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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About me...Helen/헬렌의 일상에서

티스토리가 선사한 1주간의 강제적인 휴식

by Helen of Troy 2024. 2. 16.

 

 

지난주에 이탈리아  피렌체에 소재한

우피치 갤러리에 소장된 

르네상스 시대의 걸작품을 소개하는 글을 포스팅했는데,

어이없게도 이 글이 청소년 유해 정보라고

포스팅한 글은 삭제되고,

7일 동안 티스토리 로그인 차단 조치를 받았다.

 

이에 관한 이메일을 받았을 때에

처음 든 생각은 왜라는 의문이 들었고,

그리고는 3 시간 동안 공들여 쓴 소중한 글을

일방적으로 한 방에 삭제한 처사에 화가 났다.

 

그리곤 이런 조치를 한 이유에 대해

혼자 생각해 보니독일의 유명한 르네상스 미술가인

루카스 크라나흐/Lukas Cranach가 그린

'아담과 이브' 그림 때문일 거라는 추측이 되면서

분노에서 실망감과 희의 감이 들었다.

 

한국 사정이나 한글에 문외한이었던 내가

우연한 기회에 얼떨결에 2008년에 다음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벌써 16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하다 보니

바쁜 일상 중에서도  잠시라도 이 방을 드나들다 보니

내 삶의 한 부분을 차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여러 가지 개인 사정으로 3주까지 이 방을 떠난 적도 있지만,

타의가 아니라 자의였기에 대수롭지 않게 지나갔다.

하지만 그동안 내 방이라고 당연히 생각했던 곳을

내 의지와 상관없이, 그것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이번에 강제적으로 차단을 당하고 보니

내 것이라고 생각되었던 것들이

나도 모르는 새에 한 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현실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카카오로부터 그저께 로그인 차단 해제가 되었다는 문자를 받았지만,

마침 자신을 돌아보고 기도와 반성을 하는 사순절도 막 시작했고,

이참에 잠시나마 내가 모르던 사이에 집착일 수도 있는 이 공간에서

조금 떨어져 보는 것도 과히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서

오히려 카카오가 내린 처사가 고맙게 여겨져서

전화위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살면서 당연히 내 것이라고 생각했거나,

내가 누리고 살았던 많은 것들이

과연 자신 있게 내가 소유한 것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 것들이 과연 얼마나 되는지

내 자신을 돌아보면서 조금씩 내려 놓는 연습을 하면서

사순절 두 번째 주일을 맞이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