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적이면서도 생동감있는 분위기의 아를의 밤거리에서....
스페인의 남부끝인 알메리아에서 밤새 기차를 타고 다음날 새벽에 바르셀로나 역에서
다시 프랑스로 넘어가는 기차로 갈아타고 지중해 연안을 따라서 나르본에 도착했다.
잠시 역에서 기다렸다가 프로방스 쪽으로 가는 기차를 갈아타고 Arles에 도착하자마자
로마시대부터 그리고 중세를 거쳐서, 수천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배인 아를의 아기자기한
길위로 피곤한지 모르고 돌아 다녔더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기울어가면서
어두워지는 고도의 아름답고 좁은 길을 느긋하게 걸으면서 아를을 만나 보았다.
마침 아를의 유명한 연중행사인 Nuit de l'Annee Rencontres d'Arles
(Night of the annual Meet Arles, 아를의 만남의 밤)행사 기간이라서
다양한 영상매체로 제작된 사진과 영상작품들이 실내극장 대신에
아를의 오래된 거리에 있는 여러 광장이나 노천의 커다란 벽을 스크린으로 사용해서
껌껌해진 늦은 저녁과 밤 시간에 상영을 해 주는 행사가 펼쳐지고 있어서
저녁을 느긋하게 먹고, 좋은 포도주를 마신 후에
부른 배와 알맞게 알딸딸한 기분으로 느긋하게 감상할 예정이다.
아를은 기원전 7세기경에 창건된 오래된 도시로
아를은 로마시대에 쥴리어스 시저를 도와서 마르세이유를 장악할 수 있게 도와 준 덕분에
중요한 항구도시로 부상해서 론강을 건너는 다리의 건축 후에 프랑스에서 중요한 도시로 발전을 했다.
중세에 들어서는 주교 교구를 다른 도시에 넘겨주기도 했고, 크고 작은 싸움으로 파괴도 되었지만
12세기에 복구작업 덕분에 아를의 곳곳에는 로마시대부터 중세, 그리고 로마네스크 건축양식까지
고대에서 현제까지의 수천년간에 걸친 다양한 스타일의 유적과 건물들이 멋진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도시로
1981년에 유네스코의 World Heritage Site 로 지정이 되었다.
날이 점점 어두워지자 여기저기서 전시장소의 벽에 전시장소 번호를 알리는 불이 밝혀지고 있다.
6번 정시장소 앞에서 어두워지면 전시/공연될 프로그램을 사람들이 챙겨보고 있다.
가로등의 전깃불만 없다면 시대를 가름없이 어려운 아를의 좁은 길...
리푸블리크 광장근처에 12번 전시장소로 사용될 중세의 오래된 건물앞에서...
La place de la Republique (리푸블리크 광장)
고도 아를의 중심에 위치한 광장에도 서서히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L'glise Saint-Trophime. (성 트로핌 성당)이 오른편에 보인다.
광장 중심엔 오블리스크가 있고, 12세기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져서 거의 1000년이 흘렀는데도
아주 잘 보존되기도 했고, 유명한 대성당과 달리 동네성당처럼 아담한 성 트로핌 성당 주위에
유명한 관광명소임에도 불구하고 번잡하고 시끄럽기보다는 어느 평범한 소도시의 한가한 저녁을
즐기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삶의 여유가 보였다.
가게들도 하나 둘씩 문을 닫기 시작하고...
먹고 마시는 업소들은 여전히 발게 비추인 거리...
오래된 건물이 꾀죄죄하고 후즐근하기보다 오히려 한폭의 예술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멋과 아름다움이 배였다.
이 건물에서 태어나고, 살고, 죽어간 많은 사람들의 냄새가 배인 탓일까...
오래된 거리는 멋진 노천카페로...
실제 식당의 크기는 아주 작지만 거리로 나온 식당은 손님의 수대로 테이블과 의자수가 편하게 불어난다.
일단 이곳에 잠시 앉아서 피곤한 발을 쉬게 하고,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여본다.
화가 고호가 머무르면서 많은 그림을 그린 이곳의 풍경이 왠지 친근감이 느껴지고,
어디선가에서 그가 조용히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 같다.
세계 각국에서 몰려 온 지구촌 친구들과 잠시 대화도 나누고...
다시 아를의 밤거리로 나서서...
활기찬 식당주변... 하지만 부산스럽지않고 정겹기만 하다.
아무리 작고 보잘것없는 뒷골목도 아주 깨끗하고
현재와 과거가 평화롭게 공존을 한다.
거리의 예술가가 열정적으로 스프레이 페인트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두 예술가 친구들도 공동작업을 하고...
거리 전체가 살아있는 커다란 갤러리이다.
