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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About me...Helen/헬렌의 일상에서

동네 양로원에서 가진 피아노 연주회 1

by Helen of Troy 2011. 6. 17.

 

 Deveonshire 양로원

 

매년 일년에 4-5번씩 우리 동네에 있는 양로원에서

가르치는 학생들과 함께 피아노 연주회를 가집니다.

지난 4월에 열렸던 Kiwanis Festival 처럼 음악 경연대회나

지난주부터 시작해서 이번 주 내내 열리는 Royal Conservatory 공식 등급 시험처럼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등수에 들거나, 평가점수를 받아야 하는 딱딱하고 공식적인 행사가 아닌

6월 초여름에 동네에 있는 양로원에 가서 어린애들만 보면 그저 싱글벙글 좋아하시는

양로원의 나이 드신 분들과 학샐들의 가족과 친척들을 모시고 비교적 부담도 적고 편안한 분위기에

몇달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하는 날이어서

선생인 나도 아주 편하고 즐거운 맘으로 학생들의 연주를 즐기는 공연이었습니다.

 

양로원에서 가지는 연주회는 양로원의 점심 시간 후에 가지는 Tea Time 시간에 주로 열리고,

아무래도 뭄이 불편하신 나이드신 분들이 많아서 연주시간을 1시간 안에 끝내는 것이 바람직해서

올해도 6월 5일과 6월 11일 두번에 나누어서 공연을 했습니다.

 

 

 지은지 4년정도 되어서 새로운 이 양로원은 내부 시설도 좋고, 양로원 내에 여러가지 레크리에이션도 많고,

의료진을 포함해서 여러 부대시설도 잘 갖춘 양로원인데

우리 집에서 걸어서 10분이면 가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기도 하다.

 

 로비를 들어서면 천장이 투명한 자재로 되어 있어서 아주 밝고 탁 트인 디자인으로 시원하게 느껴진다.

비교적 신설 양로원이라서 이번에 이곳에서 첫 공연을 가지게 되서 평소보다 일찍 도착했는데도 처음이어서 많이 설레인다.

 

로비 왼쪽에 커다란 식당옆에 있는 Tea Room 에는 두분의 직원들이 피아노 리사이틀 중에 가질 티 타임을 위해서

이쁜 테이블보도 깔고, 요즘 잘 보기 힘든 고풍스런 우아한 찻잔을 분주하게 세트하고 계셨다.

한 테이블에 찾잔을 6개씩 올려 놓았는데 각기 디자인과 색상이 다 다르고, 거의 다 antique 수준이며

모두 다 누군가가 기부를 한 것이라고 한다.

 

평생 욕심없이 사시던 친정엄마의 유일한 취미가 가끔씩 이렇게 이쁜 찻잔을 모으셨는데

생전에 이 잔과 똑같은 잔에 차를 마시던 엄마가 이 찾잔을 보자마자 생각이 나서 갑자기 당황하고 눈물이 핑 돌았다.

 

처음 이곳을 찾는 학생들과 학생들의 가족들을 맞이하기 위해서 다시 로비로 걸어 나와서,

저 소파에 앉아서 잠시 정신을 가다듬고 공연시간 2시 10분 전에 학생들이 상기한 얼굴로 속속히 도착하기 시작했다.

로비에서 10년 이상 알고 지내는 부모님들과 인사를 하면서 담소를 하는데

티룸에서는 테이블과 의지 세트가 끝나고, 여러가지 차와 다과가 준비되었다고 직원이 알려 주셔서 모두들 들어가지 자리를 잡고 앉기 시작했다.

 

양로원에 계신 분들도 휠체어를 타고 지팡이를 집고 천천히들 모이시기 시작한다.

 

양로원 관계자의 짤막한 환영인사에 이어서

일년에 적어도 7번씩 오랫동안 해 왔지만 여전히 땀이 나는 나의 첫 인사말을 한 후에

드디어 오늘의 연주회가 시작되었다.

 

 

연주회가 바로 끝나고 골포대회에 출전해야해서 첫번째 연주를 하는 William

aks 4살부터 레슨을 받기 시작해서 8년차 학생이어서 연주회 참석도 적어도 20번 이상이어서 베테랑급이다. 

올해 페스티발에서 장학금을 받아서 엄청 어깨에 힘주고 다닌다.

연주곡은 Hook의 소나티네와  Krebs 의 Burlesca

오늘 중요한 시험을 보았는데 결과가 많이 궁급하다.

