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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Log/크로아티아·보스니아

[보스니아 여행4]사라예보 라마단 기간중의 일몰 풍경

by Helen of Troy 2013. 8. 4.

보스니아의 아름다운 석양

 

 

보스니아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쌓인 가운데의 분지에 위치한 도시로서

편편한 평지에 지어진 집을 찾아 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경사진 곳이 대부분이다.

도시를 한 눈에 내려가 볼 계획을 세우고 숙소에서 산 꼭대기로 이어지는 코바치(Kovaci)길로 들어 서서

언덕길로 올라 가 보았다.

 

코바치 거리카페트와 쿠션이 깔린 찻집에서 담소를 즐기고...

 

수백년 전에 돌로 포장된 가파른 언덕 길에 작고 오래된 차들이 잘도 주차되어 있다.

 

15분 정도 올라가면 넓은 광장이 나오고 오른편에 커다란 묘지가 나온다.

 

이 묘지는 1992-96년 전쟁 중에 사망한 이들이 묻힌 곳이다.

 

왼편의 묘지를 끼고 오르막 길을 오르고...

 

묘지 꼭대기 즈음에서 돌아서서 내려다 보이는 사라예보...

 

오른편의 좁은 계단을 걸어서 사방을 둘러보니....

 

나즈막한 산 꼭대기에 다다르니 앞이 탁 트이고 편편한 곳에 서서 주위를 둘러 보니

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사라예보 도시가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까가지른 절벽 위에 누군가가 명상에 잠긴 듯 앉아 있다.

 

나는 아예 올라 서서 기념사진부터 찰칵

 

절벽 주위로 사람들이 조금씩 몰려 들면서

서쪽 하늘 방향으로 자리를 잡고 앉는다

(이때까지 왜 이렇게 사람들이 이곳에 이렇게 모여 드는지 전혀 몰랐지만

운좋게도 꼭대기까지 올라 갔다가 다시 내려 온 후에야 알 수 있었다.

 

길을 나선지 1시간 정도 지나서 계속해서 정상까지 올라 가 보기로 했다.

 

 

한국대문과 비슷한 대문도 눈에 들어 오고...

 

10분정도 더 올라가니 다시 과일가계와 잡화상들이 들어 선 탁 트인 광장이 기다리고 있다.

 

조금 더 올라가자 왼편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시원한 수박도 파는 세탁소 건물에 달린 LG 에어콘이

이렇게 멀리 떨어진 도시의 산동네의 걸려 있는 모습에 얼마나 반갑고 뭉클하기까지 하다.

 

 

개인집과 비슷한 모양과 크기의 모스크들이 약 100미터마다 눈에 들어 온다.

 

산동네의 정상 가까이 오르니 오래 된 작으마한 성문이 보인다.

 

정상에서 반대방향인 동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사라예보...

역시 산이 이어지는 지형 덕분에 길이 다리와 터널로 연결되어 있다.

 

제일 산 꼭대기에 배경을 알 수 없지만 성곽으로 보이는  오래된 폐허가 을씨년스럽게 버티고 있다.

 

서서히 저물어 가는 북쪽 하늘이 보이는 정상 주위에서 10분 휴식 후에

 

다시 산 아래로....

 

 

라마단

 

라마단(Ramadan)은 이슬람 달력으로 아홉번째 달로 무슬림 신자들은 기도, 단식, 회개 그리고 자선을 베푸는 시기이다.

이슬람 신도들은 다섯가지 수행할 의무(five pillars of Islam)은 단식, 매일 다섯번 받치는 기도, 신앙고백,

자카(Zakah), Hajj(메카 순례)인데, 올해는 달이 뜨는 시기에 따라서 7월 9일 혹은 10일부터 시작해서

8월 8일이나 9일에 끝이 난다.

 

한달간의 라마단 시기 중 육신이 건강한 모든 이슬람 신도들은 새벽부터 일몰까지 약 14시간 동안 음식, 음료수,

성행위 그리고 나쁜 행위를 금하는 것을 의무화 되어있다.

이들은 해가 뜨기 전에 일찌기 아침을 들고,

해가 진 후에 일몰 기도를 올린 후에 Iftar라고 불리우는 저녁을 잘 든 후

함께 모스크에 가서 적어도 1/30에 해당하는 코란을 읽으면서 기도를 올린다.

