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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People & Places/우리 동네에서

초겨울 오후에 Canada geese와 함께.....

by Helen of Troy 2009. 11. 30.

 

 

내가 살고 있는 에드몬톤은 캐다다 주요 도시 중에서 여섯번째로 크고,

위도가 53.34N 도로 북미에서는 1,000,000 명이  넘는 도시중에서 제일 북쪽에 위치 해 있다. 

넓이는 684 sq. km에 달해서 시카고, 필라델피아, 토론토나 몬트리올보다 오히려 넓이가 더 크다. 

대신 인구밀도는 뉴욕의 1/10 정도로 낮아서 북미의 주요 도시 중 가장 밀도가 낮은 도시이기도 하다.

 

위도가 높은 도시인만큼 겨울도 빨리 찾아 오고 길이도 길다

따라서 낮 시간도 짧고, 추위 또한 대단하다.

대신 습도가 아주 낮아서 내리는 눈도 습기가 없는 눈이 주로 와서 눈을 치우기에 편한 대신

눈이 뭉쳐지지 않아서 눈사람을 만들수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그래서 겨울의 기온 자체는 많이 낮아서 습도가 낮고, 개인 날도 많고, 바람도 덜 불어서

개인적으로 살아 본 시카고, Minneapolis, Montreal, 보다 덜 춥게 느껴진다.

 

이렇게 길고 추운 겨울을 피해서 Canada Geese를 포함해서 많은 철새들이 10월초부터 수천 킬로미터를 날라서

따뜻한 남쪽에서 겨울을 날고 다시 봄에 우리 동네로 와서 새끼를 3-4 마리를 낳아서 여름 내내 기른다.

올해는 10월 중순에 눈보라가 날리고 일주일 내내 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그 후로 지금까지 낮기온이 계속 영상에 머무는 푸근한 날씨고 계속 되고 있어서 내심 쾌재을 부르고 있다.

 

일주일 전 금요일 오후에(11월 20일) 밀린 집안 일을 하다가 우연히 집 뒤로 난 커다란 창문으로

V자를 그리면서 한무리의 새떼가 무리를 지어서 날라 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 왔다.

예년같으면 한달 전에 이미 먼 여행을 떠난 뒤라서 그 무리들이 Canada Geese라고 짐작조차 안 했는데

그들 특유의 깍깍대는 울음소리에 혹시나 해서 간단히 외투를 뒤집어 쓰고 카메라를 꿰차고

집 뒤에 있는 작은 호수로 잰 걸음으로 소리나는 쪽을 향해서 나가 보았다.

안그래도 여름 내내 이 호수에서 다섯마리의 두 거위가족이 몇달동안 사는 모습을 죽 지켜 보았는데

어느날 갑자기 작벌인사도 없이 사라진 그 녀석들이 많이 궁금하기도 하고 서운했던 차에

이녀석들이 날라 가기 전에 내 눈으로 직접 확인 해 보고 싶었다.

 

그런데 호수 저쪽편에 궁금하던 10마리의 거위가족만이 아니라

어림잡아서 100 마리 이상의 거위떼들이 진을 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오자

반갑기도 하고, 놀라기도 하고, 이 추운 초겨울에 아직도 이곳에서 죽치고 있어서 걱정부터 들었다.

위에 사진처럼 한무리의 새떼를 쫒아서 그냥 운이 좋으면 몇장만 찍으려고 잠시 나갔다가

평균 5분 간격으로 10-20마리의 새떼들이 계속 날아 들면서 멋진 장관을 넋놓고 바라보다가 보니

결국은 한시간 이상을 호수가를 맴돌다가 합창공연의 총연습 시간에 임박해서

집에 들어올 때는 온몸이 얼어 붙기 일보직전인 상태로 들어왔다.

 

1시간 동안 보이는대로 찍은 사진들이 놀랍게도 200장에 가까웠다.

정리하고 줄였지만 그래도 좀 사진이 많아도 하나 하나 맘에 들어서 그냥..... 

 

 이런 광경때문에 문을 열고 부랴부랴 호수가로...

