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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ished Music/나누고 싶은 음악

97세에도 새 앨범을 출시한 대단한 피아니스트 루스 슬렌친스카/Ruth Slenczynska

by Helen of Troy 2022. 2. 1.

 

 

만 97세에 새 앨범 'My Life/나의 생애'를 출시하는 피아니스트 루스 슬렌친스카/Ruth Slenczynska

Music. Photograph: Meredith Truax

 

 

러시아의 대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였던 라흐마니노프의 제자였던

루스 슬렌치스카 씨가 만 97세에 새 앨범을 내면서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녀는 놀랍게도 다섯 명의 미국 대통령을 위해서 연주한 

대단한 기록을 가지고도 있는데,

그녀는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에서 배운 것 중에

가장 기억에 남고, 그녀의 연주 커리어에 반영된 것은

'소리는 다양한 색깔을 지니고 있다.'라는 가르침이었다고 한다.

 

거의 90년 전, 그녀가 아홉 살 되던 때에 라흐마니노프에게서 사사하던 어느 날,
라흐마니노프의 Prelude/전주곡을 연습하던 중, 
창가에 서서 그녀의 연주를 듣던 라흐마니노프가 루스에게 창 가로 오라고 했다.
당시 봄철이던 파리의 길거리는 황금빛의 꽃이 탐스럽게 주렁주렁 달린
미모사 나무들이 죽 들어서 있었다.

그는 "너도 저거 보이지?  저 황금빛깔이 바로 너의 소리에 담아야 한단다."라고 하자,
어린 루스는 '어떻게 해야 할지 제게 보여주세요.'라고 하자
그는 피아노 앞에 앉아서 그의 피아노 소리에 색깔을 입혀서 연주했는데
큰 의미로 제게 다가왔어요.  그렇게 어린 소녀인 저는 아무것이라도

그대로 따라 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슬렌친스카 씨는 회고했다.

만 97세가 된 그녀는 다음 달인 2월에 그녀의 최신 앨범을 전 세계에 출시할 예정이다.
그녀는 폴란드 출신 부모 사이에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태어나서
불과 4살 때에 첫 피아노 리사이틀을 열 정도로
모차르트 이후 최고의 신동이라고 언론에서 크게 어필했다.
그녀는 일곱 살 때에 프랑스 파리에서 권위 있는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해서
정식으로 음악계에 데뷰를 했다.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무대에 선 루스 슬렌친스카

Photograph: Jon Brenneis/Getty Images

 

"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버스로 이동하는 것과 같다 --

버스는 승객의 목적지까지 가기 전에는 승객을 절대 하차시키지 않듯이

아름다운 연주로 그들의 관심의 끈을 놓지 않도록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말했다.

 

이번에 새로 출시된 그녀의 'My Life in Music' 앨범의 수록된 각 트랙에 수록된 음악은

슬렌친스카 씨가 생전이 친하던 작곡가이거나 피아니스트와의 추억이 담긴 곡이다.

이들의 이름을 꼽아보면 스승인 라흐마니노프(그녀가 그의 마지막 제자였다)를 비롯해서

아더 슈나벨/A. Schnabel, 요세프 호프만/Josef Hofmann, 이곤 패트리/Egon Petri,

알프레드 코르톳/Alfred Cortot 그리고 새뮤얼 바버/Samuel Barger가 있다.


한편, 그녀는 신동으로 사는 삶이 참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녀의 아버지 요셉은 바르사뱌 콘서바토리의 학장을 역임했는데,

그의 딸이 피아니스트로 성공시키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엄격하고 무서운 아버지였다.

 

 

 

1930년에 그녀가 세 살 때에 가진 데뷰 무대 동영상

 

 

그녀가 1957년에 쓴 자서전 'Forbidden Childhood/허락되지 않은 유년시절'에

매일 9시간씩 연습을 해야 하고, 실수를 용납되지 않은 상황으로

너무도 큰 정신적인 고통을 겪었다고 썼다.

근래에 그녀는 "아무도 신동으로 사는 것을 선택하지 않지요.  

나를 도구로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여긴 아버지로부터 일거수일투족을 지배당하고 살았다.

나는 정말이지 한 번도 천진한 어린이로 살지 못했다."

 

그녀는 15살 때에 급기야 연주활동을 완전히 접었고, 결국 아버지와의 연을 끊어버렸다.

그녀는 심리학을 전공한 후, 연주활동을 접은 지 9년 만인 1951년에 드디어 다시 무대에 섰다.

그 후, 대학교에서 교수로 일하면서 제자를 양성하면서

데카 클래식 레코드 회사와 함께 10장의 LP를 출시했다.

 

슬렌친스카 씨는 오바마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서, 후버, 케네디, 카터, 레이건,

다섯 명의  대통령을 위해서 연주회를 가졌고,

해리 트루먼 대통령과는 4 손을 위한 듀엣 곡을 함께 합주하기도 해서

제일 많은 대통령 앞에서 연주한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어린 나이에 신동으로 데뷔한 지 여러모로 달라진 세상을 살아온 그녀는

90여 년간 변함없이 꾸준히 연주활동을 활발히 이어왔다.

2020년 코비드-19으로 락다운이 되었을 당시에도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고자

그녀의 집에서 베토벤 소나타 31번 작품을 연주한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를 하기도 했다.(아래 동영상 참조)

 

그녀의 다음 공식적인 연주회는 2월 6일에 펜실바니아주에서 가질 예정이다.

 

 

 

 

 

 

그녀는 지나온 세월의 흔적을 요즘 자주 느낀다고 하면서,

서랍장 위에 여전히 걸린 2000년도에 작고한 그녀의 남편의 사진을 자주 올려다보면서

그가 20여 년 전에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자신에게 상기시키기도 한다는 그녀는

"남편이 여전히 저의 sweetheart이고, 기회가 주어지면, 그와 또 결혼하고 싶다."

라고 말 할 정도로 로맨티스트이기도 하다. 

 

 후회되는 일이 있는지 그녀에게 질문했더니,

"아뇨,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없지요.

앞으로 펼쳐질 시간을 최대한으로 아름답게 만들고 싶을 뿐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람들과 관계에서 오는 친밀감과 안정감이 사라지고

많은 것이 시들해지고 무력감에 빠지기 쉬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다행히도 코로나 사태로 얻어진 여유로운 시간 덕분에

그동안 바쁜 일상으로 늘 뒷전으로 밀려났던 악기 연습을

지난 2년간 매일 최소한 2시간씩 피아노 연습, 30분씩 성악 연습,

클라리넷은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연습을 해 왔다.

하지만, 기대보다 작품 진도가 빨리 나가지도 않고,

특별히 준비된 공연을 위한 연습이 아니다 보니 체계적인 연습 패턴도 없고,

아울러 특별한 목적의식도 없어서 평균 매일 3시간을 투자하는 이 활동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이 점점 식어가고 있었다.

 

 100살에 가까운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피아니스트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루스 슬렌친스카 씨의

새로운 음반 출시 소식과 무대에서 실제 연주회 공연 기사는

이런 암울한 상황에 놓인 내게 시기적으로 아주 적절하게

희망적이고 미래지향적인  guidepost를 제공해 주어서 

다시 용기를 얻어서 오늘 하루가 어제와는 또 다른 하루를 맞이해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