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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me...Helen/헬렌의 부엌에서

[추수감사절 음식 4] 2011년 추수감사절 상을 이렇게 차려 보았어요.....

by Helen of Troy 2011. 10. 12.

 

 추수감사절의 주 메뉴로 칠면조 대신 준비한 두마리의 오븐에 구운 닭고기...

 

 지난 주말은 한국의 추석 명절과 비슷한 캐나다의 추수감사절 연휴였습니다.

그래서 한국과 똑 같이  캐나다에서도 일년 중 고속도로가 제일 미어지고

워낙 땅덩이가 큰 나라여서 공항이 제일 붐비는 날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추석처럼 뿔뿔히 흩어져 사는 가족과 친척들이 한 집에 모여서 푸짐하게 차린 음식을 들면서

오랜만에 만나서 밀린 집안 얘기를 나누는 것은 흡사하지만,

한국처럼 항상 맏아들 집에서 명절을 맡아서 지내서 맏며느리가 무거운 짐을 늘 지기보다는

일반적으로 형제 자매 혹은 부모님집, 때로는 삼촌, 이모, 고모들 중에서

매년 돌아 가면서 한 집이 호스트가 되어서 메인 메뉴를 준비하고, 

방문하는 친척들은 서로 중복이 되지 않게 사전에 의논해서 각각 한가지 음식이나 디저트, 그리고 와인을 준비해 오기에

큰 부담없이 함께  분담을 해서 큰 명절을 지냅니다.

 

우리 식구처럼 사는 도시에 친척이 한 집도 없거나

또 새로 정착한 이민자들은 아는 사람들도 없거니와 새로운 곳의 추수감사절 풍습을 잘 모르기에

자칫 소외감을 느껴서 기쁜 명절이기보다는 이방인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각인 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주변 친구들이 여러가족과 친척들과 왁자지껄하게 보내는 명절분위기를 꽤나 부러워해서인지

우리가족도 남들보다 더 풍성한 음식과 많은 손님들이 오셔서 북적거리는 추수감사절을 보내고 싶어했습니다.

매년 9월 중순, 명절 한달 전부터 어떤 음식을 준비할지, 어떻게 집을 꾸밀지, 그리고 누구를 초대할지 궁금한지 늘 질문을 했고,

자진해서 말끔히 청소도 해 주면서 남들처럼 북적거리는 명절을 원했습니다.

어느해인가 막내가 대여섯 살때 쯤 추수감사절 쥬멀애  이웃의 집앞에 손님차가 몇대나 주차가 되어 있는지 세어 보면서

차가 집앞에 주차된 차가 즐비하게 서 있으면 아주 부러운듯이 계속 쳐다 보면서

"엄마, 엄마, 우리집도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집에 찾아 와서

남들이 부러워할 성대한 파티를 매년 꼭 해요" 라던 말을 듣고, 가슴이 뭉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고로 집에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집이 복받은 집이라고 믿기도 하고,

막내의 소박한 꿈을 이루어주고자

하는 일이 아무리 바쁘고 몸이 피곤해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가족을 위해서 명절다운 명절을 제대로 지내려고 노력을 해 왔습니다.

 

그동안 일 무서운지 모르고 참 씩씩하게도 때마다 부엌에서 소매 걷어부치고 척척 음식을 잘도 만들어서 상에 올리곤 했는데

최근 1-2년 사이에는 나이를 못 속이는지 점점 꽤를 부리게 되고,

예전과 달리 맘만 먹으면 금방 실행에 옮기기 보다는 두세번 자신과 타협과 눈치를 좀 살피다가

막판에 뷰랴뷰랴 번개불에 콩 구어 먹듯이 헐레벌떡 명절을 보내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예전 친정어머니가 내 나이또래에 하신 말씀대로  변해가고 있는 내 모습과

나만을 절대 그렇지 않을거라고 엄마 앞에서 장단하던 나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다행히 이제는 두 딸들이 많이 커서, 특히 요리를 잘 하고, 인테리어도 소질이 많은 막내가

왠만한 음식 준비와 상차리기, 그리고 집안을 명절 분위기로 꾸며주기까지 해주어서

일요일 오후 4시에 일이 끝나서야 만찬 준비를 하는 뻔뻔하고 점점 꽤를 부리면서

명절 준비하는데 시간투자에 인색한 엄마의 자리를  메꾸어 준 덕분에

올해도 최소한의 구색을 맞추어서 가족처럼 친한 두가족을 초대해서 함께 즐거운 감사절을 보냈습니다.

 

 

 아페타이저로 나온 시금치 딥 (spinach dip)

 

 세가지 색깔의 피망과 오이, 집에서 키운 체리 토마토, 그리고 붉은 양파를 재료로 만든 샐러드..

드레싱은 발사믹 식초와 올리브 기름과 딜(dill) 으로 만든 발사믹 드레싱...

 

 acorn sqquash (단호박)에 버터, 계피가루, 꿀을 넣어서 구운 요리,,,   (경황이 없어서 노릇하게 잘 구워진 호박 사진이 없네요)

 

(2010년 사진을 잠시 빌려서)

 

 채소 요리로 늘 등장하는 채소 흑미밥 (vegetable widl

추수감사절이라도 빠질 수 없는 집에서 키운 채소로 만든 배추김치, 부추김치, 깻잎 장아찌로 매운 맛도 곁들이고...

 

디저트로 추수감사절이면 꼭 빠지지 않는 호박파이(pumpkin pie) 대신에 한입에 집어 먹을 수 있게 만든 mini pumpkin tart

일일이 파이 shell을 만들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서 전날에 만들어 두었다.

 

작은 것을 만들다가 꾀가 생겨서 커다란 머핀 틀에 넣고 빨리 만들어서 두가지 사이즈의 파이들...

 

센스있는 막내가 막판에 정신없이 바쁜 엄마대신 상을 이렇게 차려 놓았다.

 

아이들이 앉아서 지들끼리 편하게 떠들면서 식사하게 한쪽엔 이렇게 차려 두고..

자리가 모자란데도 저 뒷편에 있는 큰테이블은 청소하기에 귀찮아서 그냥 방치하고 위에 카운터에서 그냥 몰려서 서서 먹리고 작정...

 

올해 새로 시도 해 본 크랜베리 케이크 (upside-down cranberry cake)

 

기대이상 맛이 좋아서 앞으로 자주 만들어 먹을 것 같다.

 

 

 

일주일 내내 쉬는 날 없이 일을 하다 보면

집안일을 제때 제때에 못하고 자꾸만 해야 할 일들이 쌓이는 요즘

그냥 대충 넘어 뛰고 섶었던 추수감사절 명절에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또 가족같은 친지들을 위해서

조금 수고를 해서 정성껏 차린 음식을 들면서

서로가 함께 더불어 사는 이들에게

소박하게 감사할 기회를 주셔서

주여, 감사드립니다.

아멘...

 

 

 

위에 소개된 음식과 디저트의 레시피는 시간이 나는대로 포스팅을 할 예정이니

저처럼 주저마시고 비교적 간단한 리세피이니

한번 과감히 도전 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