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거의 40년간 살면서
여러나라 음식들을 많이 접하면서 살아도
김치가 냉장고에 없으면
숙제를 안 한것같이 찜찜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김치를 좋아하는 남편에게도 미안하기도 해서
될수 있으면 서너가지 김치가 항상 냉장고에
만들어 넣어 놓아야 맘이 놓인다.
매년 11월 중순경이면
김치 냉장고도 없고
장독이 없어서 뒷마당에 묻을 수도 없어서
비록 많은 양은 못 만들지만
네가지의(배추김치, 총각김치, 동치미, 갓김치)종류의 김치를
김장으로 담는다.
올해는 다친 손가락이 이제 거의 아물어서
2주 정도 늦게 총각김치부터 일단 만들었습니다.
다듬는데 배추보다 손이 많이 가고 번거롭지만,
평소에 좋아해서 넉넉히 많이 담았습니다.
일요일에 있는 공연이 끝나면 나머지 세가지를 담을 계획입니다.
사실 얼마전에 손을 다친 이유는
11월 초면 김장거리가 미국이나 토론토에서 배송이 되었다고
식품점에서 선전을 해서
마침 그 전날 한국식품 근처로 볼 일을 보러 나가는 남편에게
총각무가 싱싱하면 열단, 아니면 대여섯단만 사오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일이 끝난 후에 쇼핑백을 열어보니
달랑 총각무 한단만 들어있어서
따지듯이 왜 한단만 샀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자기 보기에는 싱싱하고 좋아서
총각무 더미에서 일부러 열개달린 단을 겨우 찾아서
부탁한대로 잘 사 왔노라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대답을 하는 우리 남편.....
그때까지 슬슬 화가 치밀다가
그 말에 그만 푸하하하하하 하고 한참동안 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무 열단과 열개를 구분 못하는 남편에게
부탁한 제 잘못이 더 크기에 두 손 들고 말았습니다.
그 다음날 달랑 열개만 달린 총각무를 손질하다가
그만 손가락을 다치고 말았습니다.
주말에 공연도 끝나고
그동안 별렸던 총각무 열단을 사러 한국식품점에 갔다가
내가 좋아하는 무 청도 많이 달리고
무도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놈들이 많이 달려서
계획에도 없던 20단이 들은 한박스를 통채로 사들고 들어온 나를 본
남편이 이제는 열개도 아니고 열단도 아니고 스무단으로
둔갑했냐고 놀리면서 무거운 박스를 집안으로 옮겨주었습니다.
이런 우여곡절끝에
만든 총각무가 맛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경상도가 고향인지라 매운것을 무지 좋아해서 고추가루를
듬뿍 넣어서 이렇게 버무려서
요런 병이 다섯개니까 한동안 편히 먹을수 있어서 고생한 보람이 있네요.
마침 좋아하는 무청이 푸짐하게 많이 달려 있어서
반 이상을 다듬어서 삶아서 필요할 때 꺼내 먹을 수 있게
냉장고에 얼려 놓았습니다.
다음주에는 배추김치와 동치미를 담아야하는데
벌써부터 꽤가 생기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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