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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s Family/Jeffrey

복덩이 아들의 일터에서...

by Helen of Troy 2012. 11. 26.

 

 복덩이 아들의 사무실....

칸막이 뒤에 보스 시실리아의 모습이 살짝.

 

 

복덩이 아들 Jeffrey는 올해 5월에 대학을 졸업을 하자마자

대학을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해 오던 직장인

알버타주에서 제일 유명하고 큰 건축회사인 Stantec 에

어렵게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안고 정식직원으로 채용이 되어서

회사의 설계도와 도시의 전기, 수도, 하수도 도면 데이터를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초반엔 많은 사람들의 두터운 편견과 오해로

더러 잡음도 있었고, 시행착오도 종종 있었지만

늘 든든한 방패막이자 좋은 보스인 시실리아와

주위의 따뜻한 동료들과 상사들 덕분에

이제는 사무실에서도 아들이 중증의 자폐장애인 사실이

특별하지도 않은 그저 회사의 한 사원이 되어 가고 있단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맡은 업무가 비록 반복적인 업무라도

자폐장애인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세인

"적당히"라는 개념을 전혀 모르기에

 기계적으로 휴식시간도 잊은 채

비록 반복되는 일이라도 올인을 해서 완벽수준으로 해 내는 열심한 작업태도와

처음에 회사사람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접고 맘을 열고

아들의 장애를 따뜻한 시각으로 변화 시켜서 자기 편으로 만드는 매력을 갖고 있어서

점점 아들의 변호자와 팬들이 늘어 가고 있다고 한다.

 

 

 5월에 방문 했을 때 없던 아들의 이름이 박힌 명패가 버젓이 걸려 있다.

이 작고 평범한 이름표를 보는 순간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눈에 고였다.

이것을 얻기 위해서 과거 20여년간 쉬지않고 얼마나 노력하고 바래 왔던가....

 

 

 직장에서의 아들의 소소한 근황 소식을

지난 주에 Jeffrey의 보스인 시실리아와 함께 한

점심식사 자리에서 자세히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우리 부부는 현재 아들이 다니는 두 직장 상사이자

우리 가족에겐 세상에서 제일 고마운 은인인

Stantec의 시실리아님과, YMCA의  상사 두분을 각각 시간을 내어서

일년에 두세번씩 점심식사를 대접해 드리고 있다.

 

우리가 가진 것 무엇을 주어도 조금도 아깝지 않은 이분들에게

점심식사를 대접하면서 우리의 감사한 맘을 조금이라도 전해 드릴수 있고,

늘 궁금한 직장에서 아들의 근황을 자세히 들을 수 있는 자리라서

참 귀한 시간이기도 하다.

 

 

 아들의 Stantec 사무실 모습 1

 

 

지난 6월에 함께 점심 식사를 한지 5개월 만에

두번째로 찾아 온 아들의 사무실에 와 보니

처음에 시작 할 때의 이곳을 찾았을 때의 설레임과 두려움 대신에

그동안 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의외로 일을 잘 해내고 있는 아들 모습에

우리 부부도 안도의 숨을 내 쉴 수 있었다.

 

 

 사무실 모습 2

 

그동안 다른 회사원들과의 조금씩 교류가 늘면서

아들에겐 제일 큰 장애인 사회성도 많이 좋아져서

수동적에서 많이 능동적으로 대화와 interactions이 있다는 소식이 제일 반가웠다.

 

 

 내가 주문한 Ravioli & Capellini

 

 

사무실에서 가까운 아태리 식당에 가서

느긋하게 식사를 하면서

시실리아는 아들의 근황을 세세하게 신이 나서

우리에게 큰소리로 얘기를 해 주는 그녀가

얼마나 고맙고 든든해서

식사를 하는 것도 잊은 채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서 들었다.

 

 

남편과 시실리아가 주문한 런치 스페샬 파티니와 단호박 수프...

 

 

마침 가까운 두 테이블에 앉아서 식사를 하던 분들이

우리가 함께 식사 하는 테이블로 다가와서

반갑게 아는 척을 하면서 손을 내밀고 자기 소개를 했다.

 

그 분들은 다 회사에서 건축과 엔지니어링 부서의 중역분들이신데

남편을 빼다 닮은 아들 덕분에 바로 우리가 누군지 짐작을 하시고

일부러 우리에게 와서

아들을 알게 되어서 영광이고

회사에서도 여러 사람들에게 inspiration 이 되어 주어서

오히려 아들과 우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 주고 싶었다고 알려 주었다.

 

이렇게 불과 몇분의 사람들의 배려와 격려로

자폐라는 중증의 사회성 장애가 있어도

회사에서 필요한 직장인으로 거듭 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줄 뿐 아니라

더 나아가서 다른 회사원들의 배타적인 시각을 바꾸는 역할도 할 수 있게 되어서

앞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될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취업의 장벽을 낮게 해 주는 기회가 되기를 바래본다.

 

 

식사를 마치고 시실리아와 작별을 하고 주차장으로 가는 길은

칼바람이 몰아치는 영하 12도의 쌀쌀한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늘 경험한 훈훈한 만남으로 추위도 아랑곳없이

발길이 가볍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