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th Coast
Tir Na Nog Bed & Breakfast in St. Peters
세인트 피터즈에 위치한 티르 나 노그 B&B
East Point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계속해서 차를 몰고 고속도로 16번을 타고
PEI 섬의 동부해안도로의 북쪽 비치를 찾아갔다.
이 길을 따라서 North Lake을 지나서...
이미 예약 해 둔 세인트 피터스에 있는숙소에 너무 늦게 도착하지 않으려고 북쪽 비치를 따라 가면서
동부해안처럼 구석구석 가 보지 못하고 세 마을만 고속도로에서 벗어나서 방문을 했다.
동부 해안선 도로 지도
Clear springs를 지나면서...
Shipwreck Point (Naufrage 근처)의 바닷가에 버려진 작은 집...
Shipwreck Point Cafe
목이 말라서 차겁고 상큼한 레몬에이드를 주문해서 마신 곳이다.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창가의 테이블...
나이드신 분들이 단체로 오셔서 즐겁게 식사를 하고 계셨다.
주차장에서 만난 이 커플은 적어도 나이가 70대 후반으로 보였는데
보기만 해서 멋지고 근사해서 카메라에 담고 싶어서
용기를 내어서 허락을 받을까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이렇게 날렵하게 우리보다 앞서서 큰길로 향했다.
너무도 신기하고 보기가 좋아서 계속 셔터를 눌러댔다.
정확하게 속도를 준수하시면서 잘도 달리신다.
그렇게 우리 앞을 10km를 달리시더니 오른쪽 샛길로 빠져 나가셨다.
누가 헬멧을 벗기 전에 이 부부를 80이 다 된 노인으로 볼까...
이렇게 사이좋게 딱 붙어서 오래 오래 신나게 달리시길 빌어 본다.
예정보다 3시간이 늦은 8시에 세인트 피터스에 도착했다.
다행히 숙소 주인에게 미리 늦겠다고 전화를 해서 느긋한 맘으로 이곳까지 차를 물았다.
세인트 피터스 만이 훤히 잘 내려다 보이는 높은 언덕에 위치한
st. peters(성 베드로 성당) 앞에 잠시 멈추어서..
교회 바로 옆에 있는 묘지의 묘비를 읽어 보면서 이 마을의 역사를 짐작 할 수 있다.
많은 비석들이 1800년대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것인데도 아주 관리가 잘 되어 있어서 보기가 좋았다.
죽은 영혼도 세인트 피터스 만이 훤히 잘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서 편히 쉴 듯 하다.
Greenwich
St. Peters에서 서쪽에 있는 그리니치 국립공원
다음날 이곳을 방문하기 전에 미리 사전답사 차 한바퀴 국립공원 주위를 돌아 본 후에
정확히 8시에 숙소에 도착했다.
St. Peters
1880년대에 지어진 Tir na nog B&B
옆문쪽...
숙소 바로 앞에 세인트 피서스 만이 있어서 주위가 시원하게 탁 트였다.
아까 지나온 세인트 피터즈 성당이 멀리 반대편 언덕에 보인다.
벨지움 태생인 전직 유엔기구에서 일을 하던 여주인이
우리가 묵을 방이 있는 2층으로 안내해서 들어가 보니..
내 취향에 딱 맞는 아름다운 방 Green Room 이 기다리고 있었다.
방 바로 옆에 집 앞의 바다를 바라 볼 수 있는 작은 방(Blue Room)이 있고...
반대편에 있는 방이 비어서 살그머니 고개를 디밀고 찰칵~
우리방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주인 부부의 센스가 집안 구석 구석에 엿보인다.
마치 재작년에 방문했던 불란서 프로방스의 오래된 집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1층에 있는 parlour room
거실에 해당하는 이 방에서 빅토리아 시대의 앤틱들이
편하게 배치되어 있다.
폭신한 소파에 앉아서 parlour에 놓여진 크고 작은 그림들,
앤틱들, 사진들 등을 하나씩 둘러 보고...
피아노도 살살 두드려 보고, 그 위의 가족사진들도 훔쳐보고,
가구 하나 하나 꼼꼼히 살펴보고...
보이는 곳마다 주인의 역사와 배경, 그리고 취향이 세심하게 묻어 있다.
Game Room
Parlour room 반대편에 있다.
방 한가운데에 앤틱 체스보드와 백개먼 보드가 놓여져 있어서 게임룸이라고 불리운단다.
오래된 축음기...
오리지날 난로도 같은 자리에 여전히..
현관과 겉문 사이에 작은 Porch 공간도 사뭇 정겹다.
벽엔 PEI 정부로부터 4-star 등급을 받는 증서도 보이고...
인구가 고작 500명이라는 이 동네의 식당들이 9시면 문을 닫는다고 해서
대충 짐을 풀고 8시 반에 부랴 부랴 약 600 미터를 걸어서 가까운 식당으로 향했다.
자리에 앉고 보니 하루 종일 동부해안선을 골고루 돌러 보느라 갑자기 피곤이 허기가 밀려 왔다.
우선 갈증부터 해소하기 위해서 이 지방에서 만든 시원한 맥주부터 주문했다.
나는 왼쪽에 보이는 캐나다의 첫 수상 이름을 딴 Sir John A. 맥주,
그리고 남편은 dark draft beer(생맥주)를처음으로 맛을 보았는데,
그런대로 맛이 괜찮았다.
저녁시간이 꽤 늦기도 해서 허기도 지고, 식당문도 곧 닫는 시간이라서
빨리 나오는 음식으로 골라서 나는 왼쪽에 있는 Fried Scallops(튀긴 패주)
그리고 남편은 Fried Haddock and chips를 주문했더니
8분 안에 새로 막 튀겨낸 해물을 내 놓아서 게걸스럽게 먹어 치웠다.