 

 여러 무리들이 계속 몰려 온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 온 호수 주변의 모습.....

                호수 앞쪽은 얼어 있는 상태이고 반대편에 조그맣게 물이 녹은 곳에 거위들이 몰려 있다.

 

              또 한 무리들이 다가온다.

 

               호수가 얼어서 빙판위로 위태롭게 착륙 시도...

 

             빙판에 스케이트를 탄 듯이 내리면서 주~~욱 미끄러진다.

 

               얼음위로 서 있는 많은 새들의 무게때문인지 얇게 얼은 호수가 생각보다 큰 소음을 내고 있다.

 

                얼음 위로 녹은 물을 어렵게 마시고 있다.

 

               수면부터 녹기 시작해서 물을 마시기가 수월 해 보인다.

 

  앞에 보이는 오리는 힘겹게 착륙을 했는데 무슨 이유인지 저렇게 다리를 벌리고 한참동안 움직이지 않는다.

 

          10분 후에도 저러고 있다.  빙판위라 많이 추울텐데..

 

         새로 모여 들은 이 무리들은 안전하게 풀밭으로 착륙을 해서 물가로 행진 중...

 

                    언 호수 위에 서 있는 모습이 낯설게 보인다.

 

                 발이 시렵지도 않은지...

 

               왼편으로 호수가 녹아서 몇마리가 헤엄을 치기 시작했다.

 

              계속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뒷편부터 물이 녹기 시작하자 거위들이 그쪽으로 몰려 간다..

 

 곧 잔뜩 흐린 하늘에 멋진 format로 한 무리들이 나타났다.

 

 

이 무리들은 별 탈없이 호수에 무사히 내려 앉자 곡간이 갑자기 좁아졌다.

 

이 무리들 역시 바로 물을 마신다.

 

작은 무리가 또 하늘에..

 

아까 찾아 든 오리가 오른발을 심하게 절뚝거리면서 풀밭으로 올라 가기는 했는데.... 많이 안스럽기만...

 

호수의 오른편도 서서히 녹기 시작해서 착륙하기에 공간이 더 많은 그쪽으로 내려 앉는다.

 

                                                   어두운 하늘과 지붕 위로 날개를 푸득이며 위태하게 내려 앉는다.

 


발이 시린지 아니면 물을 다 마셨는지 풀밭으로 옮겨간다.

 

엄청 시끄럽게 또 한무리가...

 

이들은 한참 호수 주변을 맴돌면서 착륙지를 찾고 있는 듯...

 

호수 주위를 세바퀴를 이렇게 더 돌다가...

 

드디어 비좁은 녹은 호수 쪽으로 내려 온다....

 

온 힘을 다해서 날개를 움직이면서 impact를 줄이면서 내려 온다.

 

 

이들도 역시 일단 물부터 마신다...

 

자꾸 줄어드는 공간인데도 으러렁거리지는 않고...

 

집으로 가려 하는데 다시 하늘에 또 한무리가 등장....

 

얼음 위로 가까스로 미끄러지면서 내려 왔다..   보는 나까지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먼 길을 가려면 몸이 성해야 할텐데....

 

 

호수 면이 조금씩 녹아서 거울같은 호수에 반사된 앙상한 나무들...

 

마치 전투기의 무리처럼 또 나타나서 또 발목을 잡는다.    점점 손이 얼어서 셔터를 누르기도 어렵다.

 

어디로 내려 앉을까...   조심해라..

 

스산한 겨울 하늘을 배경으로 네마리의 거위가 자유 자재로 멋지게 날라 다니는 모습에 내 가슴까지 시원하다.

 

왜 그런지 이 녀석들은 한 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녀석들은 무려 10번 이상을 빠른 속도로 호수 주위를 맴돌더니...

 

드디어 다리를 벌리고 착륙 태세를 취한면서...

 

그러더니 조금 전에 도착한 거위들로 비좁은 틈으로 얼은 호수 위로 글라이딩을 하면서 착륙에 성공했다.

 

얼음물도 감지덕지한가 보다....

