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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About me...Helen/헬렌의 일상에서

[한국방문 7] 당진의 에덴동산에서..

by Helen of Troy 2011. 9. 30.

 

진경산수님의 앞마당에서...

 

아름다운 부산을 아쉽게 뒤로 하고

차를 몰고 서울로 올라 오는 길에 대전에서 서해바다로 방향을 바꾸어서

새로이 단장된 쾌적한 고속도로를 타고 당진으로 향했다.

 

당진에는 사람냄새와 정이 풍기는 아름다운 정원과 동산지기인

아름다운 진경산수님 부부가 살고 계시는 곳이기도 하다.

우연히도 올해 초에 내 방에 찾아 오신 분으로

만난지 불과 한달 남짓한데도 불구하고 너무도 고맙고 황송스럽게도

우리집 식구를 위해서 선뜻 아름다운 꽃나무를 님의 정원에 심어 주시고

그 후로 자식처럼 잘 키워 주신 장본이시기에

일부러 시간을 내어서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서 찾아 가 뵈었다.

 

사시는 곳 근처까지는 넓은 신작로 길을 순탄하게 가다가

거의 목적지에 가까워서는 거의 사람의 눈에 들지 않은 곳에 숨어 있듯이 놓인 길로

친절한 네비 아가씨 말대로 찻길이기엔 너무 좁고, 인적이 드물어서

외딴 길을 미심쩍스럽게 차를 몰고 밍기적거리며 핸들을 틀어서 차를 몰았더니.....

 

 

우아~~

동화에나 나올법한 아름답고 한적한 진경산수의 아름답고 넓은 마당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 오자

오랫동안 새로운 동네로 처음 찾아 가느라 무척 피곤하기도 하고 허기까지 져서 쳐진 몸과 맘을 바로 끌어 올릴 정도로 아름다웠다.

 

우리 가족을 제대로 맞으시기 위해서 바쁜 일상 가운데서 일부러

며칠 전부터 집 안과 넓은 정원, 그리고 그 정원에 심겨진 나무들을 말끔히 정리 해 놓으셨다는 말씀에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동산지기의 자상한 손길이 곳곳에 닿은 아름다운 정원을 다시 한번 천천히 둘러 보게 만들었다.

 

이렇게 넓은 정원에서만 수고를 하신 것이 아니라

사모님께서는 며칠 전부터 우리 식구의 한끼 점심 식사를 위해서

몸이 약간 편찮으신데도 많은 수고를 아끼지 않으셔서

우리 식구는 차려 주신 진수성찬으로 포식을 했다.

 

상에 오른 많은 음식들의 재료는 진경산수 정원에서 직접 키우신

웰빙 채소가 쓰여졌을 뿐 아니라

거기에 사모님의 정과 사랑이 양념이 듬뿍 가미가 되어서인지

고팠던 배만 부른 것이 아니라 마음과 영혼까지도 자양분을 섭취한 듯 했다. 

 

 

어느 유명한 전통 한식점 상차림보다 훨씬 대단해서 가짓수를 세어 볼 엄두도 안 났다.

 

돼지머리 고기, 고기와 함께 싸 먹을 각종 푸성귀, 애호박 나물, 취나물, 콩나물, 게 된장찌게, 오이 소배기, 호박잎, 가지나물,

단호박 찜, 열무김치, 오이지 무침, 땅콩조림, 집에서 직접 담구신 각종 된장류들..and more and more...

 

짧은 인연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온갖 정성을 기울려서

채식을 좋아하는 우리 식구들의 식성을 어떻게 이리도 잘 아시고 맛깔스럽게  준비하셨는지

식사를 하는 도중에 자주 목이 메여 와서 필요 이상으로  물을 자주 들이켜야 했다.

 

오랫동안 큰 사업을 경영 해 오시다가

뜻한 바가 있으셔서 청춘을 바쳐서 일구어 놓은 큰 사업을 한 순간에 미련없이 버리시고 자연 속으로 돌와 오셔서

이 아름다운 동산지기로 농사군으로 사시는 분답게 해맑고 편한 얼굴의 소유자이신 두 아름다운 분들과

차려 주신 밥상 앞에서 기념 촬영으로 찰칵~~

 

연주 할 사람이 없어서 침묵을 지키던 피아노 건반을 두들겨 보는 큰딸의 연주에

두분 다 너무나 흐뭇해 하시고,

베풀어 주신 호의와 사랑에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맘으로

딸은 감사하는 맘으로 기꺼이 몇곡을 연주 해 드렸다.

 

점심 식사 후에 정원으로 나가서

그동안 만나고 싶었던 우리가족 나무들을 만나 보았다.

 

집  현관 가깝게 큰 딸을 위해서 기념 식수해 주신 목단..

헌정한 사람의 이름과 식수한 날짜가 적힌 작은 푯말이 보인다.

