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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About me...Helen/헬렌의 부엌에서

동지날에는 역시 팥죽을 먹어야...

by Helen of Troy 2008. 12. 22.

2주 내내 캐나다와 미국은

한파와 폭설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지난 11일간 수은주가 영하 22도 이상을 올라가지 않은 추위이지만

연일 내리는 눈이 50cm이상이 쌓여서

모든것이 다 스톱된 미국과 캐나다 옆동네보다는

그나마 낫다고 스스로 위로를 하고 지냅니다.

 

오늘 신문을 받아보니

내일과 모레는 최저기온이 영하 39도라고 예보가 첫면에 나와 있어서

아직도 장만하지 못한 한두가지의 선물사기는

아예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 가끔씩 틀리기도 하는 일기예보이기를 바래 보기도..)

 

                                                    지난 10일간을 영하 25도 이상을 못 올라오는 짜리몽땅한 수은주...

                                                                동지 아침의 기온 ( 오른쪽이 섭씨 기온)

 

 

과거 수십년을 그래 왔듯이

올해 토요일 저녁에 무대에 올린 헨델의 메시아 공연도

뜨거운 열기속에 잘 마쳐서

돌아오는 길이 덜 춥게 느껴졌습니다.

메시아 1부에서 예수님의 탄생을 알리는

아름답기도하고 웅장하기도 한 노래이며

제가 제일로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노래,

'For unto us a child is born"를 계속 큰소리로 부르면서

눈길을 달려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며칠전에 우연히 달력을 보니

오늘이 Winter Solstice or First day of Winter(동지)라고 알려줍니다.

우선 Winter Solstice는 일년중 낮의 길이가 제일 짧은 날이면서

영어로는 겨울의 첫날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답지 않게

앞으로 점점 낮이 길어지고 밤이 짧아지기 시작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예년 평균 기온보다 15도나 낮은 한파에 시달리다 보니

점점 길어지는 따뜻한 햇살의 의미가 포함된 동지가 새삼 고맙고

어둡고 긴 터널에서 서서히 빠져 나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밤이 제일 긴 날에 뜨는 해답게

더 붉게 떠 오르는 해를 1분마다 찰칵....

 

 

 

 

 

 

 

 

 

 

 

안그래도 평소에 팥이 들어간 음식을 무척 좋아하는 터라

팥죽이 빠진 동지는 있을 수 없어서

어제 공연에 가기 전에 필요 이상 많은 양의 팥과

쌀을 불려 놓고 나갔습니다. 

매년 예고없이 몇분이 팥죽을 드시러 오시기 때문입니다.

 

어제보다 좀 풀린 영하 22도의 날씨에

미사를 마치고 와서 팥죽을 쑤다보니

구수한 팥 삶는 냄새와 온기로 얼었던 몸과 맘까지

훈훈하게 해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올해는 시간에 쫓기다 보니 새알심은 생략하고 만들어서

30분안에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나는 팥죽이 만들어져서

팥죽을 싫어하는 아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네식구가 점심으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최악의  경제로 인해서

올해는 많은 사람들이 불안하고 우울한 성탄절을 보내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오늘 동지처럼 일년중 제일 어둠이 길고 추운 터널의

한복판에 우리가 서 있다 할지라도

터널 끝자락에 보이는 눈 부시게 밝은 햇살을 향해서

꿋꿋이 함께 한걸음씩 걸어 나아가도 보면

새생명이 다시 움트는 환한 봄이

지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잘 이겨내기를 바래 봅니다.

 

올린 따끈따끈한 팥죽으로

추위와 불경기로 얼어붙은 마음을 훈훈하게,

그리고 곁들인 시원하고 새콤한 동치미처럼

상큼하고 시원하게

다가오는 새해를 멋지게 열어보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Music from 

For unto us a child is born

from Messiah

By G. F. Hand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