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Travel Log/캐나다

캐나다 퀘백 이야기 2 (아브라함 평원과 전투)

by Helen of Troy 2010. 5. 14.

지금 돌이켜 보면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밑도 끝도 없이 오만데 호기심도 많고, 

방랑벽끼가 다분히 많았던

나는 대학생 시절에는 성인이기에 주어진 자유와 긴 여름방학동안 

이미 정식으로 엔지니어로 일을 했고,

또한 학기 중에는 피아노 레슨을 해서 비싼 등록비를 내고, 

책까지도 사고도 아직도 두둑한 주머니 사정으로

기회만 닿으면 집시처럼 잘도 떠 돌아 다녔다.

우연스럽게도 (아님 필연인지도) 대학교 졸업 후에  

첫 취직 자리가 세계 여러 나라로 출장이 매우 잦은 일을 하게 되면서

덕분에 내 돈 들이지 않고도 공식적으로 세계 구석구석을 돌아 다니면서 

그 방랑벽이 계속 이어졌다.

이번에 방문 한 케백 역시 맘이 내키면 살고 있던 토론토에서 6시간 거리인 몬트리올,

그리고 몬트리올에서 다시 3시간 거리의 퀘백을 

맘이 내키면 작은 가방만 하나 매고 훌쩍 갔다가 돌아 오곤 했던 도시였다.

 

5월 초에 가족과 거의 20년만에 다시 찾아 간 퀘벡시티는

나의 젊은 시절의 추억을 여전히 되살려 주는  아름다운 도시로 나를 반겨 주었다.

20대와 30대에는 그저 유럽풍의 아기자기한 건물들과 내 취향에 맞는 카페, 건축, lifestyle,

그리고 왠지  영어권의 토론토에서 느끼지 못하는 

낭만적이고 퇴폐적인 분위기가 주로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면

이번에는 나의 눈, 귀, 입, 코만이  아니라 가슴 속 저 밑바닥까지 전해오는 아름다움에

마치 전혀 다른 도시에 처음 와 본 듯이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 왔다.

 

우선 케백시티의 오래 된 동네에 차를 어렵사리 주차를 해 두고,

유서깊고 파란만장한 스토리가 배인 Plains of Abraham 쪽으로 걸어 가 보았다.

아주 운이 좋게도 마침 이 곳에서 251년인 1759년에 

몇달간에 걸쳐서 터진 영국군과 불란서 군대 사이의 전투와

그때의 주변상황을 재현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주어진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은 나는 야호 하고 환성을 지르면서

카메라의 배터리가 나갈 때가지 셔터를 눌러 대었다.



 

저 밑에 세인트 로렌스 강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서

불란서 군인으로 분장한 사람들이 그 당시처럼

예전 총과 대포로 훈련과 전투를 재현하고 있는 모습에 눈길이 먼저 가서 보고...



 

 

일명 "Jaque" 나고 자칭하는 정착 농민들의 모습으로 분장한 아저씨가

그들의 일상을 맛깔스럽게 재현 해 주고 있다.

수많은 불로거를 위해서 포즈를 취해 달랬더니 기꺼이 이렇게 응해 주었다.



 

불란서 식민지가 된 뉴 프랑스 땅에 선교, 교육, 

그리고 의료활동을 하러 많은 선교 단체에서

수도자들과 성직자들이 불란서 본토에서 파견이 되었다.

그 당시의 수녀님 복장으로 분장한 사람이 당시에 사용되었던 

의료 기구들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불란서 본토에서 이주한 귀족 출신으로 분장한 배우들이

당시의 식민지의 상류층의 상황들을 재현하는 모습이다.

안타깝게도 부족한 내 불어 실력으로 정확한 내용을 옮기지 못해서 무척 유감이다.



 

 

이 젊은 청년은 civil servant 역할을 맡았다.



 

 

불란서 포병들은 여전히 한시간이 넘도록 많이 모인 관광객들의 관심 속에 계속 재현하고 있다.

날씨가 따뜻해서 더워 보인다.



 

한 쪽에서는 북을 치는 고수가 전투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앞의 지휘관의 명령대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군인들...



 

The Plains of Abraham (아브라함 평원) 공원 입구에 있는 

자세한 안내판이 관광객을 맞고 있다.



 

적군의 움직임을 망을 볼 수 있게 지어진  마르텔로 타워(Martello Tower) 모습.

원래 이 곳에 4개의 망루가 세워졌는데 아직도 높은 강 둑에 세개가 남아 있다.



 

타워 바로 옆에서 불란서 포병들이 훈련하고 있다.



 

좁은 층계를 타고 안으로 들어서니 아래층에서

그 당시 사용하던 여러가지 대포들을 소개하고 있다.



 

 

좁은 망루 안에도 군인들이 잘 수 있게 bunk bed 놓여 있다.



 

이층에는 그 당시 같은 자리에 대포가 여전히 강을 타고 쳐들어 오는 영국군을 향해 있다.



 

불란서 군인으로 변장한 아름다운 아가씨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쳐다 보는 아이들에게

당시에 사용되었던 총들을 보여 주기도 하다가 

갑자기 진짜로 방아쇠를 당기기도 해서 실제상황을 방불케 했다.



 

타워 옆에 그 당시 사용되던 대포가 놓여져 있다.

대포 밑에 바퀴들이 달려서 쉽게 옮길 수도 있고 방향을 바꿀 수 있게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캐나다 내륙의 안보와 방어에 많은 공헌을 한 마르텔로 타워 앞에 배경 설명이 쓰여져 있다.



