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예년보다 더 살인적인 추위로 봄을 더 그리워하던 차에
영상 9도까지 올라간 금요일 하루 종일 봄처녀(아줌마)처럼
기분이 붕~ 떠서 그냥 즐겁기만 한 날이었다.
아침에 대학 병원에 볼 일이 있어서 갔다가 시간도 넉넉하고
날씨도 푸근하고, 젊은 대학생들의 발랄한 모습에
근처에 있는 대학교까지 봄 공기를 들어 마시면서
콧노래까지 부르면서천천히 걸어갔다.
마침 미리 주문 해 놓은 책을 가지러 가야해서
대학교 서점이 있는 Hub Mall로 발길을 돌렸다.
Hub 이란 이름대로 커다란 캠퍼스의 중심에 위치해서 여러 빌딩들과
연결이 되어 있어서 한번 이리로 들어가면 밖에 나가지 않아도
대부분의 빌딩으로 갈 수 있게 되어있기도 하다.
일층에는 양쪽으로 여러 가게가 즐비하다.
카페, 식당, 커피샾, 서점, 미장원, 안경점, 옷가게, 꽃집, 세탁소 등등..
강의가 있는 시간이라 한산하지만 점심 시간이면 가게마다 줄 선 학생으로 혼잡해진다.
2,3,4층 양쪽에는 학생들이 자취를 하고 살 수 있는 아파트이다.
왼쪽에 보이는 파란 문과 오른쪽에 보이는 오렌지 창문을 열어 놓으면 훤하게 양쪽이 다 보인다.
여기가 내가 가려던 서점...
서점 안에서..
주문한 책만 가지러 서점에 들렀다가 또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이번주에 서점의 대분분의 책들이 60-80% 세일을 한다는 사인을 보자마자
앞뒤 생각없이 눈에 띄는대로 주섬주섬 책을 긁어 모으기 시작했다.
계산을 하려고 바구니에 채운 책을 올려 놓을때까지는 좋았는데
갑자기 그 무거운 책을 들고 멀리 주차 해 놓은 차까지 짊어지고 갈 생각을 하니
절로 한숨부터 나왔다.
잠시 잔머리를 굴리다가 결국 바로 옆 빌딩에 있는 남편에게 도움을
청하러 갔다..
왼쪽이 business faculty 빌딩이고 오른쪽이 Tory building 이다.
워낙 날씨가 추워서 왠만한 빌딩들이 이렇게 통하도록 지어졌다.
다행히 강의가 끝나서 들어오는 반가운 낯으로 반겨주는 남편에게 평소보다
다정하게 무거운 책들을 네 블로그나 떨어진 주차장까지 들어다 달라고 했더니
고맙게도 커다란 세개의 책 보따리를 들고 걸어 나갔다.
그 사이에 또 미련이 남아서
책 두권을 더 사들인 정말 책욕심 많은 못 말리는 아줌마를 한심해 하면서...
날도 실로 너무 오랜만에 푸근하고,
좋아하는 책도 사재기를 했고,
남편을 운좋게 만나서 힘 안들이고 책도 운반하고
주차비도 더 내 주어서
기분이 상당히 흐뭇한 김에
남편에게 근처에 있는 인기좋은 식당에서
점심을 대접했다. (사실 내가 더 가고 싶어서...)
왼쪽 메뉴는 내가 주문한 이집의 18번인 grilled mushroom
cheddar cheese hamburger with green salad이고
뒤에는 남편이 주문한 Grilled Thai chicken burger 이다.
한낮이지만 zinfandel도 기분좋게 마시면서...
오랜만에 봄날같은 오후를
찐~~하게 만끽하고 들어오길 정말 잘 했다.
because.....
그 다음날인 토요일은 이렇게 붕 뜬 나를 비웃기나 한듯이
다시 새벽부터 눈보라가 휘날리는
한 겨울 날씨로 또 돌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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