꽤 큰 사이즈의 시저 살라드도 곁들여서 나오교...
음식들이 술안주에 안성마춤이라서 추가로 생맥주 500 cc를 주문해서
꽉 찬 일정을 소화하느라 바빴던 피로와 허기를 채워 주었다.
9시 10분경에 식당에서 나와서 숙소로 돌아 오니 앞에
수평선 넘어 막 해가 꼴깍 넘어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정작 일몰을 보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지만
이미 해가 넘어 간 서쪽 하늘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연보라의 동쪽 하늘...
2층에 작은 방에 있는 편한 의자에 앉아서 서서히 사라져가는 붉은 노을을 지켜 보았다.
그리고 길었던 하루를 마치고 여독을 풀기 위해서 마침내 방으로...
The following morning....
주인에게 전날 저녁에 알려 준 아침 시간인 8시에 아래층에 내려 갔더니,
chef이자 남자 주인양반이 이렇게 멋진 아침 식사를 준비 해 놓으셨다.
신선한 과일, 금방 구운 bran 머핀, whole wheat buns,요구르트,
그리고 금방 내린 커피를 따라 주셨다.
우리가 앉은 테이블 옆에 있는 serving corner...
과일을 다 먹어가자, 조금 후에 금방 만들어 주신 벨지언 와플을 우리 앞에 놓고 가신다.
따뜻하게 데운 메이플 시럽도 잊지 않으시고...
미국의 메릴랜드가 고향이라는 이 분은 20년 전에 이곳으로 이사를 와서
여관도 경영하시고 근처 도시인 Morell에서 식당도 경영하신다.
아주 바삭하고 고소하게 구운 베이컨도 주시고...
평소에 베이컨을 좋아하지 않는데 짜지않고,
기름이 별로 없는 이 베이컨도 아주 먹을만 했다.
우리가 아침 식사를 하는 방의 벽에 걸린 커다란 퀼트...
길이가 적어도 2미터 50에 폭도 1미터 60정도되는 퀼트가 너무도 독특해서
누구의 작품인지 배경이 무엇인지 주인에게 여쭈어 보았더니
한동안 고개를 떨구시고 그냥 얼마간 그 자리에 서 계셔서 조금은 민망했다.
그리고 어렵게 입을 여시더니
대학생인 딸이 입었던 티셔츠 중에서 중요한 추억거리가 담긴 티셔트를 잘라서 모은 것을
딸의 할머니이자 주인의 어머니가 오랜 시간에 걸쳐서 직접 손으로 퀄트를 만드셔서
4년 전에 생일선물로 주셨단다.
딸의 짧은 인생 전체를 축소 해 놓은 이 퀼트를 바라보는 부모의 아픔이
우리에게도 전해져 왔다.
그들의 무남독녀 딸이 미국의 펜실바니아 주에서 대학교를 다니다가
방학을 이용해서 집으로 와서 아버지의 식당에서 웨이트레스로 일을 하다가
두달 전에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교통사고로 사망을 했다고
힘들게 얘기를 건네 주시면서
누군가에게 딸아이의 이야기를 한 적이 처음이라고 하신다.
생판 남이 들어도 억장이 무너지는데 하물며 부모의 심정은 어떨지 상상하기조차 힘든다.
그리고 나서 부억 주위 여기 저기에 널린 딸의 옷가지며,
여러가지 신분증, 소지품들을 가르키시면서
그동안 딸의 방에 도저히 못 들어 가다가
3일 전에 처음으로 그 방에 들어가서 딸의 물건들을 방에서 다 꺼내서
정리하기 시작했다고 나지막하게 얘기를 해 주신다.
이렇게 큰 일을 당하시고 한달간 B&B 일을 접었다가 얼마 전부터 다시 오픈해서
바쁜 여름 시즌에 유일한 게스트인 우리들을
최선을 다해서 챙겨주시는 맘이 너무도 고마워서
숙박료를 지불하고, 게스트 북에 사인을 한 후에
고맙다는 표시와, 그리고 그들의 아픈 맘을 어떻게라도 위로해 드리고 싶어서
식구들에게 선물로 주려고 가지고 간 손뜨개질로 만든 순면 행주를
그들에게 건내 주면서 일찍 간 그들의 딸의 영혼을 위해서 기도를 드리겠다는
말을 남기고 숙소를 나왔다.
이 동네로 올 기회가 생기면 꼭 다시 찾고 싶은 곳을 다시 한번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짐을 챙겨서 차 트렁크에 넣은 후에 자전거를 타고 바다를 끼고 약 35 KM을 달린 후에
간단히 점심을 먹고나서 근처에 있는 국립공원으로 차를 몰았다.
다음은 그리니취에 있는 PEI 국립공원으로....
'Travel Log > 캐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PEI 여행8] 빨간머리 앤의 고향에서 이어지는 두번째 이야기 - 프린스 에드워드섬 (0) | 2012.07.28 |
---|---|
[PEI 여행 7]빨간머리 앤의 마을 캐빈디쉬에서 첫 이야기 - 프린스 에드워드 섬 주 (0) | 2012.07.23 |
[PEI 여행6] PEI Greenwich 국립공원에서 - 프린스 에드워드섬 주 (0) | 2012.07.16 |
[PEI 여행4] 환상의 Sally's Beach and East Point 해변 -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주 (0) | 2012.07.10 |
[PEI 여행 3] 아름다운 동부해안선을 따라서... (0) | 2012.07.08 |
[PEI 여행2] 바다를 따라서 자전거 여행을...(프린스 에드워드 섬) (0) | 2012.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