느긋하게 작품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지켜보고, 서로 코멘트도 해주면서 격려를 해 주는 모습이
구경하는 사람들도 즐겁게 해 준다.
쉬지않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더니 이미 아까 전에 배터리가 다 나간 큰 카메라 대신에
하는수없이 함께 가지고 간 소형 똑딱이 카메라로 어두워지는 밤거리 풍경을 담았더니
마치 꿈속의 거리를 유영하는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가로등 하나가 좁은 골목을 밝혀주고 있다.
저 위에 열린 4층 창에서 누군지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있어서 잠시 귀를 기울여 보았다.
레스토랑과 카페 그리고 바에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편하게 차려 입은 사람들로 활기를 띈다.
최신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각기 개성을 살려서 편하게 차려 입고
간단한 음식과 포도주를 나누어 마시면서도 느긋하게 담소하는 모습에서 그들의 멋과 여유가 느껴진다.
무슨 메뉴가 있는지 기웃거리다기 이곳이 맘에 들어서 자리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오늘밤처럼 특별한 행사가 있는 날엔 이미 자리가 오래 전에 예약이 되어서 안된다는 말에
다시 분위기가 맛이 있을 것 같은 식당을 찾아 나섰다.
친구들끼리, 혹은 유모차에 아이들도 대동해서
젊은 부부들이 여름밤을 편하게 즐기고 있다.
옆골목에 들어서니 좁은 길 양쪽에 의자와 테이블이 빽빽하게 놓여진 곳에
괜찮은 레스토랑이 눈에 띄어서 일단 자리를 잡고 앉아서 바로 주문을 했다.
마침 배가 엄청 고프던 차에 바로 내온 신선한 샐러드를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고,
곧 이어 나온 truffle(버섯) 타스타를 프로방스산의 포도주를 곁들여서 저녁식사를 했다.
포도주 한병을 추가로 더 마신 후에
배도 알맞게 부르고, 취기도 적당히 알딸딸한 기분으로
본격적으로 이번 주말에 개최된 전시회를 보러 나섰다.
시청도 있고, 오래된 성 트로핌 성당도 있는 Place de la Republique 광장을 지나서...
로마시대의 Amphitheatre 근처에 상영되는 작품을 보려고 관객들이 줄을 지어서 기다리고 있다.
줄이 너무 길어서 이 전시는 건너 뛰고 다음 전시장으로...
오래된 건물의 벽을 스크린으로 사용해서 단편영화들이 상영되는 7번 공연장소에서
우리도 편하게 길바닥에서 발을 쭉 뻗고 앉아서 소재가 참신한 작품 2편을 감상했다.
다음 공연장으로 이동하는 사이에 내가 좋아하는 Crepe 가게가 있어서
안을 기웃거렸더니 아직 영업을 하고 있어서 초콜렛과 과일이 들은 금방 구운 따끈한 크레프를
달게 먹으면서 깊어가는 아를의 거리로 다시...
밤 10시가 넘어서자 손님들이 뜸해진 한산한 거리를 가로등이 밝게 밝혀주고 있다.
프로방스의 나즈막한 건물과 집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블라인드는 소음과 비 바람, 그리고 추위도 막아 주고,
안전을 도와줄 뿐 아니라 파스텔 색상의 낡은 벽과 환상적인 조화를 자아 내어서
프로방스 지방의 특유한 멋을 풍겨준다.
이 사진은 왠지 인상파 화가가 그린 유화같은 분위기를 안겨준다.
밤이 되니 30도 이상의 뙤약빛이 내리쬐는 낮과 달리 기분좋게 상큼한 날씨라서
2000년 전 로마시대에 각종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지어진 아리나 근처를 어슬렁거리면서
이곳에서 피를 흘리면서 싸우다가 죽어나간 gladiators와 맹수들을 잠시 상상해 보게 된다.
보수공사를 하느라 곳곳에 scaffold가 진을 치고 있어서 가까이서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내일 날이 밝을 때에 자세히 봐야지...
오래된 성당 건물 근처에서 7번 공연장소에 또다른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대부분 나레이션이나 대사가 없지만 인간의 공통적인 언어인 표정과 제스추어로 이해하는데 별 지장이 없는것이
흥미롭기도 하고, 관람을 하는 사람들의 표정과 옷차림등을 구경하는 것은 더 재미난것 같다.
1번 공연장소에서...
길이고 건물구석이든 가리지않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장소에서 감상하는 모습...
마지막으로 아리나를 뒤로 하고....
점점 무거워지는 발걸음에 시계를 보니 거의 자정 시간에 가까워져서
5번 공연장의 영상은 대충 보고 아직도 테라스에 앉아서 밤이 늦도록 담소를 하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택시를 잡아타고 밤거리를 달려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호텔로 향했다.
이어서 2000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아를의 명소들을 보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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