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몬튼 도시를 남 북으로 가로 질러서
캐나다 서부의 대평원에서 제일 긴 강인 사스카추언 강이 흐른다.
그래서 우리 도시에도 서울처럼 강북과 강남이 있는 셈이다.
에드몬튼 시를 가로 지르는 사스카추원 강의 북쪽과 남쪽
양쪽 다 강을 따라서 수백 킬로 미터에 달하는 산책로와
17개의 크고 작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서
시민들이 자전거나 롤러 블레이드를 이용하거나
조깅을 하거나 여유있게 산책을 할 수 있다.
일주일 중에 유일하게 쉬는 날인 금요일에
마침 날씨도 3주만에 처음으로 활짝 개어서
알버타 대학교에 인접해 있는 Emily Murphy Park으로 발을 돌렸다.
강남에서 바라 보이는 강북의 시내 모습..
에밀리 머피 공원의 주차장에서 강 사이에 있는 좁은 산책길...
산책길에서 보이는 강북의 에드몬토 시내...
거의 한달 내내 비가 와서 수위가 높다..
강 바로 옆길에서 올라오면 좀 더 넓고 평평한 산책로가 나온다.
이렇게 강의 남쪽을 끼고 산책로가 있고...
오른편으로 발을 돌려서
이런 층계로 올라 가서
좁다란 샛길도 지나고..
강을 뒤로 하고..
층계를 더 올라 가고..
낙엽이 바람에 휘날리는 길을 걷기도 하고,
비가 와서 길이 약간 질척거리기도..
기파른 길도 지나고...
마지막 남은 계단을 뛰어 올라가고..
아무렇게 계단에 딩구는 낙엽도 참 아름답다.
휴유~~ 드디어 오른편에 알버타 대학교 캠퍼스가 나온다.
강이 흐르는 왼쪽에도 넓고 편안한 자전거 길이 또 있다.
이 길을 한동안 걸어 가다가 다시 강가로 내려 가 보았다.
마침 점심시간이어서 조깅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몸이 불편하셔서 휠체어를 탄 할머니와 정겹게 대화를 나누면서 느긋하게 동행하는 분도 계시고..
간간히 들려 오는 웃음소리가 적적한 이 길에서 들으니 참 좋다..
뭔가에 항상 쫓기면서 살다가 내 발자국 소리와 간간히 들리는 새소리만 들리는 한적한 곳에서
조용히 아무 생각없이 걷는 시간이 즐겁다.
도시와 강이 대평원에 위치해서 지평선이 자주 보인다.
100만명 인구가 산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한적해서 시내 가운데가 아니라 마치 깊은 산 속에 와 있는 듯 하다.
자연스럽게 비스듬히 누운 나무마저 여유롭다.
쌩쌩 달리는 사이클리스트도 ..
이렇게 이 산책로에는
천천히 걷는 사람,
잰걸음으로 팔을 휘둘면서 빠르게 걷는 사람,
휠체어를 타고도 여유를 부리는 사람,
건강하고 보기 좋은 근육으로 힘차게 뛰는 사람,
자전거로 신나게 달리는 사람.....
나처럼 두리번 두리번 기웃기웃 참견하고 다니는 사람,
벤치에 앉아서 쉬거나 책을 읽는 사람,
피크닉 테이블에서 점심을 먹는 사람,
혼자 걷기도 하고,
둘 셋이 동행하는 사람들...
마치 인생이라는 긴 여정 길에
종착역을 향해서 각각 다른 모습으로 다가 가는 우리네 모습이 연상이 되기도 한다.
그룹이 함께 피크닉과 바베큐를 할 수 있는 곳도 있고..
흐르는 강물을 보면서 쉴 수 있는 벤치..
도시의 대부분의 벤취는 이 곳을 생전에 좋아했던 망자를 기리는 가족들의 기부금으로 마련된다.
강가의 침엽수들은 여전히 푸르고...
공원 곳곳에 이렇게 불을 피어서 고기를 구울 수 있는 화덕, 테이블 그리고 휴지통이 마련 되어 있어서 쉽게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
강가의 공원에는 2시간동안 무료로 주차할 수 있도록 주차시설도 있다. 저기에 내 차도..
닐씨가 너무 좋아서 점심도 거르고 이 공원과 바로 인접 해 있는 다른 공원으로 잠시 차를 몰고 이동해서..
130 헥타르 크기의 Howrelak Park에 가서..
초등학교에서 한나절 소풍을 나왔나 보다..
커다란 호수가 있다. 여름엔 카누나 발로 움직이는 보트를 타고 겨울에는 스케이트를 타는 곳이다.
호수가에는 곧 남쪽으로 날아가야 하는 캐나다 기스(Canada Geese) 들이 따뜻한 햇살을 받으면서 쉬고 있다.
오리와 갈매기 그리고 기스들이 유유히 호수가를 누빈다.
단풍이 들기 시작한 나무가 아름답게 서 있고..
빈 보트들이 한가하게 손님을 기다리고...
가을의 정취가 들기 시작한 호수 주위...
꼬마 녀석들이 한줄로 선생님의 뒤를 쫓아 가면서 신나게 떠들면서 걸어간다.
나라도 이렇게 멋진 가을 오후에는 답답한 교실보다 여기가 백배 더 좋을 것 같다.
주차장에는 두대의 스쿨버스가 아이들을 기다리고...
녀석들의 책가방들이 테이블에 쌓여 있고..
나이드신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나무 뒤에 있는 강을 내려다 보고 계신다.
강가의 나무들이 이쁜 때때옷으로 갈아 입기 시작햇다.
강을 따라서 여기에도 이런 산책로가 있다.
엄마와 서너살 되 보이는 아들이 산책로를 걸어 가고
야생동물에게 먹이주기가 불법인데도 불구하고 이 노부부는 열심히 캐나다 기스에게 먹이를 나누어 주고 있다.
아마도 이래서 철새들이 점점 상주하는 새로 변해 가나 보다.
두시간 반을 돌아 다녔더니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파서 이 벤치에서 잠시 쉬었다가 집으로...
North Saskatchewan River(노오스 사스카추언 강)은 로키산맥의 콜롬비아 빙하에서 녹은 물이 시초가 되어서 알버타 주의 수도인 에드몬톤을 거쳐서 사스카추언 주의 Saskatoon, North Battlefield Prince Albert 를 통과한다. 프린스 알버트에서 약 30 km 떨어진 지점에서 South Saskatchewan 강과 합류를 해서 계속 동쪽으로 Manitoba 주로 흘러 들어가서 이 강의 종착역인 바다처럼 넓은 위니펙 호수(Lake Winnipeg)까지 장장 1300 km 거리를 거쳐가서 서부 캐나다에서 주요한 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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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at the river by robert rowry
sung by terfel
from helen's cd 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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