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6도의 아무도 없는 로키의 호젓하고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12월의 로키산맥 산중의 하이웨이....
밴프국립공원에서 Lake Louise (루이즈 호수)로 가는 오래된 하이웨이 위를 시속 20-30 km 로 천천히 달리면서
눈 앞에 끝없이 펼쳐지는 설경을 즐기면서 차 안에서 찰칵~
2011년이 이제 고작 3일이 남았다.
묵은해를 뒤로 하고, 곧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하는 길목에 서는
이맘때면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나 역시 쏜살같이 지난간 한해를 결산하는
내 인생 생활기록부를 찬찬히 들추어 보게 되기 마련인데
유감스럽게도 뿌듯하고 대견하기 보다는 늘 내 자신이 후회스럽고, 초라하고,
주위의 사람들에겐 그저 미안한 맘이 앞서서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12월 말의 얼어붙은 미네왕카 호수 (캐나다 밴프 국립공원)
과연 나는 올 한해동안
무엇을 잃었고,
대신 무엇을 얻었을까?
밴프 시내에서 미네왕카 호수로 가는 길 위를 홀로 천천히 걸으면서....
입으로 내려 놓는다고 노래를 하면서, 비우기보다는
얼마나 많은 것들에 집착하고 소유를 일삼았을까?
그러면서 얼마나 이웃들과 손을 벌리고 아낌없이 나누었을까?
영하 26도의 추운 날씨에 사람의 흔적이 전혀 없이 깨끗한 설국의 미네왕카 호수 (캐나다 밴프 국립공원)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소중한 만남과 인연을 맺었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거리가 멀어졌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넓게 이해하지 못했을까?
또 쉽게 용서하지 못했을까?
빨리 용서를 구하지 못했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저세상으로 떠나 보냈을까?
Minnewanka Lake in December (Banff National Park of Canada)
어떤 꿈을 기쁘게 이루었고,
어떤 꿈을 또 다음해로 아쉽게 미루었을까?
비겁하게 어떤 꿈은 아예 포기했을까?
Minnawanka Lake in December (Banff National Park of Canada)
가깝게는 나의 가족, 그리고 내 이웃들,
그리고 좀 더 멀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촌을 위해서
보잘것 없지만 어떤 작은 선행을 행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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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ff Upper Hot Springs
바깥 온도는 영하 25도이지만 온천 물 온도는 쾌적한 45도라서
눈덮인 주위를 즐기면서 편하게 노곤하고 얼었던 몸을 녹이는 맛이 그만이다.
어느 것 하나 시원스럽게
연초에 계획한대로 이룬 것이 없어서 부끄럽다.
그래도 일년 정산해서 쌓은 공덕과 베풀고 나눈 것 그리고 이루어진 소박한 꿈들이
잃은 것과 미룬 꿈과 포기한 것들보다는 조금이라도 많아서
부도난 잔고로 빨간 적자 통장이 아닌
까만 흑자의 인생통장을 만들었다고 스스로 위안을 해 본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서 다시 해발 3000 미터의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산으로 치면 청년기인 로키산맥의 산들은 이렇게 날이 시퍼런 칼처럼 날카로와서 베일 것만 같다.
수동적으로 후회하고 뉘우치기만을 매년 반복하기 보다는
돌아오는 2012년 새해에는
좀 더 능동적이고 건설적인 삶의 방식과
긍정적인 마인드로 첫 발자국을 잘 내딛어서
원하고자 하는 여정길에서 너무 멀리 벗어나지 않고, 바르게 걸어나가서
그래서 내 주위를 조금이라도 밝게 해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눈이 덮인 해발 2500 미터가 넘는 산들이 병풍처럼 가운데 밴프 시내를 둘려 싸고 있다.
music: Winter, Largo by Vivaldi
from helen's cd 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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