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캐나다 추수감사절에 만든 미니 호도파이
매년 추수 감사절이 돌아오면
보통 두가지의 아페타이저,
세가지 야채 요리,
메인 요리 한가지,
그리고 두가지의 디저트(후식)을 만들어서
푸짐하게 차려서, 가까이 사는 친척이 없어도
두 세 가족을 초대해서 함께 명절을 보낸다.
모카 치즈 케이크 (굽기 직전에, 레시피는 추후에..)
2015년 추수감사절 디저트로
미니 호도파이와 피캔 파이 와
그리고 진한 커피와 초콜렛 맛이 어우러진 모카 치즈케이크 를 준비했다.
미니 호도/피캔 파이 는 이렇게 만들어요.
오래되고 얼룩이 지고, 종이도 낡아버린 레시피...
이 레시피는 내가 결혼하던 해인 1985년 12월에 가진 크리스마스 파티때에
바쁘게 받아 적은 레시피로 장장 3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1985년에는 나는 뉴욕 월스트리트에 위치한 큰 은행 본점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허드슨 강 건너에 위치한 뉴저지에서 살고 있었다.
매년 크리스마스 때면, 남편의 옛 직장이었던 씨티은행의 고위 간부 되시는 부부께서
맨하튼 북쪽에 있는 집으로 그 은행에 재직하시거나
남편처럼 예전에 근무했던 사람들까지 초대해 주셔서
성대한 파티를 열어 주신곤 했다.
초대된 사람들은 의무적이지 않아도
알아서 각자가 잘 하는 요리나 디저트 한가지씩을 만들어서 가지고 파티에 왔는데,
피캔/호도 파이는 당시 50대 초반의 김부장님의 사모님께서
매년 만들어서 가지고 오신 디저트였다.
미니 호두파이
맛도 좋을 뿐 아니라,
재료도 만드는 법도 간단하고,
크기가 아주 작아서
부담없이 손으로 한 입에 넣고 먹기에 딱 알맞는 디저트라서
30년 전 겨울에 불러 사모님께서 불러주시는대로
얼른 받아 적은 레시피인데
여전히 레시피 박스에 건재하게 버티면서
여지껏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독차지 하는 디저트를 만들 수 있게 해 준다.
미니 피캔 파이
그리고 갓 결혼해서 주 평균 70시간씩 정신없이 미국과 아시아를 오가면서
일에 치여 사느라, 한끼도 제대로 잘 챙겨먹지 못하는 나와
직장을 그만 두고 늦은 나이에 다시 박사학위 공부하느라 역시 정신없이 사는 남편을
잊지않고, 특별한 날에 초대해 주시고,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조 지배인 부부와,
그리고 이 파이를 좋아해서 굶은 사람들처럼 게걸스럽게 먹는 우리 부부를 위해서
따로 피캔파이를 더 만들어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시던
김부장님 사모님의 관심과 배려가 30년이 지났는데, 잊을 수가 없다.
파이는 이렇게 만들어요.
크림 치즈와 버터를 믹서에 넣고 보드랍게 될 때까지 충분히 돌린 후에
밀가루 2컵을 넣고 골고루 섞일 때까지 약 1분간 믹스를 해서
파이 패이스트리(pastry) 를 준비한다.
(위의 패이스리는 세 덩어리는 12 dozen 미니 파이를 만들 재료이다.)
파이 필링(filling) 은 검은 설탕와 버터를 넣고 함께 믹스를 한 다음에
달걀을 하나씩 추가할 때마다 약 1분씩 믹서를 돌린다.
마지막으로 바닐라 엑스트랙트 를 넣고 20초간 함께 잘 믹스를 한다.
한컵 반 정도 호도나 피캔을 칼로 3-4등분해서 잘라서
위의 재료에 추가해서 저으면 파이 필링이 완성된다.
파이 패이스트리를 작은 머핀 판에 골고루 나누어 담은 후에
손가락으로, 혹은 위에 보이는 패이스트리 막대로 파이 crust 를 얇게 만든다.
파이 필링 재료를 밥 수저 하나 정도를 담아준다.
필링을 약 2/3만 채우면 적당하다.
너무 가득 담으면, 구워지는 동안 넘쳐 흘러서
보기도 싫고, 필링이 파이 페이스트리와 팬 사이에 들어 붙어서
파이가 팬에서 쉽게 떨어지지 않아서 파이를 수저로 파 먹어야하는 불상사가 생긴다.
미리 350도에 달구어 둔 오븐에 30분을 구우면
고소하고, 바삭바삭하고, 달콤한 호도/피캔 파이 48개가 탄생합니다.
파이 팬을 오븐에서 꺼낸 후 약 15분 간 식히면
파이 겉이 조금 수축되어서 쉽게 손으로 꺼낼 수 있을 때에 팬에서 파이를 꺼내서
파이 rack에 놓고 완전히 식힌다.
올해는 이렇게 4번을 만들어서 약 150개의 미니 피캔/호도 파이를 만들어서...
이웃과, 제자들에게 예쁜 감사절 백에 넣어서
추수감사절 선물로 골고루 나누어 드렸다.
epilogue
위의 레시피 박스는 내가 10대부터 틈틈히 모은 레시피를 모아 둔 박스로
레시피를 모아 둔 여러개의 박스와 바인더 중에서 제일 오래된 것으로
42년간 우리집 상을 풍요롭게 해 준 나의 보물 1호라고 할 수 있는 소중한 물건이다.
그 안에 든 레시피 역시 최소 20년에서 40여년된 오래된 레시피로
요리를 하다가 기름이나 양념묻은 손으로 만져서 얼룩도 지고,
재료를 흘리기도 해서 내용이 보이지 않기도 하고,
잉크 빛이 바래기도 하고, 번지기도 해서 해독하기에 어려운 레시피도 있다.
박스 안에는 지금처럼 셀폰으로 쉽게 레시피를 찍거나,
이멜로 서로 주고 받거나, 인터넷으로 다운로드라는 것이 없을 때에
직접 손으로 쓴 레시피가 대부분이다.
위의 레시피들은 나보다 네살 아래이면서
한 요리 솜씨를 자랑하는 여동생 집에서 맛 본 음식의 레시피를
내가 요청을 하자 바로 직석에서 동생이 직접 적어 준 것들로
30년간의 긴 세월을 우리 가족과 늘 함께 해 온 레시피들로
많은 추억이 담긴 레시피 그 이상의 것이기도 하다.
왼편엔 호도파이, 오른편엔 피캔 파이들...
Happy (Canadian) Thanksgiving
with scrumptious food,
family and frie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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