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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About me...Helen/헬렌의 일상에서

서당개 생활을 3년을 하고 보니....

by Helen of Troy 2011. 4. 30.

 

부활절 카라

 

정확하게 만 3년 전 3월 말에 아이들의 봄방학을 이용해서 11일간 한국을 다녀 온 후에

별 생각도 계획도 전혀 없이 친구따라 강남 가는 기분으로 덜컥 블로그를 이 곳에 열었다.

당시 유일한 목적은 한국에 계신 식구들과 친척분들에게 우리집 식구의 안부와 근황을 쉽게 정기적으로 전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에 방을 열어 두기는 했지만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하는지는 전혀 감이 없어서

개설한지 한달 반 동안은 빈방을 채울 생각보다는 여기 저기 남의 방을 기웃거리기만 했다.

 

40년 이상의 오랜 외국생활에 한국에서의 학력도 고작 국졸로  버벅거리는 한글 실력에.

지금과 달리 인터넷이 없고 한인교포가 많이 살지 않을 때의 외국생활로

그 사이에 정말 기하급수적으로 급히 변해 가는 한국의 사정이나 문화나 성향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거기다가 모양새는 그럴듯하게 IT 엔지니어지로 오래 일을 하면서 컴퓨터로 밥벌이는 해 보았지만

게임이나, 블로깅이나, 친교나 취미 등을 목적으로 컴퓨터로 레크리에이션이나 재미의 대상으로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고,

2년 전까지만 해도 휴대전화도 없고(현재도 거의 쓰지않지만), 인터넷을 이용한 facebook, twitter 블로그 카페의 세계엔

관심도 없었고, 완전 컴퓨터나 인터넷에 문외한이던 내가 정말 멋도 모르고, 덜컥 블로그를 오픈한지

벌써 3년이 되었다는 사실이 거의 기적에 가까울 정도로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첫해는 열어 놓은 방에 무슨 글을 어떻게 올려야 할지 아이디어도 떠 오르지 않고,

늘 어설프고 부족한 내 한글실력으로 만들어진 글을 한글자판이 아예 없는 컴퓨터에 길지도 않은 글을

내 딴에는 열심히 오래 시간을 투자해서 어렵사리 타자를 쳐서 완성을 하고도 한동안 고민 후에 조심스럽게 [등록] 키를 눌러서 포스팅을 하곤 했다.

그 많고 많은 블로그 중에 어떤 경로를 통해서 내 방에 찾아 오는 자체가 내겐 정말 불가사의 했고,

어줍잖은 내 글을 읽고 댓글까지 달고 가시고 방문록에 인사도 남기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고맙기도 하고, 민망했다.

그 누군가에게  나의 개인 생활과 생각을 마치 들킨 것처럼 챙피하기도 했고 인터넷의 파워를 너무도 약간은 불안하기도 했다.

이렇게 여러가지 감정들이 하루에도 몇번씩 교차하면서 계속 밀고 나가야할지

아니면 속 편하고 부담없이 비공개로 혼자서 습작내지는 낙서장처럼 이 방을 꾸미고 싶은 유혹이 늘 따라 다녔다.

 

부활절 식탁을 장식한 카라..

 

나는 어려서부터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서 쉽게 새로운 것에 대해서 도전을 잘 하고, 일도 잘 저지르지만

또 그 새로운 일이 어느 경지까지 오룰떄까지 뚝심과 오기로 밀러 붙이기를 하면서 새로운 것을 습득을 해 오던대로

블로깅 역시 간단히 시작은 했지만 얼마 안가서 결코 간단치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왕 시작한 블로그를 비록 부족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과 재능을 바탕으로

캐나다에서의 일상과 그리고 생각과 취미와  느낌을 나름 진솔하게 알리면서 이 방을 채워 나가기로 맘을 먹고 블로깅 첫해를 보냈다.

 

그런데 불로깅을 시작한지 일년후에 전혀 예상치도 않게  다음 우수 블로거로 선정이 되었다.

말 그대로 정말 놀랠 놋자의 일이 아닐 수 없는 일이었다.

우수 블로거로 선정이 되었다는 소식에 기쁘다기 보다는 다양한 재주와 경험을 바탕으로 알차고 멋지게 채워진 기존의 많은 블로그를 제치고 

 다음은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어설프기 짝이 없는 이 방을 우수 블로그로 채택을 하게 되었는지 이해도 되지 않았고,

오히려 그 기준이 의심쩍어서 찜찜하기도 했고, 수긍이 가지 않기에 무척 당혹스러웠고, 민망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

 

 

블로깅 두번째 해는 첫 해보다는 음악 올리기, 사진 올리기 등을 혼자서 조금씩 터득 해 가며

한글 타자 실력도 프로 타자수처럼 신속하고 정확해져서 타이핑에 걸리는 시간을 많이 줄었고,

여전히 어려운 한글 맞춥법과 띄어쓰기도 웹사이트에서 다운로드를 받아서 혼자 공부도 하면서

우수 블로그다운 공간을 만드려고 내 나름대로 시간을 투자했다.

