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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me...Helen/헬렌의 일상에서

조촐하게 보낸 올해 내 생일

by Helen of Troy 2021. 12. 22.

 

올해 생일 선물로 받은 손뜨개로 짠 알록달록한 손가락 장갑

 

 

 

올해도 어김없이 반갑지만은 생일이 돌아왔다.

나이 앞에 6이라는 숫자가  붙고 나서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은 그냥 말장난일 뿐

세월의 무게가 매일 도처에서 튀어나오는 일이 다반사가 되어버려서

이제 생일은 나의 눈더미처럼 커져가는 한계와

알짤없이 진행되는 퇴보를 확인해 주는 날처럼 다가온다.

 

이렇게 생일이 달갑지 않은 엄마를 기분 좋게 해 주기 위해서

멀리 사는 큰 딸은 엄마가 원하는 것을 뭐든 해 줄 용의가 있으니 알려만 달라고 부추기고,

함께 사는 정 많고 솜씨 좋은 막내딸은  바쁜 와중에도 엄마 생일상을 정성껏 차려주고

남자 가족들도 나름 정성껏 생일 선물도 챙겨 주어서

편하게 현실을 인정하면서 못 이기는 척 하루를 즐겨보기로 했다.

 

 

 

 

 

막내딸이 정성스럽게 준비해 준 생일상:

 

 

내가 가족들에게 그동안 해 왔듯이 딱 세가지만 준비하라고 막내에게 신신당부했지만,

아예 무시하고 손도 많이 가는 음식 네 가지와

생일 케이크까지 준비하느라 오후 내내 분주하게 손을 놀리더니

내가 제일 좋아하는 브럿셀 스프라우츠, 케일, 호두, 사과 크랜베리 샐러드,

손도 많이 가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 더치 오븐에 구운 Pane di Casa 빵과

메인 코스로 포모도로/Pomodoro  스파게티를 만들어서 제대로 된 생일상을 차려 주었다.

 

 

 

 

 

그리고 손이 많이 가지만 특별한 날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라타투이/ratatouille 요리도 만들어서...

 

 

 

 

 

 

두 가지 호박, 가지, 토마토와 버섯을 번갈아 겹겹이 해서

갖은 허브와 파머즌 치즈를 넣고 구운 라타투이 요리를 먹을 만큼 덜어서...

 

 

 

 

 

 

무쇠 재료로 유난히 두께가 두툼한 더치 오븐에 구워서 따뜻하고 바삭거리는

파네 디 카사 빵조각과 함께 먹으면 아페타이저로 아주 훌륭하다.

물론 맛 좋은 토스카니 지역의 맛난 브루넬로 레드 와인을 곁들이면 금상첨화이다.

 

 

 

 

 

 

 

강판에 얇게 갈은 브럿설 스프라우츠, 역사 강판에 간 사과, 케일, 호두와 크랜베리 샐러드는 

언제 먹어도 싫증이 나지 않기도 하고 영양가로 골고루 담겨서 끼니로 먹어도 좋다.

 

 

 

 

 

 

이렇게 저녁을 거나하게 잘 먹고, 소화도 할 겸 설겆이도 하고, 다 치운 후에

오븐에서 갓 구운 보드랍고 따스한 생일 케이크를 맛 보여 주고 싶다고

그제야 미린 준비해 놓은 프렌치 애플 생일 케이크를 오븐에 넣고 구웠다.

 

 

 

 

 

 

짠~~~  오븐에서 막 꺼낸 사과와 계피향이 향긋한 프렌치 애플 생일 케이크

 

 

 

 

 

 

비록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멀리 사는 큰 딸은 애플 페이스타임으로 

그리고 나머지 가족들이 각기 다른 Key와 스타일로 생일 축가를 불러준다.

언제나 그러하듯, 복덩이 아들이 낮은 톤으로 부르는 축가는

늘 가슴을 촉촉하게 해 주는 마법의 선물이다.

 

 

 

 

 

 

이미 배가 부르지만,

디저트가 들어갈 자리는 늘 있기에

버터와 설탕을 최소한 사용해서 달지도 않고 가벼워서

칼로리까지 낮아서 부담도 적고,

 산뜻한 계피향으로 코가 즐겁고,

촉촉한 애플 맛으로 입이 즐겁고

딸의 정성이 담겨서 마음을 행복하게 해 주는

프렌치 애플 생일 케이크를 먹으면서 생일을 자축했다.

 

 

 

 

 

 

예쁘게 포장된 생일 선물박스 안에는...

 

 

 

 

 

 

딱 내가 좋아하는 길이가 길고 목과 소매 끝을 레이스로 처리한

니트 카디건을 바로 걸쳐 입고 

알록달록한 손가락 장갑은 일단 손에 들고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싱글벙글한 헬렌...

 

 

 

 

 

 

파우더룸/powder room에 가서

막내와 거울 앞에서 셀카 놀이도 해 보고...

 

지난 10여년간 거의 반백 수준으로 올라오는 새치를 숨기기 위해서

정기적으로 머리색과 비슷하게 Ash 색상으로 머리 염색을 해 왔다.

이제나 저제나 귀찮은 염색을 중단할까 생각만 하다가

코비드로 미장원 출입이 어려워지게 되자,

아예 지난 1년동안 염색을 하지 않았더니

이제는 완전 자연적인 나의 은발 머리가 되었다.

 

코비드 걱정없는 일상이 돌아오면

그 기념으로 보라, 라벤더 핑크등 총천연색으로 

한 번 염색해 볼까도 고려하고 있다.ㅎㅎㅎ

블친님들 의견은 어떤가요?

 

 

 

 

 

3일 후 대림절 4번째 주 일요일 미사에서 솔로 성가 봉사하기 위해서

생일 선물로 받은 카디건을  두르고  기분좋게 성당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