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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s Scrapbook/좋아하는 영시

[좋은 영시 감상173]Lot's Wife/롯의 아내 by WISŁAWA SZYMBORSKA/비슬라바 심보르스카

by Helen of Troy 2022. 10. 2.

 

Lot's Family Leaving Sodom (1625)/소돔을 떠나는 롯의 가족

Peter Paul Rubens (루벤스: 1577 - 1640)
oil on panel

 

 

 

Lot's Wife/롯의 아내

 

They say I looked back out of curiosity.
But I could have had other reasons.
I looked back mourning my silver bowl.
Carelessly, while tying my sandal strap.
So I wouldn't have to keep staring at the righteous nape
of my husband Lot's neck.
From the sudden conviction that if I dropped dead
he wouldn't so much as hesitate.
From the disobedience of the meek.
Checking for pursuers.
사람들은 내가 호기심 때문에 뒤로 돌아봤다고 이야기를 하죠.

하지만 내겐 다른 이유들이 충분히 있을 수도 있겠지요.

내 샌달의 끈을 매면서, 내가 두고 온

은그릇을 아까워하면서 무심하게 뒤로 돌아봤겠지요.

그래서 내가 남편 롯의 의롭고 강건한 목 부분을 

응시하지 않기 위해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요.


Struck by the silence, hoping God had changed his mind.
Our two daughters were already vanishing over the hilltop.
I felt age within me. Distance.
The futility of wandering. Torpor.
I looked back setting my bundle down.
I looked back not knowing where to set my foot.
Serpents appeared on my path,
spiders, field mice, baby vultures.
They were neither good nor evil now--every living thing
was simply creeping or hopping along in the mass panic.

 

I looked back in desolation.
In shame because we had stolen away.
Wanting to cry out, to go home.
Or only when a sudden gust of wind
unbound my hair and lifted up my robe.
It seemed to me that they were watching from the walls of Sodom
and bursting into thunderous laughter again and again.

I looked back in anger.
To savor their terrible fate.
I looked back for all the reasons given above.
I looked back involuntarily.
It was only a rock that turned underfoot, growling at me.
It was a sudden crack that stopped me in my tracks.
A hamster on its hind paws tottered on the edge.
It was then we both glanced back.

 

No, no. I ran on,
I crept, I flew upward
until darkness fell from the heavens
and with it scorching gravel and dead birds.
I couldn't breathe and spun around and around.
Anyone who saw me must have thought I was dancing.
It's not inconceivable that my eyes were open.
It's possible I fell facing the city.

 

 

 

한글 번역: Nancy Helen Kim © (한글 번역은 잠시 후 내립니다.)

 

 

Lots wife (center) turned into a pillar of salt during Sodom's destruction (Nuremberg Chronicle, 1493) 멸망하는 소돔을 피해서 달아나던 롯의 아내가 뒤를 돌아보자 소금 기둥으로 변한 모습을 담은 뉴렘버그 크로니컬 일러스트레이션

 

 

롯과 그의 가족 이야기는 구약 성서 창세기 19장에 등장한다.(아래 참조)

욕망과 타락에 빠진 소돔과 고모라를 하느님이 멸망시키면서,

하느님이 어여삐 보신 롯과 가족을 소돔의 불바다에서 구원한다는 내용인데,

롯의 아내는 불타는 소돔을 뒤로 돌아보다가 소금 기둥으로 변하는 내용이

26절에 아주 짧게 한 문장에 기술되었다.

 

이렇게 성서에서 그녀의 최후는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있지만,

정작 그녀의 이름과 왜 뒤로 돌아보았는지는 전혀 언급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역사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그녀가 대체 왜 돌아보았는지

여러 설들이 제시되어 왔다: 

몇몇 예를 들면, 신에 대한 믿음의 부족, 호기심

멸망한 도시에서의 방탕과 타락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기득권에 대한 반항 등을 들 수 있다.

신자인 나마저도  롯의 아내의 이런 비극적인 결말은

하느님에 대한 신앙심이 부족 혹은 그녀의 호기심으로 초래되었다고

한동안 생각한 적이 있기도 하다.