 

한편 공원의 반대편에서는 영국군들이 그때 상황을 재현하고 있는 모습을

티비 방송국에서 나와서 취재를 하고 있었다.

영국군의 사기를 북돋아 주었던 bag pipe을 연주하는 모습..



 

영국군들이 사용했던 대포와 그들의 복장이 보인다.



 

불란서의 색깔이 블루인 반면에 영국군은 빨간색이 묘한 대비를 보인다.

당시 군인들이 장작을 패서 캠프 파이어를 피고 음식을 해 먹던 상황을 재현하고 있다.

관광객들의 질문에 일일히 정성스레 답변해 주기도 하고...

호기심 많은 나도 질세라 질문 하나...

몇달동안 이어진 긴 전투 기간 동안 당시 어떤 음식을 먹었으며

어떻게 조달을 했는지 ...



 

이 길을 사이에 두고 강에 가까운 곳에 불란서 군인들이 강의 상류쪽으로 

접근 해 오는 영국군을 기다기로 있었고,

배를 타고 올라 온 영국군은 몇달간 포위(siege)를 하고 있어도

그리고 워낙 뚫기 어렵다고 소문난 강둑 위에 높은 곳에서 느긋하게 진을 치고 있던

불란서 군인들을 내몰지 못하다가 추워지면 강이 얼면서 

꼼짝없이 옴짝달싹 못할 처지에 있던 영국군은

마침내 7월의 밤 사이에 견고한 요새의 정면돌파 보다는

사진의 왼쪽 방면에서 후면을 공격해서 어렵사리

이 전투에서 승리를 할 수 있었다.

참고로 이 전투는 역사 상에 중요한 전투들 중에 하나인데

전투 상황을 지금 읽어 보아도 흥미진진하다.



  

아브라함 평원 주위의 지질과 지형을 설명하는 지도이다.

케백의 단어 뜻대로 강의 폭이 좁아지는 지형을 잘 볼 수 있고

참고로 위에 보이는 The Canadian shield 는 이 지구 상에서 제일 오래 된 땅덩어리이며,

아래 보이는 아팔레이션 산맥도 오래 된 지형에 속한다.

캐내디언 쉴드 지역은 북미에서 제일 먼저 해저의 땅이 바다 위로 치솟은 지역으로서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된 암석들로 구성 되어 있다.

4-5 백만년 사이에서 오십만 년전 지구의 Pre-Cambrian Era 중에 형성 된 화강암들이

땅위로  서서히 솟아서 열과 압력으로 변성암으로 변해서 오랜 세월동안 침식되어서

캐나다의 서부의 험한 지형의 로키산맥보다 훨씬 낮으막한 지형이다.



 

이 공원의 입구에서 서쪽 방향에는..


 

 아직은 이른 봄이라서 가지만 앙상하지만,

100년 가까이 된 아름다운 고목들이 즐비한 길이 나온다.



 

 그 고목 뒤로 쟌 다르크(Jean d'Ark or Joan of Ark) 의 동상이 있다.

큰 애는  열심히 어린 나이에 모국을 구한 그녀의 사진을 찍고

엄마는 대견하게 혼자서 제 힘으로 (경제적으로나, 학업으로나) 

훌륭히 마친 딸의 모습을 담고...



 

 250년 전에는 영국과 불란서 군대들이 몇달간 팽팽하게 피비린내 나는 전투가 벌어진 바로 이 장소에는

이제는 퀘백 시민들과 캐나다 전역을 비롯해서 타국에서 방문한 여러사람들이 

세인트 로렌스 강이 시원하고 바라보이는 이곳에서 편히 쉴 수 있는 

쉼터이자 안식처가 되었음이다행스럽기도 하지만 

여기서 피를 흘리고 숨진 많은 젊은 청년들의 불쌍한 영혼들을 생각하면 무척 짠하기만 하다.   

나도 모르게 저절로 그들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서 기도문이 입에서 흘러 나왔다.



 

저 위의 사진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이동하면 높은 강 둑에서 시원하게 세인트 로렌스 강이 내려다 보인다.

이 강은 캐나다의 오대호와 대서양을 잇는 거대한 강으로서,

킹스턴 도시에 가까운 온타리오 호수에서 시작되어서 몬트리올, 트로아 리비에르와 퀘백시티를 거쳐서

세계에서 제일 큰 강하류의 서식지(estuary)를 끝으로 광활한 세인트 로렌스 만을 마직막으로

대서양으로 흘러 내려 간다.

캐나다에서 두번째로 긴 이강의 길이는 약 3000 km 에 달하고 있어서 오대호를 포함해서

1,000,000 제곱 km 를 자랑하는 세계에서 제일 거대한 수원지 (fresh water system)의 일부로서

점점 늘어가는 인구와 산업화로 고갈되기도 하고, 심각하게 오염된 물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는 요즘에

캐나다가 보유하는 제일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기도 하다.


 

나의 끊임없는 상상력이 발동하면서

머지않은 미래에 이 중요하고 모자라는 수자원 쟁취로

이 곳에서 다시 여러나라가 으르렁거리며 한판 붙을 것 같은 예감을 떨칠 수가 없다.


 

 아브라함 평원에서 이렇게 강을 끼고  침공할 적군에 대비 하던 성벽이 이어지고 있다.

그 성벽 바로 밑으로 강을 따라서 사람들이 편하게 산보를 할 수 있도록 산보 길을 향해서....

 

 


 

to be continued.......

 

 

 

music: arabesque by debussy

from helen's cd b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