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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me...Helen/헬렌의 부엌에서

올해도 역시 김장을.....

by Helen of Troy 2009. 12. 4.

 

 

 

 

지난 20년을 해 오던  김장을 올해는 차일 피일 미루어 왔다.

 

우선 식구 중에 김치를 먹는 사람은 고작 우리 부부이고,

11월 말 2주 내내 세번의 공연으로 몸도 피곤하고,

한국 수퍼만이 아니라 일반 수퍼 마켙에 가면 사시사철 싱싱한 배추 무가 나오기도 하고,

그많은 김치를 오랫동안 보관 해 둘 김치 냉장고도 없고,

그리고 올 겨울에 유난히 늦게 온다는 핑게 아닌 핑게까지 들먹이면서

김장을 한 해쯤 안하고 버틸 궁리만 하고 있었다.

 

며칠 전에 막내딸의 공연까지 끝나서 모처럼만에

느긋하게 이것 저것 제대로 챙긴 한식을 먹으려고 오후 내내 부엌에서

오물조물 밑반찬과 나물 몇가지를 새로 처음 오픈한 우리집 간장을 넣고 무치다가

갑자기 새로 막 버무린 김장김치가 먹고 싶어졌다.

거기다가 이미 담아 놓은 김치 세가지가 바닥에 가깝기도 해서

그래서 할 수 없이 또 김장배추, 무, 총각무를 커다란 박스로 사 들였다.

평소보다 반만 하려고 했는데 늘 사람잡는 "이왕 하는데...."라고 옆에서 부추기는 바람에

잠깐 맘이 동해서 결국 동치미만 빠지고 배추와 총각무 김치는 작년과 같은 수준으로 또 담고 말았다.

 

성가시고 힘은 들어도 커다란 Tupperware 에 다섯 박스에 그득 채운  김장김치를 보니

밀린 숙제를 한듯이 너무도 개운하고 내 자신이 대견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김장을 할 때면 넉넉히 무채 속을 만들어서

생굴과 갓을 많이 넣고 두었다가 배추 속을 살짝 소금에 저렸다가

싸 먹는 것을 무척 좋아해서 김장 외에 따로 넉넉하게 무쳐서 뜨거운 밥과 함께 먹으니

김치 담느라 고생한 피로가 싹 가시는 듯 했다.

혼자 먹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에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가깝게 사는 친구에게

술병 들고 놀러 오라고 꼬드겨서 술안주 삼아서 또 먹고 잤더니 

다음 날 팅팅 부은 얼굴로 일어났다. 

 

무채 양념에 싱싱한 생굴을 넣고..

 

물이 생기기 전에 밥에 비벼 먹기도 하고 술 안주로....

 

 

살짝 소금에 저려서 아삭아삭한 배추에 버무려서 만든 겆절이 김치...

 

 생뚱맞게 Pasta 그룻에 담았지만 담백하고 고소하다...

출출하면 젓가락들고 오세요.

 

 

김장을 끝냈으니

나의 월동준비도 거의 끝나간다..

아~~~  참 뿌듯해다....

이제 쿠키나 슬슬 만들어 볼까나...

 

 

 

 music: Mal por Mal, sung by Deolinda

from helen's cd coll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