한달 전에 미리 답사를 와 보니 누군가가 기부한 이 피아노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서

부랴 부랴 아주 바빠서 예약하기도 힘든 내 고정 죠율사를 자비르 들여서 연주회 하루 전에 겨우 조율을 하고 손을 본 덕분에

다행스럽게도 소리가 제법 괜찮았다.

 

 

Joshua...

삼형제가 다 레슨을 받는데 둘째인데 축구의 달인이고, 모든 스포츠를 종아해서

늘 온 몸에 상처투성이인데 다행히 손은 다치지 않는다.

Kuhlau의 소나티네 & Joplin의 Maple Leaf Rag

 

 

보통 리사이틀과 달리 노인분들이 차를 마시면서 나지막하게 대화도 나누시면서 연주를 감상하신다.

 

Isaiah 의 진지한 연주 모습

위의 Joshua의 형이고 완벽주의자라서 늘 자신의 연주를 못마땅 해 하는데

오늘은 휼륭한 연주를 해서 본인도 만족해 했다.

연주곡: Clementi 의 소나티네 와 영화 Star Wars의 주제곡

 

삼형제의 막내인 Jaden

6살인데도 형들과 어깨를 겨룰만한 기량이 벌써 보이는 재주와 애교가 넘치는 꼬마이다.

레슨 후에 뇌물성이 담긴 캔디와 스티커에 목을 매고 있기도 하다.

연주곡: Tarantella, Lunar Ecipse

 

 

Adnan

만 다섯살부터 피아노를 시작해서 3년간 피아노 레슨을 하면서

나이에 비해서 한시간의 긴 레슨시간동안 1분도 한눈을 팔지 않고 너무도 진지하게 레슨에 임해서

나는 일부러 장난을 걸고는 해도 잘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예상한대로 단 한번의 실수도 없이 훌륭한 연주를 선사했다.

타고나 집중력과 성실성으로 8살인데도 연습 해 오라는 주문이 많든 적든 꼭 연습을 해 오는 아주 기특한 녀석인만큼

4살 위인 형을 바짝 쫓고 있어서 요즘 형이 반짝 긴장하고 있다.

연주곡: Burgmueller의 Ballade and Fuchs' Timid Little Heart

 

 

susie...

내성적인 성격이라서 리사이틀 전에 많이 떨린다고 걱정과는 달리 차분하게 잘 연주하고 있다.

연주곡: Gurliett의 Sonatina & Rebikov의 Valse Miniature

 

티 타임이기도 한 시간이라서 두분의 직원들이 열심히 따끈한 차를 대접하신다.

 

Hannah..

너무도 조요한 성격이라서 묻는 말에 그저 고개로 대답하는 아가씨이지만

웅변공부도 하는 당찬 아가씨이기도 하다.

연주곡: The Elegant Toreador and In my dreams

 

Mazzen

12살의 이 개구장이 녀석은 1학년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했으니 햇수로 벌써 7년째인데

레슨을 하러 오는지 나와 놀려고 오는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늘 할 얘기도 많고 호기심이 많은 녀석인데

위의 Adnan 의 형이기도 한데 동생의 빠른 추격에 큰 위협을 느꼈는지 평소보다 열심히 연습을 한 덕분에

4월에 열린 페스티발에서 장학금을 받기도 해서 일단 형의 자존심을 지켰다.

어제 시험을 잘 치루었기를...

연주곡: Three Blind Mice by Thompson & Kuhlau's Sonata

 

James

이 녀석은 3년째 피아노를 배우고 있는데 첫해는 툭하면 레슨을 고만 두겠다고 때를 쓰면서 피아노 대신 게임을 엄청 좋아하더니

3년이 지난 요즘은 악랄한 선생탓에 아예 포기를 했는지 아니면 피아노에 재미를 붙였는지 1년 내내 피아노를 그만 두겠다는 말은 쑥 들어갔다.

나의 레슨 모토는 무엇이든지 오래 버티면서 배우다 보면 멀리 높이까지 간다로 밀어 부치는 주의라서

달래기도 하고, 따끔하게 야단도 치고, 뇌물도 서슴치 않고, 애원도 하면서 몇년간 함께 지지고 볶다 보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평생동안 음악과 피아노와 함께 할 수 있게 되어서 많은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

연주곡: Witches and Wizards & All Aboard!

