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About me...Helen/헬렌의 일상에서

말 한마디로 마음이 따스했던 기쁨의 주일 미사에서/Laetare Sunday

by Helen of Troy 2025. 3. 31.

 

오늘은 사순절 네 번째 일요일이다.

이 특별한 일요일을 '레타레 일요일/Laetare Sunday'라고 불린다.

라틴어로 '레타레'라는 단어는 "기뻐하라!"는 뜻을 의미한다.

 

전통적으로 이 일요일은 

재의 수요일부터 40일간의 절제하고 회개하는 사순절 기간 중에 

자칫 너무 엄숙하고 침통한 표정을 짓기보다는

곧 다가올 부활절을 기다리면서

신자들에게 기뻐하라는 메시지를 전해 준다.

 

그래서 사제의 제복 또한 회개와 금식을 상징하는 보라색에서

부활절의 기쁨을 곧 느낄 수 있는 희망의 색인 핑크빛으로 바뀌고

제대 위에도 핑크 장미로 꾸며져서

이 일요일을 핑크 선데이로도 불린다.

 

 

어제 토요일 저녁 미사에 성가를 부르기로 예정된 친구가

갑자기 급한 사정이 생겨서, 내가 대타로 레타레 일요일 미사에

투입되어서 성가 봉사를 하게 되었다.

 

이 날 미사의 입당송/Introit은 특별하게

구약의 이사야서 말씀과 시편 122장의

성서 내용의 가사를 라틴어로 부르는 날이어서

따로 급하게 연습을 해서 미사에 참석했다.

 

미사가 시작되기 전에 잠시 묵상하고 있는데

지난주 미사 집전을 하신 조세핀 신부님이

내 어깨를 살짝 건드리시면서,

지난주에 내가 부른 성가가 참 좋았다고 하시면서

특히 '하느님의 어린양' 성가가 참 마음에 와닿았고

나의 재능을 함께 나누어서 고맙다는 말씀을 해 주셨다.

 

생각지도 않은 신부님의 따뜻한 칭찬에

곧 일어나서 준비한 입당 성가를 불러야 하는데

갑자기 울컥해져서 깊은 숨을 몇 번 들이쉬어야 했다.

 

 

사실 지난주 일요일 미사가 끝난 후,

50대로 보이는 한 남성 신자분이 제대 앞으로 걸어와서,

먼저 대학에서 오르갠 전공을 하는 젊은 오르개니스트에게

오르갠 소리나 너무 크다느니, 템포가 너무 느리다느니라는

충고과 질책을 하자,

성격이 내성적이고 착한 로라는 그냥 멀뚱하게 듣고만 있고,

나는 당황해서 뻘쭘하게 서 있기만 했다.

 

그러더니 나한테 다가와서 '하느님의 어린양' 성가의

템포와 페이스가 따라 부르기에 너무 어려운 데다가

음정도 너무 높고, 떨림도 심하다는 불평을 늘어놓았다.

나는 로라와 달리 바로 이 성가는 성가대 단장이 정하고,

성가는 작곡가가 쓴 지시와 의도를 그대로 따라서

로라는 오르갠을 연주하고, 나는 노래를 했으며,

같은 성가를 12년 이상 사순절 기간에 제대 앞에서 

똑같이 불러 왔다고 정중하게 설명을 해 드렸는데도,

그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자신이 다른 성당에서

 이 성가를 이렇게 이상하게 부르지 않는다고 해서 

앞으로 그 성가는 직접 부르시라고 웃으면서 말하고

그 자리를 황급하게 떠났던 에피소드가 있었다.

 

미사가 끝나면, 미사에 참여한 신부님과 봉사자들이

제의방에 모여서 허리 굽혀서 함께 인사를 한 후,

늘 성체를 담당하시는 두 봉사자분들께

지나가는 이야기로 오늘 성가가 어땠냐고 살짝 여쭈어 보았더니

다들 오늘 특히 좋았다고 해 주셨다.

그러자 옆에 서 있던 로라가 그제야 여린 가슴에

상처를 받았는지 배시시 웃으면서

너무 감사하다면서 헤어졌던 기억이 떠 올리지면서

나도 모르게 그 신자의 말에 생채기가 생겼던지

신부님의 따스한 말씀이 나를 울컥하게 했던 것 같다.

 

 

이처럼 우리는 똑같은 상황이지만

각각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그에 따른 반응을 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 반응이 부정적이고 공격적이면 

당사자에게 상처로 남아 응어리가 남을 수 있지만,

그 반응이 다소 부정적이라도

합당하고 건설적이라면 서로 윈윈이 되고, 

발전을 할 수 있는 좋은 발판이 되어주기도 한다.

 

감히 이제부터 희망을 가져도 좋다는

레타레 일요일 미사에서 신부님의 따스한 말 덕분에

잠시 움츠러들었던 마음이 다시 희망을 품게 되었다.

 

 

 

사순절 4 번째 주일 미사에 부른 라틴어 입당송

"기뻐하라, 예루살렘"을 들어보세요.

 

Introit Laetare Ierusalem (the Fourth Sunday of Lent)

 

Laetare Jerusalem 

et conventum facite 

omnes qui diligitis eam; 

gaudete cum laetitia, 

qui in tristitia fuistis, 

ut exsultetis et satiemini 

ab uberibus consolationis vestrae.

Psalm:

Laetatus sum in his quae dicta sunt mihi:

in domum Domini ibimus.

 

Isaiah 66:10-11 and Psalm 122:1

 

10 “Rejoice with Jerusalem

     and be glad for her,

     all you who love her;
     rejoice greatly with her,
     all you who mourn over her.
11 For you will nurse and be satisfied
     at her comforting breasts;
     you will drink deeply
     and delight in her overflowing abundance.”

1  I rejoiced with those who said to me,
    “Let us go to the house of the L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