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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me...Helen/헬렌의 일상에서

향긋한 라일락이 피는 6월 초순에...

by Helen of Troy 2022. 6. 10.

 

2022년 6월 7일, 앞마당의 라일락

 

 

5월 말이면 피기 시작하는 라일락이 

올해는 2주 정도 늦게 6월이 돼서야 피기 시작해서

살랑거리는 봄 바람에

앞마당에 심긴 4 그루의 라일락 꽃나무에서 풍겨 나는

은은한 향기는 대문을 들락거릴 때마다

사람의 마음을 절로 행복하게 해 준다.

 

 

2022년 6월 3일

 

 

The smell of moist earth 

and lilacs hung in the air

like wisps of the past 

and hints of the future.


Margaret Millar

 

 

6월 첫 주말에 합창단 절친인 앤이 우리 부부를 저녁 식사 초대를 해 주었다.

원래는 2주 전 빅토리아 연휴 때에 우리 집에 초대를 했는데

마침 선약이 있다고 못 왔지만,

대신 한 달 전에 3년간 벼르던 부엌 리모델링 공사가 드디어 마치게 되어서

우리에게 보여줄 겸 자신의 집으로 초대를 해 주었다.

 

북미에서는 저녁 식사에 초대되어 가면, 거의 대부분 와인 한 두병과

아페타이저나 디저트를 만들어서 가져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호스트인 앤에게 무엇을 가져갈지 물어보았더니

자신이 디저트를 만들 계획이니, 내게 아페타이저를 가져오라고 부탁을 했다.

 

 

 

 

그래서 앤과 피터가 우리 집에 초대되어서왔을 때에 김밥을 맛있게 먹었던 것이 생각이 나서

아보카도, 오이, 게맛살, 달걀 그리고 우엉 초밥과 앤의 남편이 좋아하는

와인 두 병을 들고 갔다.

 

 

 

 

앤이 준비한 시금치/라일락 살라드

 

매주 화요일 합창 연습 때에 만나긴 해도 

휴식 시간이 워낙 짧다 보니 제대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다가

오랜만에 마주 보고 앉아서 와인잔을 기울이면서

초밥도 먹으면서 그동안 밀렸던 이야기를 하면서 1시간 반 정도를 보냈다.

 

오래 계획하고 공을 들여서 리모델링을 말끔하게 한 부엌은 

50여 년 된 집을 바로 새 집처럼 깔끔하고 기능성 높게 공사를 해서

쿠킹을 하는 시간이 너무 즐겁다는 말이 쉽게 공감이 갔다.

 

밀린 이야기를 열심히 하다 보니,

(그리고 사라들 앞에서 셀폰을 들이대는 것도 민망하기도 하고)

멋지고 산뜻한 새 부엌 사진도 담지 못했고,

시금치 살라드, 스프링 믹스 샐러드,

메인 코스의 자메이카 풍의 돼지고기/파프리카 꼬치,

그리고 디저트로 아이스크림과 초콜릿 피넛버터 타르트가 올라온

푸짐한 테이블도 놓쳐 버려서 아쉬웠다.

 

 

 

하지만, 앤의 삼 남매 중 올해 성악과 졸업 후, 혼자 여행을 떠난 맏딸을 제외하고

콘트라 베이스를 전공하는 아들 콜린과

공대 1년을 마친 막내 오리아나도 식사 후 늦게까지 식탁에 둘러앉아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 것도 정겹고 훈훈했고,

핀란드까지 가서 장인이 만든 새 베이스를 구입해서 몇 달 전에 돌아 온 콜린이

미니 재즈 콘서트까지 열어 주어서 사뭇 흥겹고 고마웠다.

 

다른 라일락보다 짙은 보랏빛의 색상과 꽃 크기도 일반적인 라일락보다 2-3배 정도 커서인지

샐러드의 향기도 진하고, 먹을 때 맛도 좋다고 했더니,

앤이 뒷뜰에 심겨진 라일락 꽃 가지를 꺾어서 부케를 만들어서

헤어질 때에 내게 건내 주어서, 집에 와서 물병에 꽂아 두었다.

 

 

In the dooryard fronting an old farm-house near the white-wash'd palings, 

Stands the lilac-bush tall-growing with heartshaped leaves of rich green,

with many a pointed blossom rising delicate, with the perfume strong I love,

With every leaf a miracle - and from this bush in the dooryard,

With delicate-color'd blossoms and heart-shaped leaves of rich green,

A sprig with its flower I break.


Walt Whitman

 

 

 

2022년 6월 6일

다음날 아침, 하루 종일 비가 내리다가 저녁에 비가 그쳐서 잠시 나가 보니

집 뒤 호수에서 길을 잘 못 들었는지 우리 집 앞을 뒤뚱뒤뚱 걸어가는 말라드 한 쌍

 

 

 

화려한 숫놈이 연신 거무틱틱한 암놈을 열심히 쫓아 다닌다.

 

 

 

2022년 6월 8일에 만난 캐나다 기스 가족

 

 

Lilacs, False Blue, White, Purple,
Colour of lilac,
Your great puffs of flowers
Are everywhere in this my New England ...
Lilacs in dooryards
Holding quiet conversation with an early moon;
Lilacs watching a deserted house; ...
Lilacs, wind-beaten, staggering under a lopsided shock of bloom,
You are everywhere.


Amy Lowell

 

 

 

 

2022년 6월 8일, 마당의 라일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