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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me...Helen/헬렌의 일상에서

39년만에 새로 장만한 밥솥

by Helen of Troy 2024. 3. 19.

 

 

 

어제 H-Mart에서 쿠쿠 전기밥솥을 새로 장만했다.

1985년 결혼 직후에  일제 전기밥솥을 마련한 지

39년 만에 국산 제품인 6컵용 쿠쿠 밥솥을 사게 되었다.

 

남편은 잘 다니던 직장을 단칼에 그만두고

유펜에서 박사 공부를 뒤늦게 시작한 남편 탓(?)에

당시 유학 온 여러 미혼 남학생들과

막 결혼 해서 신부들이 밥 짓기가 영 서투른 커플까지

주말이면 우리 집에 '집 밥'을 먹으로 몰려들어서

첫 번째 솥은 신혼 때이지만

당시 사이즈가 제일 컸던 12인용 밥솥을 샀다.

 

남편이 박사 학위를 받을 때까지

그렇게 많은 한국 유학생들의 밥을 책임 줘 준 덕분에

한국에 방문을 하면, 유펜 후배들이

남편보다 오히려 나를 더 환대해 주고 챙겨주었다.

 

그 솥은 필라델피아, 뉴욕/뉴저지를 거쳐서

캐나다 에드먼턴으로 이사를 다니면서

줄곧 우리 집의 밥을 제공해 주었다.

그러다가 7-8년 전부터 밥솥의 사이즈도 크고,

한번 된 밥을 보온해서 오랫동안 먹는 것도 싫고,

아이들이 성장해서 집에서 밥 먹는 횟수도 줄어들어서

아예 자그마한 냄비에 밥을 해 먹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누룽지도 해 먹을 수 있어서

전기밥솥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어제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거의 40년 전에 샀던 구닥다리 밥솥보다

디자인도 세련되고,

색상도 곱고,

마침 날씨도 몇 달 만에 12도로 따스하고,

거기다가 25% 세일까지 한다는 데 혹해서,

계획에도 없던 새삥 밥솥을 사 들고 왔다.

 

오늘 처음으로 현미반 흰쌀반 밥을 새 솥에

넣고 지어먹었더니

역시 물건은 새것이 최고다라는 것을 실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