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일 토요일 저녁에 캘거리에서 열리는
요요마의 첼로 공연에 참석하려고
두 딸과 함께 차를 몰고 집에서 300 km 떨어진
캘거리로 가는 중간 지점인 Red Deer에 명소인
Donut Mills 도너츠 가게에서 잠시 들려서
도너츠와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했다.
오후 2시 반 경에 캘거리에 도착해서 차를 주차해 놓고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인 17 아베뉴로 갔다.
17 아베뉴에 있는 가게들을 느긋하게 구경하다가,
며칠 후면 돌아올 어머니날 선물로
빨간 물방울무늬 원피스와
곧 떠나는 아일랜드 여행 시에 신으라고 편한 샌들을
생각지도 못하게 두 딸로부터 선사받았다.
사실 1년 전에 구입한 요요마 공연 티켓이
올해 어머니날 선물로 이미 받은 후라서
덤으로 선물을 또 받아서 고맙기도 하고 미안했다.
그리고 이른 저녁으로 한국 핫도그 전문 식당인 '한끼'에 가서
핫도그, 허니버터 칩스 그리고 매운 치킨밥으로 해결했다.
7시 반에 시작하는 공연 1 시간 전에
공연이 열리는 캘거리 '잭 싱어 콘서트 홀'에 도착해서
서로 기념사진을 찍어 주었다.
맏딸이 만 네 살부터 첼로를 시작해서 대학교 대학원까지
전공을 한 첼리스트이다 보니
어려서부터 멘토인 요요마의 첫 공연을 일곱 살에
두 번째 공연은 2007년에
이번이 세 번째로 그의 공연에 오게 되어서
무척 신이 나서 시종 싱글벙글이다.
이 공연의 티켓은 원래 캘거리 필하모닉의
일 년 정기 구독자들에게만 제공되어서
이틀 만에 거의 매진되었는데,
다행히 중학교 때부터 첼로 친구로 알고 지내던 캐틀린이
현재 캘거리 필하모닉에 첼로 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그 덕분에 1년 전인 작년 4월에
어렵사리 좋은 좌석 티켓 2장을 확보하게 되었다.
그래서 막내딸은 아쉽게도 이 공연에 참석은 못했지만
친한 친구들과 저녁파티에 갔다.
1부 공연 시작 전 무대
요요마가 이날 공연 1부에 공연한 작품은
에드워드 엘가/Edward Elgar가
세계 1차 대전 종전 직후인 1919년에 작곡된
첼로 협주곡으로 1919년 10월에 초연되었다.
초연 이후, 파블로 카잘스부터 재클린 드 프레까지
유명한 첼리스트들이 자주 무대에 올리는
최고의 첼로 레퍼토리이다.
여느 공연과 달리 공연 홀 가득히 채운 모든 관객들이
첫 음표부터 마지막 피날레까지
떨리는 가슴으로 숨을 죽여서 감상하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인 공연을 마치고
환호하는 청중들에게 답하는 요요마
캘거리 필하모닉의 지휘자 베르크만/Rune Bergmann 씨와
손을 잡고 인사하는 요요마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악수하는 요요마
반대편에 있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요요마
오케스트라 첼로 주자들에게도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1955년생이라 만 69세의 나이의 흔적이 역력히 보이지만,
그의 영혼과 연주 실력은 여전히 전성기와
또 다른 깊은 맛과 철학이 전해진 무대였다.
앙코르! 를 외치면서 수 차례에 걸쳐서 기립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관객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커튼콜이 6-7번 이어지자...
즉흥적으로 오케스트라 제2 첼로 주자의 첼로를 갑자기 가로채고
마이크도 잡더니, 세계의 평화를 빌고,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에 답하기 위해서...
자신의 영웅인 카잘스가 고향인 스페인 카탈란 지역의 민요를 토대로 쓴...
새들의 노래/'Song of Birds/El Cant dels Ocells"에 대한
배경 설명을 청중들에게 하고 있다.
곧 이어서 왼편에 앉은 첼로 주자의 첼로로
짧지만, 큰 울림을 주는 작품을 앙코르로 연주했다.
Concertgebouworkest - Casals - Song of the Birds/새들의 노래(2019년)
앙코르 연주가 끝나고 첼로를 주인에게 돌려주고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요요마
지휘자 그리고 캘거리 오케스트라 단원 모두 기립해서
청중들에게 답하고 있다.
이렇게 감동적이고 인상 깊은 1부 공연을 끝났다.
그리고 이어진 Intermission
2부 공연에 앞서서 단원들이 악기 조율을 하고 있다.
그리고 2부는 Edvard Grieg가 작곡하
오페라 '페르 귄트' 조곡이 연주되었는데,
아주 이례적으로 연주회 솔리스트가 첼로 주자들 사이에 앉아서
오케스트라 멤버로 2부 공연을 함께 한 모습에서
또 다른 감동을 받았다.
(이 사진들은 청중들의 호응에 무대 뒤 합창단 석을 오픈했는데
운 좋게 그 자리에 앉아 있던 딸 친구 폴이 찍어서 보내 주었다.)
2부 공연이 끝난 후, 단원들 사이에 앉아 있는 첼리스트 요요마
2부 공연까지 모두 끝내고 모든 단원들이 기립박수를 보내는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지휘자 베르크만 씨가 셀로 파트 쪽을 다가가서
깜짝 출연한 요요마를 일으켜 세우고 있다.
사실 그가 세 째 줄 가운데에 앉아 있기도 하고
솔로 출연자가 연주가 끝난 후에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연주한다는 예가 전무하기에
대부분의 청중들이 이때까지도 요요마가
아직도 무대에서 연주를 했다는 것을 그제야 알고
우뢰의 박수가 오랫동안 이어졌다.
지휘자 베르크만 씨는 5월 31일에 말러의 교향곡 2번 '부활' 지휘를 마지막으로
8년간의 지휘자에서 물러난다는 것을 얼마 전에 공식 발표가 되어서
그의 떠남을 아쉬워하는 팬들의 마음이 묻은 박수가 오랫동안 이어졌다.
오랜만에 심금을 울리는 감동적인 공연 끝난 후,
딸의 오랜 친구이자 나의 제자가 고맙게도
선뜻 내어 준 친구 집으로 향했다.
아마 요요마의 실제 연주를 직접 접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마지막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날 밤 그의 첼로 연주는
오랫동안 내 맘 속에 머무를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30여 년 전 1994년에 39세의 젊은 요요마가
연주한 엘가의 첼로 협주곡 영상
Elgar:Cello Concerto
Elgar:Cello Concerto in E minor Op.85
Conductor:David Zinman
Baltimore Symphony Orchestra
Cello:Yo-Yo Ma
1994.11.11 Live in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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