 

 

1시간 전에 머물렀던 전망좋은 곳에 다시 와보니 멋진 석양이 기다리고 있다.

 

멋진 석양을 한동안 지켜 보는 동안 점점 군중이 많아지고,

티비뉴스 카메라까지 대기 중이라서 옆에 있는 친구에게 무슨 행사가 있냐고 물어 보았더니

라마단 기간 중에 이 곳에서 매일 일몰시간을 알리는 폭죽을 터트리는데

이를 지켜 보기 위해서 이렇게 매일 저녁 일몰 시간에 맞추어서 사람들이 몰려든다고 알려 주었다.

 

곧 나이가 지긋한 분이 나타나더니, 사람들을 뒤로 물러 나라고 하시더니

준비해 온 작은 대포같이 생긴 물건을 설치를 하신다.

 

그리고 화약도 준비하신 후에, 일몰시간이 되길 기다린다.

 

점점 산 뒤로 해가 낮게 떨어지고...

 

 

 

해가 산 뒤로 꼴깍 넘어 간지 10분이 지났는데도 푹죽아저씨는 그대로 서 계신다

산 아래에서 주로 젊은 사람들이 피자 박스 두세 박스를 포개서 들고 줄을 지어서 계속 이리로 올라 오는 모습이 보였지만

여전히 정확한 이유를 잘 알지 못했다.

 

폭죽 바로 뒤에 서있는 나도 이 애들처럼 귀를 막고 초조하게 기다리고..

 

귀를 막는 사람들보다는 카메라를 들이대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아 보인다.

 

드디어 폭죽 아저씨가 쏜 폭죽이 생각보다 큰소리로 사라예보 전 시내에 울려 퍼지면서 일몰을 알렸다.

 

그러자 모인 군중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면서 환호를 하더니....

 

모두들 하나같이 잔디에 자리를 잡더니 일제히 가지고 올라 온 음식을 먹기 시작해서

약간을 어리둥절해서 주위를 잠시 돌아 보다가...

 

갑자기 해가 지기까지 단식을 하던 사람들이 일몰과 함께 푸짐하게 음식을 먹는다는 것이 머리에 떠 올랐다.

 

예전엔 라마단 기간 중에 iftar라는 음시으로 소문이라는 빵과 다양한 콩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는대신

여기에 모인 거의 대부분이 피자를 맛나게 들고 있다.

 

저녁을 일찌감치 먹고 올라왔는데도, 누가 피자 한 조각이라도 건네주기를 기대했건만....

 

층계까지 가도 아무도 건네주지 않는다.

 

다시 산동네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묘지 옆에 오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밴 집이 있고 바로 아래에...

 

생뚱맞게 한자로 주차금지란 사인이 눈에 들어와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 사라예보 산 동네까지 동양인이 몰려 와서 불법주차를 얼마나 했으면 이런 사인까지 부쳐 두었을까...

 

내전 중 사망한 이들의 묘지 입구에서 다시 올려다 보니 맛나게 저녁 식사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우리도 2시간 동안 산동네를 오르락 내리락 해서 출출해진 배를 채울 겸 오래된 동네쪽으로 다시 내려갔다.

 

 

밤 9시가 넘었는데도 비둘기광장에 있는 세빌 분수 주위에 일몰 후에 Iftar를 먹기 위해서 몰려 들은 시민들로 번잡했다.

 

33도의 대낮보다 돌아 다니기에 기분좋은 밤거리에 어린이들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어두워진 밤하늘엔 보름달이 오래된 도시를 훤히 비추고...

 

가족과 친지들이 해가 떠 있는 사이에 13여시간을 단식 한 후에 늦은 저녁을 들면서 담소를 즐기고 있다.

 

우리도 식사를 할까 하고 기웃기웃거려 보았지만

미리 예약을 해 두었는지, 빈 자리가 전혀 보이지 않아서

사이좋게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먹으면서 온통 음식냄새가 진동하는 이 활기 찬 동네를 벗어나서

숙소로 돌아가는 언덕길로 발을 옮겼다.

 

 

 

 

계속해서 헤르쩨고비나의 모스타르(Mostar)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