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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Helen's Family/Emily

드디어 i-pod를 산 막내...

by Helen of Troy 2009. 3. 27.

현재 8학년에 다니는 막내는 만 13살입니다.

작년 새학기가 시작되는 9월부터 i-pod를 갖고 싶어했다.

막내가 갖고 싶어하는 모델은 값고 비쌀 뿐만 아니라

시끄러운 음악을 귀에 달고 사는 것도 못마땅해서

살살 달래가면서 버티다가

작년 크리스마스때에는 아예 다른 선물은 필요가 없으니

아이파드를 사게 펀드를 모으게 현금으로 달라고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생일이든 크리스마스든 우리집은 12살까지의 선물의 액수의 한도인

$50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었고, 언니인 큰애도 $40을 보태 주었다.

 

작년 여름 방학때 이미 베비시터 코스와 CPR (응급처치법)를 택해서

12월부터 세명의 자녀가 있는 두 가족의 베이비 시터로 토요일 저녁마다

일을 해 오고 있었다.  모자라는 $240을 채우기 위해서 이렇게 벌은 돈을

차곡차곡 모으더니 지난주에 아빠를 졸라서 함께 Best Buy 가게에 가서

그토록 갖고 싶어하던 아이파드를 사들고 의기양양 집에 오자마다

신이 나서 지난 8개월동안 여기저기에서 모은 좋아하는 곡이 얼마나

많은지 몇시간에 걸려서 download를 했습니다.

그리고 엄마 눈에 거슬려도 하루에 한시간만 들어라는 지시에

잘 따라주면서 흥얼 흥얼 흔들대는 모습을 그냥 어이없이 바라보았습니다.

 

 

막내라서 항상 어리게만 보였는데

이렇게 자라서 남의 집 애들을 책임감있게 잘 보아 준 댓가로 받은

돈으로 갖고 싶은 물건을 스스로 장만해서 무척 대견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맘 한편에는 너무 어려서 돈의 위력에 자칫 빠져서,

돈을 버는 일에 시간을 필요 이상 투자해서

공부나 연습에 소홀해 질까봐 조바심도 들고, 스물스물 벌써 걱정이 앞섭니다.

하지만 대학 3학년에 다니는 딸도 그랬고,

내 자신도 만 14살부터 일주일에 12시간씩 아르바이트를 시작해서

용돈을 벌기 시작해서 대학교를 마칠때까지 계속 일과 병행하면서

학비 전액을 벌어서 충당을 하고도 학교공부에 아무 지장이 없이 잘 다녔기에

일단 막내를  믿고 옆에서 한동안 지켜 볼 생각입니다.

 

 

 

국민학교 2,3,4,6학년때 

학교 앨범용 사진속의 막내

(일년전부터 사진 찍기를 거부해서 최근의 사진이 거의 없다) 

 

불행히도 이렇게 벼르고 산 아이파드를

딸아이가 뭔가 잘못해서 그 벌로

이틀만에 우리가 일주일간 압수를 하고 있는 생태입니다.

지은 죄가 있어서 궁시렁없이 조용히 모레까지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 몇개 올라온 댓글을 보니

내가 무슨 악랄한 계모처럼  딸아이에게 너무 큰 벌을 내린 걸로  

오해를 받을까봐 구차한 변명/해명을 해 봅니다. 

 

내가 알고 있는 이곳 대부분의 캐나다의 부모들은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무척 엄격하게 키웁니다.

특히 상대방과 약속지키기, 예의를 갖추기등에 신경을 많이 쓰고

비록 많지 않아도 자식들과 서로 약속한 룰을 정해 놓을 뿐만 아니라

만약 그 룰을 어겼을 경우 받을 벌까지 서로 미리 정해 놓습니다.

 

제일 많이 적용되는 벌은 grounding이라고 불리우는데

이 벌은 학교, 레슨, 과외활동 등을 제외한 모든 외출과 활동을 금지하는 벌입니다.

예를 들자면 친구집에 놀러가기, 전화하기, 함께 영화보러가기 등등의

남과 함께 노는 시간과 콤퓨터, 전화 티비, 게임의 제재를 하는 벌입니다.

집집마다 어긴 벌의 크기에 따라서 이 grounding의 기간이 정해져서,

작게는 하루부터, 일주일, 이주일, 한달까지가 보통 적용되는 기간입니다.

 

보시다시피 애들이 아주 싫어하는 벌이지만

우리집처럼 미리 서로 분명하게 법조문처럼 정해있기에

당사자인 애들은 무척 괴롭겠지만

반박의 여지가 별로 없어서 gounding이 끝날 때까지

조신하고 고분고분하게 굴면서 기다립니다.

이 probation 기간중에 또 잘 못하면 그날부터 기간이 일주 더 연장되기에....

 

딸아이의 죄목을 살짝 귀띰을 하자면

패션과는 아예 담을 쌓고 이때까지 잘 사는 언니와는 사뭇 다르게

요즘 부쩍 모양내기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첫째는 화장하는 것과 관련하고,

두번째는 과학 시험을 아주 잡았고,

세번째는 궁시렁거림을 못하도록 옭아매는 자주 잘 걸리는 죄목인

발 디딜 틈도 없이 너저분한 방으로 둔 방치죄.....

 

고로 8학년까지 허용된  lip gloss와 mascara 화장범위를 넘어서 약속을 어긴 죄,

학생의 신분으로서 제일 중요한 학업을 게을리 한 죄목,

마지막으로 chore로 정해진 일주일에 두번 자기방과 욕실 청소 소홀히 한 죄목으로

우리집 법정의 담당 판사인 헬렌은

우리집 법조문 제 4조에 의해서

막내에게 일주일간의 grounding을 벌을 선고했습니다.

땅! 땅! 땅!

 

여러 블로거 변호인단의 반론은 판사의 임의대로 묵살함을 동시에 공고합니다.

(교과서같은 삶을 사는 언니와 달리 개성도 강한대다가

한창 사춘기의 열병을 앓고 있는지 상습범이 될 징조가 농후함으로..)

 

 

 

 

 

 음악: allamande from Partita #2

            by bach played by n milstein

           요즘 막내가 배우기 시작한 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