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26일에 집 뒤 산책길에서...
지난 2년간 코비드-19 확산을 막기 위해서 다양한 제재 조치가 가해졌다가,
3월 1일부터 드디어 대부분의 제재들이 주정부에 의해서 해제되었다.
모두가 오랫동안 기다리던 조치지만,
오미크론 확진자들은 여전히 생겨나는 상황이라서, 우리 가족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처럼 해 오던 대로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를 두면서, 손 청결에 각별히 신경을 쓰면서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자는 'wait and see' 태도로 3월을 열어 본다.
2022년 2월 27일 산책길에서...
매주 화요일 저녁에 가지는 합창단 연습에서도
만장일치로 모두들 마스크를 착용하고,
멤버 사이의 거리를 2미터씩 떨어져 앉아서 한달 후에 다가 올
연주회에서 부를 노래를 연습했다.
3월 1일부터 모든 모임이나 집회에 정원 제재가 없어지자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것은
제일 먼저 그동안 미루어졌던 결혼식 계획을 확정짓거나,
상을 당한 이들도 이제는 전처럼 장례미사나 예식을 가족 외에도
많은 친지나 이웃들이 함께 망자를 제대로 잘 떠나 보내 드릴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다.
2월 28일 동네 집 뒤 산책길에서 만난 코요테
그저께 매일 90분씩 산책하는 길에서 오랜만에 코요테/카요트와 맞닥뜨렸다.
마침 눈발이 휘날리고, 기온도 쌀쌀해서 산책 내내 겨우 다섯 명 정도만 만날 정도로
호젓한 길에서, 갑자기 내 눈 앞에 나타난 코요테에 순간 섬찟했다.
평소엔, 개와 함께 산책하는 이들과 종종 만나는데,
하필 이 날은 주위를 둘러봐도 나와 이 코요테뿐이다.
그래서 한 곳에서 어정쩡하게 서 있으면서
어떻게 대처를 할까 궁리를 잠시 하던 중...
고맙게도 나를 한 번 훓터보더니,
자기네 구역을 침범을 한 내게 별 관심이 없다는 표정을 짓더니
오른편에 위치한 보호 숲 속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2022년 3월 1일 동네 숲길에서 만난 거대한 까마귀
우리 집 주위와 뒤에 위치한 커다란 보호 숲 구역엔 다양한 조류가 서식하고 있다.
특히 일 년 내내 거주하는 커다란 까마귀와 Magpie들이 그들의 존재를 확실히 알리면서 살아간다.
이들은 일단 아주 머리가 좋아서, 쓰레기 버리는 날을 귀신같이 알고
허술하게 버려진 쓰레기 용기를 기가 막히게 열어서 포식을 하거나,
야생 토끼 새끼나, 쥐들이나 자그만 새들이나 알을 잘도 잡아서 먹으면서
혹독하게 춥고 긴 캐나다 대평원의 겨울을 잘도 난다.
게다가 까마귀의 사이즈가 워낙 커서 날개 길이가 1미터에 가깝고
덩치도 웬만한 큰 고양이만 해서 길에서 한꺼번에 몇 마리의 까마귀를 보면
늑대보다 무섭기까지 하다.
이 날도 산책길 가운데에서 두 마리가 무엇인가를 잡아서 신나게 뜯어먹고 있었다.
이틀째 내린 하얀 눈이 붉게 물들어 있어서 절로 뒷걸음을 쳤다.
하지만 이들은 아랑곳없이 곧 포식을 마치고,
유유하게 바로 옆에 있는 높다란 나무 위로 날아가서 시끄럽게 깍깍거렸다.
그래서 평소대로 산책길을 계속하면서
이틀 사이에 만난 코요테와 까마귀들 그리고 인간사회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았다.
소위 predator/포식자로 알려진 이들은 자신보다 약한 prey/먹이를 사냥해서
먹이사슬의 법칙대로 배를 채우고 생존하고 번식해 나간다.