처음 시작 할때는 누가 혹시라도 방문해서 내 글을 읽을까 좀 두렵기도 하고 신기하기만 했지만

점점 조횟수에도 연연하게 되고, 조횟수에 그날의 기분이 좌우되기도 하고,

인연을 맺은 분들의 발걸음이 뜸해지면 서운하기도 하고, 혹시나 내가 실수를 하지 않았는지 살펴보기도 하고,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덜 받는 온라인상이지만 오프라인과 거의 비슷하게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때로는 마음의 고생과 가슴앓이까지 겪으면서

인간의 좋은면과 추악한 면들이 한꺼번에 다 여실이 들어나는 블로깅 자체가 무의미해지기도 하고,

블로깅 자체가 부질없는 짓거리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기도 했었다.

 

그래도 그만 둘 때 두더라도 그 날까지는 짬이 나는대로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일과

그때 그때 드는 생각들과 내가 좋아하는 여행, 요리, 영시, 음악 이야기들을 꾸준하게 이 블로그에 올리면서

조금씩 나만의 향기와 색깔을 띄운 방으로 자리를 잡아 가는 것 같고,

나의 실제 일상 생활 자체에 지장이 없이 계속 잘 유지하면서

알찬 내용의 블로를 만드는데 드는 시간의 투자 페이스도 찾아 가게 되고,

다른 블로거들과의 관계 또한 너무 성급한 반응을 보이기 보다는 여유와 이해심으로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도 터득하기 시작하면서

다행히 블로깅에 대한 나의 부정적인 시각과 생각도 조금씩 긍정적으로 바끼면서 블로그에 대한 애착심도 되찾게 되었다.

 

 

블로깅을 한지 만 3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

서당개도 삼년이 지나면 절로 풍월을 읊는다는 우리 옛말이 꼭 나를 두고 한 말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나의 무지와 욕심, 성급함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저지르기도 했고,

본의 아니게 남들에게 간혹 상처도 주기도 했고, 반면 아 역시 여러번 상처를 받기도 하고,

롤러코스터같이 감정의 큰 폭을 경험하면서 보낸 3년의 세월이었지만 얻은 것 또한 참 많다.

우선 많은 블로거들과의 좋은 인연으로 만나서, 그 인연들을 소중하게 이쁘게 키워 나가고 있기도 하고,

별세계처럼 멀게만 느껴졌던 한국을 많이 알게 되었고,

여전히 껄끄럽지만 많이 편해진 한글쓰기도 내 나름대로 조금씩 발전했다고 믿으면서 자신감도 생긴것을 들수 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사람과 상황에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진솔하고 솔직한 글을 올리면서 

방문 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한결같이 정성껏 대해 준다면 진실은 언제고 통하기 마련이고, 오해도 풀리고,

무슨 일이든지 여러가지 유혹과 나태, 고난이 닥쳐도 거기에 굴하지 않고,

꾸준하게 처음 시작 할 때의 각오를 잊지않고 한결같이 오랜 시간을 그일에 정진을 하다 보면

어느날 가만히 돌이켜 보면 참 많은 것을 배우고, 얻기도 하고,  삶의 질이 높아지고, 인생의 폭도 넓어짐을

블로깅을 통해서 또 한번 체험을 했다.

 

 

과연 앞으로 1년, 3년, 10년 후에도 이 방이 이 곳에 여전히 존재할까?

지금까지 올라 온 550여개의 포스팅이 그때쯤이면 과연 어떤 주제로 몇개나 올라 올까?

그렇다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방주인인 나는?

그동안 다녀 가신 여러 블로거들은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계실까?

그리고 앞으로 새로 만날 블로거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이렇게 재미난 혼자 상상을 하면서

그동안 서당개 생활 3년을 하면서 이 방을 꾸미느라 수고를 한 자신에게 대견하다고 어깨를 토닥거려 주고도 싶고,

이방에서 나와 함께 웃고, 울고, 행복하고, 슬퍼해 주신 여러 블로거들이 계셨기에

이방의 존재 할 수 있고, 의미가 있음을 잘 알기에 이 자리를 빌어서 한분 한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고 싶다.

 

아울러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면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겉치레에 치중한 나의 개인적인 공간이기 보다는

알차고 유익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진솔한 내용을 담은 공간으로 거듭 나서

우연하게 처음 방문하신 분들부터 오래 전부터 이웃처럼 자주 드나드시는 분들까지 잠시라도 이 공간에 머물면서

버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서 올려 놓은 글과 음악과 함께 편안하게 쉬어가는 휴식처나 정거장 역할과

그리고 작지만 안락하고 훈훈한 만남의 카페가 되어서 찾아 주신 블로거들의 다리가 되어서

찾아 오신 블로거들의 나이, 성별, 직업, 주거지 등  배경을 초월해서 새로운 만남으로 시작해서

끈끈한 정과  서로에 대한 배려가 밑바탕에 깔린 정겨운 소 공동체로 오래 이어지길 감히 소망해 봅니다.

 

 

 

 

2주 전에 멀리 캐나다까지 배달된 다음에서 우수 블로거들에게 보내 준 명함...

80년대에 한국지사에서 근무할 때 이후로 처음으로 한글로 된 내 이름 석자가 박힌 이 한글명함이 참 소중하고 기분이 좋기만...

'앞으로 가보로 모셔 두어야겠다.

 

 

 

 

music: salut d'amour for violin and piano

played by james ehnes

from helen's cd coll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