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거위 가족들이(Canada geese) 가을 오후에 평화롭게 노니는 울동네 연못 - 9월 13일 오후에
지난 주에 여름도 가기 전에 갑작스럽게 내린 서리와 진눈깨비로 우리를 당황스럽게 하더니
울동네 터줏대감인 동장군도 너무 염치없게 일찍 찾아 온 것이 미안했던지
금요일부터 조금씩 기온이 올라가서,
아직 아침기온은 쌀쌀하지만, 어제 일요일부터 낮기온이 20도를 넘어서서,
정식으로 찾아 온 가을을 두 팔 벌려 반갑게 맞아 들였다.
아래 나다니엘 호손의 싯귀처럼
가을햇빛럼 찬란하고 소중한 것을 집 안에 처박혀서, 아깝게 허비한다는 것을 상상도 못하기에
가을날 하루 종일 밖에 나가서 가을을 만끽하기 위해서
오전 기온이 6도에 바람도 제법 불었지만, 파란 가을 하늘에 눈부신 햇살이 좋아서
귀마개도 하고, 스웨터를 두겹입고, 여름 내내 매일 해 왔듯이 자전거를 집어 타고, 집을 나섰다.
그리고 가을이 깊어지면서 변하는 동네모습을 담기 위해서 소형카메라도 주머니에 넣었다.
"I cannot endure to waste anything
as precious as autumn sunshine
by staying in the house.
So I spend almost all the daylight hours
in the open air."
Nathaniel Hawthorne
집 뒤에 있는 자작나무 숲을 따라서 만들어진 산책길부터 시작해서....
2014년 9월 11일 오전
남쪽에 있는 옆동네로..
7년 전 밀밭이었던 이 지역을 택지로 조성하면서
집터만 개발하기 보다는 곳곳에 공원, 인공호수, 산책길, 자전거 운동장, 놀이터등을
함께 조성해서 커다란 도시의 동네라기 보다는 전원주택 분위기가 물씬 난다.
5월에 부화한 캐나다 기스 새끼는 이제 어미새와 크기도 모양도 비슷할 정도로 커져서
10월 말 경에 남쪽으로 먼길을 떠나기 전까지 열심히 먹고, 창공을 나는 연습을 하곤 한다.
큰 찻길을 건너서...
걷거나, 뛰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지나가면 양쪽의 차가 무조건 세워준다.
"Behold congenial Autumn comes, 일년의 안식을 즐기는
the Sabbath of the Year." 정겨운 가을이 보라.
John Logan, 1748 - 1788
길 건너편 옆동네의 산책길로 이어지고...
이 동네의 인공호수가 있는 넓직한 공원이 나온다.
여기에도 가을을 느긋하게 즐기는 캐나다 거위들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있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니, 미안스럽게 일제히 일어나서 우루루 줄을 지어서 물가쪽으로...
유유히 헤엄쳐 달아나 버렸다.
이틀 후인 13일에 11도로 올라가서 훈훈해진 풀밭에서 뭔가를 열심히 먹고 있는 거위들...
"Every leaf speaks bliss to me, 가을의 나무에서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마다
fluttering from the autumn tree." 무한한 기쁨을 속삭여준다.
Emily Bronte
두개의 동네 찻길을 건너서
가던 방향으로...
오른편에 넓다란 풀밭이 있는 공원과 저 앞 쪽에 놀이터가 있다.
자전거를 타고 온 반대방향....
이 공원은 Water Park/Wading Pool 이 있어서
무릎까지 차는 풀장과, 놀이기구에서 분수처럼 물이 뿜어대는 공원이라서
여름이면 늘 아이들한테 인기가 좋은 놀이터인데,
지난 주 눈이 오기 할 전날까지 분수가 뿜어댔는데,
날씨도 춥고, 개학을 해서 아이들의 모습은 사라지고 너무도 조용하다.
동네 찻길을 하나 건너서 이어진 산책로 왼편에 자그마한 인공연못이 있다.
오른편에는 L자로 좀 큰 연못이 있다.
"Autumn is the mellower season, 가을은 부드럽고 원숙한 절기이며,
and what we lose in flowers 아름다운 꽃들을 잃은 대신에,
we more than gain in fruits." 과일과 열매로 더 많이 얻는 때이다.
Samuel Butler
동네 길을 서너개 건너고, 기다란 자작나무 숲길도 지나서...
이 동네에는 제법 큰 인공호수가 있다.
이 곳도 호숫가를 따라서 산책로가 있고,
호수 주변에 집들이 죽 둘러 서 있다.
매년 봄이면 남쪽에서 먼 길을 날라와서
같은 곳에서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는 거위 가족도
한달 반정도 남은 설국동네에서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그리 가까이 다가 가지도 않았는데,
이번에도 우루루 물로 뛰어드는 거위들...
“No spring 봄도,
nor summer beauty hath such grace 여름의 아름다움도,
as I have seen in one autumnal face." 가을의 곱고 우아한 자태에 견줄 수가 없다.
John Donne
이틀 후 13일 토요일 오후에 다시 찾은 같은 호수에서...
서쪽으로 기울어지는 가을 햇살이 눈부신 호숫가
Autumn is the perfect time 가을은
to take account of 우리가 무엇을 이루었는지,
what we’ve done, 무엇을 달성하지 못 했는지,
what we didn’t do, 내년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and what we’d like to do next year. 헤아려 보기에 제일 적합한 시기이다.
Author Unknown
자전거를 타고 세시간 동안 가을이 완연한 우리 동네를 크게 두바퀴를 돌았다.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life was slow and oh so mellow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grass was green and grain so yellow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you were a young and a callow fellow
Try to remember and if you remember
Then follow--follow, oh-oh."
- Try to Remember, Lyrics by Tom Jones and Harvey Schmi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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