 

막내딸을 위해서 심어 주신 다른 목단...

안타깝게도 올해 아름다운 꽃을 피우지 못했다고 무척 미안해 하시기도...

정원지기님의 사랑의 손길에 힘 입어서 내년부터는 탐스러운 꽃들이 활짝 필 것을 굳게 믿는다.

 

 

이 아름다운 나무는 나를 위해서 심어 주신 배룡나무이다.

 

아름다운 자태로 활짝 핀 배룡나무 꽃이 멀리서 찾아 온 나무 주인을 기다렸다는 듯이 반갑게 반겨 준다.

 

멀리 있는 나를 위해서 올해 3월 6일에 심어 주셨다는 팻말이 보인다.

이 세상에 과연 몇사람이나 누군가가 나를 위해서 나무를 심고 또 지속적으로 돌봐 줄까 하는 생각에

절로 내 자신이 특별한 사람 같아서 으쓱해 진다.

 

왼편에는 각종 채소가 유기농으로 재배되어서

매일 상에 올라 오기도 하고, 남는 것은 이웃과 친지들에게 나누어 주신단다.

 

멀리서 온 손님을 위해서 이렇게 말끔하게 잔디도 깍으시고, 잡초도 뽑으셔서 한층 더 멋진 진경산수의 동산과 정원...

한편, 괜시리 안 그래도 바쁜 농사철에 우리 방문때문에 더 일을 보태드린 것 같아서 참 죄송스러웠다.

 

넓은 잔디밭 한쪽에 오래 된 나무들을 잘라 낸 흔적마저 운치가 넘친다.

 

진경산수님 부부께서 두분의 안식처를 열정을 가지고 자상하고 친절히 설염을 해 주시는 모습에

풀 한포기부터, 직접 심으신 크고 작은 나무 하나 하나에 친자식처럼 사랑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집 뒤편에 있는 동산에는 자세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수백의 각종나무가 심겨져 있는 동산으로 함께 발을 옮겨서 둘러 보았다.

 

정신없이 분주하게 물질적인 성공을 위해서 올인을 하면서 부질없는 삶을 사는 우리의 삶에서

이렇게 욕심을 버리고, 정직한 자연의 품으로 돌아 와서

그동안 살면서  인연을 맺고 살던 수많은 분들에게 보답하고자

한그루 한그루 심고 가꾸시며 사는 모습 자체가

제일 아름다운 기도로 다가 왔다.

 

우리 부부를 위해서 4월 9일에 심어 주셨다고 이 배룡나무로 인도해 주셨는데

우리 부부의 또 다른 분신같아서 몇번이고 쓰다듬어 주었다.

 

이 나무는 4월 9일에 심어졌는데 몇개월 후에 주인장의 따스한 손길로 벌써 많이 커서 아름다리 우거졌다.

앞으로 부부로 살면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면서 잘 살라는 정원지기님의 보이지 않은 배려가 담긴 듯 했다.

 

우리의 나무 앞에서 찰칵~

 

이 주목나무는 우리 복덩이 아들 상균이를 위해서 제일 먼저 심어 주셨다.

 

장애를 안고 살면서 늘 닥쳐오는 세상의 차가운 눈초리와 무관심과 편견을 잘 이겨내고

나름대로 사회의 중요한 한 일원으로 잘 성장해주기를 기원하는 나무이기에

우리에게는 제일 의미가 큰 나무이기도 하다.

아들아, 부디 이 나무를 심어 주신 고마운 분이 계시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

이 나무처럼 풍파가 몰아 닥쳐와도 꿋꿋하게 잘 살아 다오...

 

 

8월인데도 벌써 붉게 물들기 시작한 단풍나무에 캐나다의 상징인 단풍나무들이 연상된다.

 

정겨운 담소가 이어지고...

 

키우시는 자식처럼 하나 하나 소개를 해 주시는 모습에 자랑스러운 부모님의 맘이 전해져 온다.

 

개인적으로 제일 탐이 나는 장독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장독들을 보면 왜 이렇게도 푸근하고 든든한지....

언제고 저 장독들을 우리집 마당에도 즐비하게 놓고

맛난 장들을 담아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먹는 야무진 꿈을 꾸어 본다.

 

 

진경산수 정원에서 아들의 나무와 함께...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고,

정이 메말라 가고,

소통이 사라져 가는

요즘 세상에도

이런 분들이 우리곁에 묵묵히 계시기에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어전히 아름답고 따스한가 봅니다.

 

베풀어 주신 큰 사랑에

아주 많이 행복했고

고마웠습니다.

 

우리맘의 아름다운 에덴 동산을

오래 오래 기억하렵니다.

 

 

 

music: auf fluegeln des gesanges by mendelsshon

played by misha maksy on cello

from helen's cd coll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