 

심보르스카의 이 시 작품은 "they say"로 시작될 정도로

성경에 이름도 성도 없이 그저 롯의 아내로 등장하는 여인의 처지를 

대변해 주는 아주 중요한 대목이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하느님의 말을 거역하고 호기심으로 뒤로 돌아보아서,

괘씸죄로 결국 소금기둥으로 변했다로 해석하면서

수세기에 걸쳐서 종교적 그리고 도덕적으로 실패한 여성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심보르카는 이름 없는 스피커를 통해서 "I could have had other reasons, "라고 시작해서

부주의, 슬픔, 사고, 피난으로 기진맥진, 분노, 수치심 등

그녀가 뒤돌아 본 여러 가지 가능한 이유를 들고 있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불타고 있는 소돔을 피해서 그저 달아날 뿐이다.("No, no. I ran." )

 

스피커는 이어서 그리고 그녀가 소금기둥으로 변하기 시작하는 시기는

그녀가 춤을 추고 있을 가능성도 있고, 그녀의 눈도 평소처럼 뜨고 있을 수도 있고,

소돔 쪽으로 향해서 넘어졌을 수도 있다고 묘사한다.
아울러 목소리가 없는 주인공을 종교적인 면을 대변하기 위해서

심보르스카는 'they were neither good nor evil now"라면서

스피커가 도망가면서 만난 뱀과 거미들을 착하지도 악하지도 존재로 묘사하면서

조심스럽게 롯의 아내의 도덕성과 신앙심의 결여로 맞은 운명이라고

믿어 온 인간들에게 다른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단 한 줄의 성경 구절에 등장한 이름도 없는 힘없는 여인이 불타고 있는 소돔을 피해서

달아나는 도중에 소돔을 향해서 뒤로 본 행위의 원인이 모호한 이 이야기는

우리가 살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는 한 인간과 그에 따른 배경에 대해서

섣불리 판단하고 간단한 프레임에 가두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제시해 준다.

그리고 심보르스카는 더 나아가서 우리들에게 여성의 인간성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작은 단면을 근거로 해서 뼈와 살을 붙여서 픽션화 된 정보들이

소위 'fake news'로 둔갑해서 버젓이 인터넷상에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별생각 없이 사실로 받아들이고, 더 나아가서 그릇된 사고방식으로 굳혀지지 않게 조심해서

선의의 피해자가 나도 모르게 생기는 것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스라엘 사해 바다의 남서부에 위치한  '롯의 아내'로 불리는 소금기둥

 

 

19:1 저녁나절에 하나님의 두 심부름꾼이 소돔에 이르렀다. 

롯은 소돔 성문에 앉아 있다가 그들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을 맞이하였다. 

롯은 그들 앞에 엎드려 절하고는

이렇게 여쭈었다. 

‘어르신들, 괜찮으시다면 소인의 집에 들렀다 가시지요. 

발도 좀 씻으시고 밤을 지내셨다가 아침에 길을 떠나시는 게 어떠하신지요. 

웬만하시면 그리하시지요’ ‘고맙소만 우리는 그냥 길거리에서 밤을 지내야겠소. 

걱정 마시오’ 하고 그들이 대답하였다.

롯이 계속해서 쉬었다 가시라 권하며 잡아끌자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롯의 집으로 들어갔다. 

롯이 종들에게 누룩을 넣지 않은 떡을 굽는 등 저녁을 준비하라고 일렀다. 

저녁이 준비되자 그들은 저녁을 들었다.

그런데 두 사람이 막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소돔 사람들이 나이 든 사람이건 적게 든 사람이건 할 것 없이 모두 몰려와 

롯의 집을 둘러싸고 문을 두드리며 난리를 피웠다.

5 소돔 사람들은 롯을 불러내어 시비하였다. 

‘이봐, 자네 집에서 오늘 밤 묵는 사람들이 대체 누구야? 어디서 온 사람들이야? 

이리 좀 끌어내. 손 좀 봐줘야겠어’ 

소돔 사람들이 하나님의 심부름꾼을 끌어내라고 한 까닭은 그들을 성폭행하려는 심산에서였다.

그러자 롯이 밖으로 나가 등 뒤로 문을 걸어 잠그고는

성 사람들에게 애원하였다. 

‘이것들 보시오. 내 말 좀 제발 들어보시오. 저분들은 우리 집에 찾아온 손님들이오. 

그러니 제발 그러지들 마시오. 그렇게 못된 짓을 하려고는 하지 마시오. 

아무나 붙들고 그러려고 하다니 될 말이오?

대신 우리 집에는 아직도 남자를 모르는 딸아이가 둘이 있소. 

그 아이들을 당신들에게 데리고 나올 터이니 당신들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하시오. 

하지만 우리 집에 찾아온 이 손님들에게만은 제발 손대지 마시오. 

우리 집 손님이니 내가 잘 보살펴 드려야 할 것 아니오’

그러나 성 사람들은 막무가내였다. ‘당신은 상관 말아. 

아니 그래 우리 땅에 들어와 몸 붙여 사는 주제에 

이제는 우리더러 이래라저래라 명령까지 다 하는군 그래. 

만약 우리가 하는 일을 막았다가는 저치들보다 당신을 아주 우습게 만들어 버리겠어. 

당장 물러서’ 소돔 사람들은 이렇게 소리를 지르면서 롯을 밀치고 롯의 집 대문을 부서뜨리려고 하였다.

