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피터스 만을 따라서 자전거를 타고...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에 도착해서 이튿날은 아름다운 동부 해안도로를 따라서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바다 구경을 실컷 했다.
대단한 절경을 자그만한 렌즈에 담아보려고 무단히도 애를 썼지만
아무래도 사람의 대단한 눈으로 귀로, 코로, 피부로 보고 느낀 것을
제대로 카메라에 기록한다는 것이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굴하지 않고 약 300번을 반복해 보았다.
그러나 욕심껏 많이 찍은 사진들이 아직 정리라 되지 않아서
먼저 정리가 된 세째날에 해 본 자전거 여행후기를 올려 본다.
세째날인 오늘은 묵고 있는 B & B 에서 주인이 직접 정성들여 만들어 주신
5-스타 특급 호텔보다 훌륭한 음식과 따뜻하고 융숭한 대접을 잘 받은 후에
오늘 오전에 계획된 자전거 여행을 하려고
우선 숙소에서 가까운 곳에 자전거와 카야크와 카누를 빌리는 장소에서 자전거를 빌렸다.
반나절을 빌리는 경비는 $25이고, 차거운 물 한병도 건네 받았다.
자전거 집 가게 주인이 자진해서 기념촬영을 해 주었는데
여행을 시작한지 3일만에 처음으로 함께 찍은 사진이 된 셈이다.
대서양 바다와 이어지는 세인트 피터스 만 (St. Peters Bay)을 따라서 자전거 도로가 (빨간 점선 도로)
세인트 피터스와 모렐 도시 사이에 있다.
사실 이 자전거 도로 외에도 이 섬 전체를 빙 도는 600 km의 자전거 도로가 있어서
자전거에 캠핑도구를 뒤에 실고 자전거 여행도 하고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이 길 상에서 더러 만났다.
우리가 계획한 자전거 길의 길이는 편도에 약 14KM 라서 왕복에 2시간에서 2시간 반 정도 걸린단다.
요즘 바빠서 운동도 제대로 못해서 왕복거리를 완주 할까 조금은 걱정이 앞섰다.
그리고 날도 기온이 28도라서 많이 무덥기도 하고, 모기와 날파리의 횡포도 염려가 되었다.
그래도 출발...
세인트 피터스 만을 죽 끼고 자전거 길이 있다.
약 3 km 지점에서 모기의 극성으로 스프레이를 온 몸에 뿌리고, 워낙 날이 더워서 이 지점에서 물 한병을 벌써 다 마셨다.
늪이 있어서인지 벌레가 많았지만 아름다운 야생화도 반겨 주었다.
초반에 실수로 지정된 자전거 길에서 벗어나서 다른 길로 빠졌다가
다행히도 감자밭을 끼고 있는 트렉터 길을 타고 다시 트레일로 진입했다.
6km 지점에서...
바다와 늪을 잇는 다리를 건너서...
더워서 땀에 젖었지만, 카메라 앞에서는 일단 치~~~~즈...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멋있는 곳이 나오면 제깍 자전거에서 내려서 바지 주머니에 넣고 간 똑딱이 카메라로
수시로 찍어대다 보니까 안 그래도 자전거를 탈 때면 늘 앞서가는 남편이 점점 앞서 가서 자주 내 시야에서 벗어난다.
왼쪽 팻말에 거리를 알려준다.
자전거 길 양 옆에 들장미가 무성하게 피어 있다.
가다가 이런 곳에서 쉬어 갈 수 있게 배려를...
잠시 쉬고 있는데 웃통을 벗고 헬멧도 쓰지 않은 젊은 청년이 지나갔는데...
조금있다가 뒷따라 가보니 다리 위에서 뛰어 내리기 일보 직전..
그래서 일단 잠시 wait!!!
카메라에 담기까지 행동중지를 시켰는데 순하게 저러고 다리 난관에 서 있다.
옆에 선 남편은 믿기지 않는지 허허 웃기만 하고...
그리고는 이렇게 다리 아래의 바다로 뛰어 내렸다.
나도 이쯤에 땡볕에 자갈길을 달려 오니 너무도 더워서 체면불구하고 뛰어들고 싶었지만.... 참았다.
저렇게 땀을 식힌 청년은 다리 위에 있는 자전거를 타고 다시 우리를 앞질러 갔다.
우린 이왕 멈춘 김에 물도 마시고 다리 아래 대신 위에서 찰칵...
울창한 숲도 지나고...
오른쪽 늪도 지나서
드디어 목적지인 모렐에 도착했다.
사진도 찍고, 물도 마시느라 시간이 더 많이 걸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쉽고 빨리 1시간 내에 도착해서 무척 내 자신이 대견했다.
모렐 마을 길에서 만난 82세의 정정하고 멋쟁이 할머니와 잠시 담소도 나누고..
PEI 섬 전체가 작기도 하고 인구도 작아서인지 길에서 생판 모르는 사람을 만나도
모두들 웃으면서 인사를 건내기도 하고, 친절하게 안내도 잘 해 준다.
모렐 마을의 여행자 안내소...
자전거 타이어로 만든 테이블이 눈길을 끈다.
센스있는 재품활용...
오후 2시인데 아침을 너무 잘 먹어서인지 배는 안 고픈데 땀을 많이 흘려서인지 갈증만 나서
이 마을에서 점심을 먹는 대신 여기서 큼직한 아이스크림으로 갈증을 해소하기로...
1891년에 짓기 시작한 철로 공사로 섬을 잇는 철도를 1994년에 주정보가 사들여서 The Confederation Bike Trail
자전거 길을 만든 계기가 되었다.
이 테이블엔 의자까지도 자전거 부품으로 멋지게 새로 둔갑을 했다.
재활용된 테이블에서 잠시 땀을 식힌 후에...
다시 오던 길로 출발....
역시 재빠르게 멀리 앞서간다.
이번엔 얼른 따로 잡아서 ...
이렇게 거리를 알려주는 안내표지가 있어서 얼마나 온지를 (남았는지를) 알려 준다.
돌아가는 길은 다리는 무겁지만 왠지 더 가뿐하다...
이제서야 몸이 적응을 하나 보다.
감자밭을 배경으로...
바다와 하늘을 그리고 구름을 배경으로...
그냥 하늘이 아름다워서...
길 가에 루파인도 이쁘고...
들장미도...
숲도, 길도...
한 몫한 고마운 자전거도...
작은 다리도...
작은 모래사장도...
건너편 언덕에 있는 성 베드로 성당(St. Peter Catholic church)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 출발한 세인트 피터즈에 거의 다 온 셈이다.
멀리 뒷편에 자전거를 빌린 가게가 있는 인구 약 300명의 세인트 피터즈 마을이 보인다.
왕복 28 km를 달린 후에 바로 자전거를 돌려 주지 않고,
반대방향으로 약 5 km를 더 달렸으나 위에 자전거 길과는 달리 끝없이 숲으로 이어져서
다시 돌아와서 자전거를 돌려 주었다.
넉넉하게 바른 선탠 로션, 역시 넉넉하게 뿌린 off spray,
그리고 아주 많이 흘린 땀으로 온 몸이 끈적끈적하고 축 젖었지만
나도 해 냈다는 자부심에 마음은 가볍고 상쾌한 activity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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