하지만 이들은 생존해 나갈 수 있을만치의 동물을 잡아먹을 뿐,
그 이상의 욕심을 부리지도 않고, 필요 이상의 살생을 하지 않는다.
그 반면, 우리 인간들은 생존에 필요한 의식주(needs)가 해결되고 난 후에도
지나친 욕망(wants)때문에 서로에게 총칼을 겨누고 살생을 하면서까지
그 욕망을 강제적으로 채우려고 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요즘 푸틴 대통령의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해서 죄 없는 수많은 민간인들의 사상자를 초래해서
세계가 공분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을 봐도 그렇다.
러시아를 장기 집권해 오면서 그동안 그가 개인적으로 축척한 돈만 해도 천문학적으로 많고,
그의 권력은 하늘을 찌를 만큼 어마어마한데도, 그에 만족하지 못하고
남의 떡까지 탐내는 인간이야말로 우리가 정말로 두려워해야 하는 존재이다.
숲에서 가끔 부닥치는 코요테, 까치, 늑대, 무스들이 아니라...
2022년 3월 2일 성당 뒤 위에 위치한 성가대 석 위에서
사순절을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 정오 미사를 내려다본모습
오늘은 40일간의 사순절/Lent의 첫 날인 재의 수요일이다.
코로나 제재가 해제되면서, 미사에 참여하는 신자의 숫자 제약이 없어져서
2년 만에 처음으로 3줄마다 앉던 신자들이 조금씩 사회적 거리를 두고
여전히 마스크는 썼지만, 매 좌석 줄마다 앉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미사 중에 4곡의 성가가,
그것도 오르간 반주에 단 한 명의 솔로 독창자만이 부를 수 있다가
오늘 정오 미사부터 미사에 필요한 모든 성가들: 입당송/Entrance Chant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Kyrie', 대영광송/Gloria(사순절 중에는 생략),
시편과 화답송/Psalm & Responsorial, 봉헌송/Offertory, 거룩하시다/Holy, Holy, Holy,
주기도문/Lord's prayer, 하느님의 어린양/Lamb of God, 영성체송/Communion hymn
그리고 마침송/Recessional hymn 은 물론
재의 수요일에 재를 이마에 바르는 예식 중에는 부르는 특별한 성가등
필요한 성가들을 다 부를 수 있는 허가가 주교청에서 떨어졌다.
잠정적으로 여전히 솔로 cantor만이 멀리 떨어져서 마이크를 사용해서
미사 예식에 필요한 다양한 성가들을 부를 수 있게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Cantor 봉사를 한지도 15년이 되어가지만,
지난 2년간 부르지 못하던 성가들을 오랜만에 부른다고 생각하니
너무 감사하고 설레면서도 오랫동안 쉬어서 혹시 실수라도 할까 봐서
이미 잘 알던 전례 예식 차례도 꼼꼼히 체크하고,
성가들도 평소보다 더 많이 연습하고 재의 수요일 미사에 참석했다.
오늘 미사 중에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라.'라는 말과 함께
이마에 재를 바르는 예식을 치르면서,
앞으로 40일만이라도, 내 삶을 돌아보면서 못된 습관을 버리고,
과욕을 없애고, 화해와 용서를 시도해 보면서
내 삶을 바로 잡아볼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기도드렸다.
'About me...Helen > 헬렌의 일상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향긋한 라일락이 피는 6월 초순에... (0) | 2022.06.10 |
---|---|
횡재맞은 올해 어머니날에... (0) | 2022.05.10 |
오늘 2년 만에 처음으로 립스틱을 바르고... (0) | 2022.03.19 |
조촐하게 보낸 올해 내 생일 (0) | 2021.12.22 |
19개월만에 드디어 다시 열린 대면 합창연습 (0) | 2021.10.09 |
가을 첫 날에 아름다운 숲에서 그리고 멋진 가을 영어 귀절과 함께... (0) | 2021.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