10 그러자 집안에 있던 두 사람이 롯을 잡아당겨 집안으로 끌어들이고는 문을 닫아 버렸다.

11 그러고는 문밖에 서 있는 사람들의 눈을 어둡게 만들었다. 

그러자 문밖에 서 있던 사람들이 아무리 롯의 집 대문을 찾으려 해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저 두리번거리면서 집을 빙빙 돌뿐이었다.

12 그 두 사람이 롯에게 물었다. ‘이 집에 사는 사람 말고 또 가까운 친척이 이 성안에 살고 있소?

딸이나 아들이나 사위나 또 그밖에 친척들이 이 성안에 살고 있거든 모두 데리고 성 밖으로 나가시오.

13 우리가 이 성을 모조리 쓸어 버릴 작정이오.

이 성 사람들이 어찌나 못된 짓만 일삼는지 이 성 사람들 때문에 억울해하여

한이 맺혀 울부짖는 사람이 너무나 많아 여호와께서도 그 울부짖음을 들으시고

이 소돔성을 쓸어 버리라고 우리를 보내셨소’

14 그러자 롯이 자기 딸들과 결혼하려고 약속한 사위들에게 찾아가 말하였다.

‘이보게들, 어서 서둘게. 빨리 이 성읍에서 나가도록 하세. 여호와께서 이 성읍을 쓸어 버리려고 하시네’

그러자 그 사위들은 ‘장인이 농담하고 계시겠거니’ 하고 생각할 뿐이었다.

15 동이 틀 무렵에 하나님의 심부름꾼들은 롯을 재촉하였다.

‘이보시오 롯, 빨리 서두르시오. 빨리 아내와 두 딸을 데리고 성을 떠나시오.

그러지 않으면 우리가 이 성을 쓸어 버릴 때 당신 식구들까지도 목숨을 잃을 것이오’

16 그래도 롯이 머뭇머뭇거리자 여호와의 두 심부름꾼이

롯과 그의 아내와 두 딸을 잡아끌어 성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여호와께서 롯의 식구를 아끼셨기 때문이다.

17 그들은 롯의 식구를 성 밖으로 끌어낸 뒤 이렇게 일러두었다.

‘어서 도망치시오 목숨을 구하시오. 뒤를 돌아다보지 마시오.

또 들판에 머물러서도 안되오. 산으로 도망치시오.

곧바로 산으로 달려가시오. 그래야 목숨을 잃지 않을 것이오’

18 그러나 롯이 이렇게 말하였다. ‘어르신, 그건 안 됩니다. 정말 어려울 것 같습니다.

19 어르신께서 이다지도 이것을 잘 보아주어서 이토록 아껴 주시니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더구나 우리 목숨까지 건져 주시니 그저 고마운 마음뿐입니다.

하오나 저 산까지는 너무 멀어 도망갈 힘이 없습니다. 너무나도 먼 길입니다.

도망가다가 재앙을 만나 저 성과 함께 쓰러질까 무섭습니다.

20 보십시오. 저기 조그마한 성이 하나 보이지 않습니까?

또 가까운 거리에 있지 않습니까? 저리로는 충분히 도망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저 성으로 도망쳐 목숨을 구할까 합니다’

21 ‘좋은 생각이오. 그럼 저 성읍으로 몸을 피하도록 하시오. 저 성읍은 쓸어 버리지 않겠소

22 그럼 빨리 몸을 피하시오. 서둘러야 하오. 당신들이 저 성읍에 다다를 때까지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작정이오’ 하고 그가 대답하였다.

롯이 몸을 피하려는 그 성은 작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성을 소알이라 불렀다.

 

23  해가 동쪽에서 떠오를 즈음 롯은 소알에 다다랐다.

24 여호와께서는 하늘에서 소돔과 고모라에 유황과 불을 비처럼 쏟아부으셨다.

25 여호와께서는 그 두 성과 성 부근에 있는 들녘과 또 성안에 있는 사람들

또 그 사람들이 가꾸던 푸성귀 등 그 땅에 나 있는 모든 것을 불태워 버리셨다.

 

26 그런데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보다가 그만 소금 기둥으로 변하고 말았다.

27 그다음 날 아침 일찍 아브라함은 얼마 전에 자기가 여호와를 배웅하면서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시키지 말아 달라고 간청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던 곳으로 달려갔다.

28 아브라함이 그곳에서 소돔과 고모라가 서 있던 계곡을 내려다보니 

그 계곡에서는 연기만 솟아오르고 있었다.

29 여호와께서는 이렇게 롯이 살던 그 계곡의 성들을 멸망시키실 때 아브라함을 생각하시고 

그의 조카 롯이 몸을 피하도록 배려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