 

 

Elise

모델같이 키도 늘씬하고, 얼굴도 이쁜 이 아가씨는 대학교에 재학 중인데도

Royal Conservatory 의 최고급인 Level 10 이 목표를 두고 있어서 아직도 레슨을 계속 해 왔고,

이번 연주회로 내 곁을 떠나게 되어서 많이 섭섭하기만 하다.

이날 같이 온 엄마와 외할머니 두분 다 음악선생님이시기도 한 점이 특이하다.

오늘 12년간 배운 피아노의 결산인 시험에 좋은 성적을 거두었기를 바래 본다.

연주곡: Sonata by Beethoven, Mendelsshon's Lied Ohne Worte and Piazolla's Milonga

 

Sarah

위의 Hannah의 언니인데 이 아가씨도 엄청 조용해서 목소리를 잘 들을 기회가 없지만

학교의 최고 우등생답게 열심히 레슨에 임하고 있어서 가르치는 선생인 나는 편하다.

연주곡: Dance by Shostakovich and Gurlitt's Sonatina

 

 

Kasey

늘 발고, 애교도 많고 멋쟁이이기도 한데 오늘도 복장이 눈에 뜨인다.

노래 실력도 아주 좋아서 얼마 전에 커다란 하키 게임 시작할 때 캐나다 국가를 솔로로 부르기도 해서

노래도 함께 배우고 있는 재주꾼이다.

책임감도 강하고 똑부러지는 성격이라서 두살 더 많은 개구장이 오빠를 늘 누나처럼 챙긴다.

연주곡: Sonatina by Clementi and Minuet by Petzold

 

 

Michelle

요즘 부쩍 눈에 뜨이게 커서 예비숙녀 티가 난다.

성격이 늘 낙천적이고 순진해서 연습 안 해 왔다고 윽박지르고 때로는 협박을 해도 늘  헤헤헤 거린다.

연주곡: Sonana by Hayden and Monkeys in the tree by Berlin

 

 

Evan

위의 Kasey의 오빠인데 늘 동생한테 지적을 받곤 하는데 전혀 개의치 않고 웃어 넘기곤 좋아하는 책에 빠져 버린다.

체구가 작은데도 에드몬톤 시내의 배디민튼에서 우승한 전력이 있는 녀석이다.

내가 두번째 피아노 선생님인데 피아노가 싫다고 3년쯤 쉬다가 다시 피아노를 시작하느라

피아노 수준도 동생보다 오히려 뒤떨어져도 역시 상관 안하고 늘 낙천적으로 불평없이 1년 내내 열심히 레슨에 임해서

이날 좋은 연주를 해서 별 기대를 안한 부모니들이 큰 상을 받은듯이 많이 기뻐했다.

연주곡: Sonatina by Beethoven and Musette by Bach

 

 

Hannah

이 연주회에 제일 멋지고 이쁜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서 할머니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주말이 토요일 아침 일찍 레슨을 해도 늘 연습도 잘 해 와서 레슨에 임하는 기특한 아가씨이다.

연주곡: Sea Chanty

 

Jaehun

덩치가 크고 으젓하지만 12살 된 이 친구는 6살때 부터 지금 7년차 학생인데

타고난 재능과 그리고 음악을 즐기고 사랑하는 마음과 꾸준한 연습 덕택으로

늘 연주회의 단골 마지막 연주자로서 감명깊은 연주로 유종의 미를 거두게 해 준다.

올해 페스티발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오늘 역시 큰 시험을 치루는데 십중팔구 좋은 성적을 냈을 것을 믿는다.

연주곡: Rondo by Beethoven

 

학생들의 꾸준한 연습과 노력,

부모님들의 헌신적인 뒷바침,

양로원 측의 배려로

이렇게 올해 양로원 연주회를 성공리에 잘 끝낼 수 있어서

뿌듯하고 행복한 오후였다.

 

양로원에서 제공해 준 다과와 음료수를 먹고

단체사진도 찍고, 잘 했다고 칭찬도 아끼지 않고 해 주면서 담소를 하다가

밖으로 나오니....

여전히 6월의 오후는 눈 부시게 맑고 상쾌했다.

가슴 졸였던 연주회는 잘 마쳐서 저 하얀 구름처럼 날아 갈 듯이 가볍기만 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옆에서 나를 도와주러 바쁜데도 기꺼이 와서 뒤에서 소소한 일까지 챙겨 준 큰딸과 함께

가까운 카페에 가서 느긋하게 라테를 함께 마시면서 남은 오후 시간을 보냈다.

 

 

 

이어서 일주 후인 6월 11일에 

다른 양로원에서 열린 연주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