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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s/Books

2022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안니 에르노/Annie Ernaux

by Helen of Troy 2022. 10. 20.

 

2022 노벨 문학상 수상자 아니 에르노

 

2022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 프랑스 작가 안니 에르노/Annie Ernaux가 선정되었다.

 

노벨상 위원회는 "그녀는 사회 계층의 차이에서 겪는 상처, 부끄러움,  굴욕, 질투가 배인 

개인의 기억을 세상과 타협하지 않은 큰 용기와 예리하고 정직하게

평범한 언어와 군더더기 없는 간결하고 투명한 문체로 쓰인 것이 대단하다."

라면서 그녀의 수상 배경을 밝혔다.

 

 

주로 프랑스의 평범한 일상을 다루는 소설과 논픽션을 써 온 에르노는

지난 30여년간 프랑스에서 명망 있는 작가로, 노벨 문학상 후보자 물망에 자주 올랐다.

그녀의 이번 수상은 2014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패트릭 모디아노 후로

8년 만에 처음이며, 16번째 프랑스 출신 수상자가 되었다.

 

 

에르노의 수상 배경과 대표 작품들

 

노벨위원회의 안더스 올슨 회장은 "그녀는 성별, 언어, 사회적 계급의 차이로

초래된 삶을 다각도로  한결같이 관찰하고 살펴본 결과가 작품에 담겨있다."

라고 그녀의 작품을 평했다.

 

에르노는 1940년에 프랑스 노르망디의 작은 마을 이베토에서 태어나고 성장했으며,

루앙대학교를 졸업한 후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일을 했다.  1977년부터 2000년까지

그녀는 Centre National d’Enseignement par Correspondance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올해 82세인 그녀는 지난 50년간 여류작가로서 흔하지 않게

프랑스에서 오랫동안 존경을 받아왔지만,

영어권을 비롯해서 다른 언어권 국가에서

그녀의 작품이 주목을 받게 되기엔 오랜 시간을 요했다.

2019년에 그녀의 최고 작품인 'The Years'가 인터내셔널 부커 문학상

최종 후보작으로 올라와서야 그녀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녀의 데뷰작 'Les armoirs vides'은 1974년에 프랑스에서 출판되었고,

영어판은 'Cleaned Out'라는 제목으로 1990년에 출판되었는데,

그녀의 4번째 작품 'La place'/'A Man's Place'으로 드디어 주목받는 작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프랑스에서 1988년에 출판된 'A Man's Place'와 'A Woman's Story' 작품은 

이후 프랑스에서  현대 클래식 작품이 되었다.

그리고 에르노의 자서전 'The Years'는

2008년에 레노도 문학상/Prix Renaudot을 수상했으며,

2019년에는 맨 부커 문학상 최종 선발 후보에 올랐다.

 

 

그녀의 최고작으로 꼽히는 자서전 Les années

 

‘We are made of words’/우리는 언어로 만들어졌다'라고 말한 에르노의

최고작으로 꼽히는 그녀의 삶을 부끄러움이나 주저함이 없이

진솔하게 평범한 언어와 간결한 문체로 쓰인 'Les années'/우리의 세월' 자서전

 

 

 

 

최근까지도 캐나다를 비롯해서 영어권 국가에서는 에르노와 그녀의 작품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비영어권 출신 작가들의 작품들을 출판해 온

은 규모의 출판사인 피츠카랄도 에디션/Fitzcarraldo Editions가

그녀의 작품을 출판하게 되면서 간결하고 예리한 문체로 묘사된

녀의 진정된 삶을 개인적으로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대체 한 개인의 진정한 삶은 어떻게 형성되는가?라는 주제를

평생 고민해 왔는데, 그녀의 책은 결국 다양한 기억의 모음집이라는 것을 이 책에서 보여준다.

그 모음집에는 우리 기억 속에 남은 사건들, 사물들, 소리들, 이미지와 말들이 담겨있다.

 

한 예를 들면:

“If I had to choose one painting to symbolise that episode in my life, 

it would be a small table with a Formica top pushed up against a wall 

and an enamel basin with a probe glowing on the surface. 

Slightly to the right a hairbrush.

I don’t believe there is a single museum in the world

whose collection features a work called The Abortionist’s Studio.”

 

" 만약 내가 나의 삶의 한 에피소드를 대표하는 그림을 굳이 골라야 한다면,

벽에 붙어 있는 한 포마이카 소재의 작은 테이블과

그 위의 에나멜 대야와 빛을 발하는 기구가 떠오르네요.

조금 오른편에 위치한 머리빗도 포함되고요.

이 세상에서 '낙태 의사의 스튜디오'라는 제목으로

관련된 작품을 전시하는 박물관은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을 나는 알거든요."

 

기구, 머리빗, 포마이카 테이블 등은 사회적인 역사를 말해 주며,

그래서 당시의 혼자서 침묵으로 감내했던 여성에게 목소리를 부여했다.

그녀는 이 시대의 많은 여성들에게 우리의 삶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굳건하게 해 주는 동시에 우리의 삶의 수많은 조각들을 이어주고

더 나아가서 인간들 사이에 관계를 연결해 주는 가능성을 제시해 주고 있다.

 

 

서점에 진열된 에르노의 작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