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H-Mart에서 쿠쿠 전기밥솥을 새로 장만했다.
1985년 결혼 직후에 일제 전기밥솥을 마련한 지
39년 만에 국산 제품인 6컵용 쿠쿠 밥솥을 사게 되었다.
남편은 잘 다니던 직장을 단칼에 그만두고
유펜에서 박사 공부를 뒤늦게 시작한 남편 탓(?)에
당시 유학 온 여러 미혼 남학생들과
막 결혼 해서 신부들이 밥 짓기가 영 서투른 커플까지
주말이면 우리 집에 '집 밥'을 먹으로 몰려들어서
첫 번째 솥은 신혼 때이지만
당시 사이즈가 제일 컸던 12인용 밥솥을 샀다.
남편이 박사 학위를 받을 때까지
그렇게 많은 한국 유학생들의 밥을 책임 줘 준 덕분에
한국에 방문을 하면, 유펜 후배들이
남편보다 오히려 나를 더 환대해 주고 챙겨주었다.
그 솥은 필라델피아, 뉴욕/뉴저지를 거쳐서
캐나다 에드먼턴으로 이사를 다니면서
줄곧 우리 집의 밥을 제공해 주었다.
그러다가 7-8년 전부터 밥솥의 사이즈도 크고,
한번 된 밥을 보온해서 오랫동안 먹는 것도 싫고,
아이들이 성장해서 집에서 밥 먹는 횟수도 줄어들어서
아예 자그마한 냄비에 밥을 해 먹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누룽지도 해 먹을 수 있어서
전기밥솥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어제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거의 40년 전에 샀던 구닥다리 밥솥보다
디자인도 세련되고,
색상도 곱고,
마침 날씨도 몇 달 만에 12도로 따스하고,
거기다가 25% 세일까지 한다는 데 혹해서,
계획에도 없던 새삥 밥솥을 사 들고 왔다.
오늘 처음으로 현미반 흰쌀반 밥을 새 솥에
넣고 지어먹었더니
역시 물건은 새것이 최고다라는 것을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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