 

어둡게 드리워진 하늘, 서서히 불어대는 바람, 얼어붙은 호수, 그리고 먼 여정 중에 잠시 쉬고 있는 거위들,

앙상상 나무가지, 누런 풀밭.....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좋기만 한 나....

 

점점 얼음이 녹는지 헤엄을 치는 거위들도 더러 보인다..

 

미끄러운 얼음 위로 조심스레 뒤뚱거리는 모습보다는 유연하게 헤엄을 치는 모습이 편해 보인다.

 

헤엄치는 놈들과 얼음 위에 서 있는 놈들의 모습이 묘하기만....

 

얼음이 녹는 소리도 점점 커지고 모여든 거위들의 울음도 점점 고조가 되고 있다.

 

아니 또 ....   이렇게 여태 안 떠난 녀석들이 많았나...

 

얇게 걸치고 나와서 몸은 떨리는데 자꾸 몰려드는 녀석들이 내 발목을 또 잡는다..

 

마치 거대한 에어쇼에 온 것 같이 흥미진진하게 다양한 폼으로 묘기를 선사한다.

 

누가 미팅을 주선했는지 잘도 알고 척척 모인다...

 

너무 복잡해서 그냥 지나치려나...

 

계속 에어쇼 분위기로...

 

저 왼편에 한마리는 혼자 왜 뒤쳐졌을까....

 

서커스의 공중 곡예단원?

 

서로 어떻게 사인을 교환해서 멋진 라인을 만들까?

 

전투기 부대가 적을 폭격하려는 분위기기 물씬....

 

갑자기 왠 화투의 팔월 광? ㅎㅎㅎ

 

뒤 하늘 배경이 거위 녀석들의 묘기를 더 멋지게 연출 해 준 덕에 분위기 짱!

 

빠르게 이리저리 포맷을 바꾸면서 날라 다니는 녀석들을 보느라 이제는 목까지 뻐근...

 

야들아 제발 고만 가던지 아님 그냥 내려 오너라.......  춥고 목도 아프니..

 

기특하게도 말귀를 알아 들었는지 내려 올 태세다..

 

우선 내릴 장소 물색부터...

 

밑에서 바라보니 참 날렵하기도 해라..

 

계속 빙빙 돌기만 한다. 니들은 어지럽지도 않니?

 

앗!!   반대편에서 또 한팀이 떼거지로 몰려 온다...

 

이제는 카메라도 진이 빠지는지 배터리의 빨간 신호를 보내 온다.

 

 

 

 

먼저 한 팀이 얼음 위에 smooth landing을 위해서 안간힘을 쓰면서 내려왔다.

내려 오다가 밑에 있는 녀석들과 부닥칠까 조바심이 나서 손에 땀까지 날 지경이다.

 

후에 등장한 무리들이 가까스럽게 별다른 충돌 사고 없이 사뿐히 내려 앉는다.

얼음위에서 약 60-70 cm 정도 슬라이딩도 하면서 잘도 내려 온다.

 

3-4분 동안 계속 위태스럽게 착착 내려 오는 모습에 스릴감도 점점 더해가기만..

 

드디어 다 자리를 잡고 한참만에  주위가 고요해졌다.

 

춥고 이제는 배도 고픈데도 내 특유의 호기심이 발동해서 도대체 몇마리나 되는지 세어 보았다.

249 마리...

 

생각지도 않게 수많은 거위 녀석들이 긴 여행 길을 떠나기 전에

겨울 오후 집뒤의 호수가에서 펼쳐진 멋진 에어쇼를 전세 낸 것처럼 나 홀로 잘 구경하느라

춥고 배도 고팠지만 기분만큼은 저 녀석들처럼 하늘을 날 것 같이 가볍고 신이 났다.

 

부디 한마리의 낙오자 없이 무사히 목적지에서 겨울을 잘 나고

봄에 다시 만나기를 기원하면서 한시간 15분 만에 집으로 들어 가서

따땃한 벽난로 옆에서 뜨거운 핫 코코아를 호호 불면서 마셔댔다.

 

 

Farewell & Bon Voyage ~~

 

 

 

music: imagine

played by ofra harnoy

from helen's cd coll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