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새벽에 5월의 밤 하늘을 수놓은 오로라...
토요일 저녁 지인의 집에 초대를 받아서
밤 늦게까지 와인을 마시면서 즐겁게 잘 놀다가,
새벽 2시 반에 되서야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대문 밖에서 서로 작별을 인사를 나누다가
집주인 후배가 밤하늘을 가르키며 크게 환성을 질렀다.
일제히 올려다 본 밤하늘엔 북반부의 겨울에 흔히 볼 수 있는 오로라가
넓은 밤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10여젼 전에는 겨울철이면 적어도 서너번은 집 근처에서 보던 오로라가
과거 10년간은 지구 온난화 탓인지 아니면 자느라 못 보았는지
통털어서 5번밖에 보지 못했고,
마지막으로 본 오로라는 3년 전의 일이어서
얼마나 반갑고 황홀했는지, 밤이 늦어서 조용한 동네가 떠들석하게
모두들 흥본해서 각자 휴대폰을 꺼내들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새벽 2시 47분에..
식사에 초대해 준 후배는 에드먼튼으로 이민 온지 약 3년이 지났는데,
말로만 듣던 오로라를 생전 처음 본다고 아이처럼 좋아서 전화를 하늘에 들이댔다.
오로라는 시시각각 모양과 색이 바뀌지기에
마치 신들린 마녀가 춤추는 듯이 밤하늘을 날라 다닌다.
온 사방으로 하늘과 땅이 맞닺는 광활한 캐나다 서부 대평원 가운데서
이 장관을 목격했거나, 성능이 좋은 카메라가 있었으면
훨씬 신비하고 진귀한 오로라의 모습을 제대로 담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나마 휴대폰이 없어서 자주 백에 넣고 다니는 작은 똑딱이 카메라가 있어서
감지덕지 3년만에 운좋게 마주한 오로라를 담았다.
예전보다 크기와 색상의 화려함은 덜 하지만
오로라가 하늘에 나타나서 결코 20분 이상을 넘기지 못하고 감쪽같이 사라지기에
생전 처음 오로라를 본다는 후배 두 커플과 나는 연신 카메라를 눌러댔다.
처음 오로라를 본지 5분후인 새벽 2시 50분에
에머랄드 빛의 오로라는 서서히 그 광채를 잃어가며
우리들 눈에서 사라졌다.
우리들은 마치 잠시 달콤한 꿈에서 깨어나서 정신을 차리고는
남들은 많은 돈을 들여서 비행기와 배를 타야지 볼 수 있거나
실상 오로라가 나타난다는 곳에 간다해도
로토를 맞는 확률처럼 운이 따라줘야 볼 수 있는 신비하고 희귀한 오로라를
바로 집 앞에서 그냥 고개만 들고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고
서로 등을 두들겨 주면서 기분좋게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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