 찾아 올 죽음과, 어두움, 그리고

조용하게 최후의 종착역을 기다리는 것을 다루고 있다.

펄랑게티는 공원에서 벨 소리를 듣고 있는 노인의 심플 이미지에서 

피할 수 없는 그 시간이 다가와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이미지로 승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