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파리에 무사히 잘 도착해서
정리된 사진으로 첫 여행기를 올립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파리를 올때마다 들리는
셰익스피어 & 친구들 서점(Shakespeare and Company Bookstore)의 2층에서..
파리의 정확하게 한 복판에 위치한 노트르담 성당 구경을 잘 마치고
두블러 다리(Pont au Double) 다리를 건너서 왼쪽으로 가면...
파리의 유명한 Left Bank Booksellers 가 세느강을 끼고 위치해 있다.
Left Bank Booksellers (Rive Gauche: 세느강 남쪽 헌책방들)은
부키니스트(Bouquinistes)라고 불리우는 헌책방 상인들은
이미 1500년대 중반부터 이곳과 다리 위에서 헌책방을 팔기 시작했다.
1557년에는 당시 캐톨릭 국가인 프랑스에서
불법인 종교개혁에 관한 책을 팔다가 관공서의 눈 밖에 나서 한동안 고전을 하다가
프랑스 혁명 후에는 제2의 르네상스를 맞이해서 부흥하기도 했다.
지금은 예전만 못하지만 250명으로 한정된 부키니스트가 되기 위해서
신청후 약 8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헌책방 주인이 되기에 어렵다고 한다.
각 부키니스트에게 4개의 책 박스가 할당이 되며
자리는 seniority(경력)에 준해서 정해지며,
일년 임대료는 약 100 유로 정도이다.
부키니스트로 발탁이 되면, 4개의 책 박스를 규정된 초록색으로 칠해서
일주일에 최소한 4일을 오픈해야 하는데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할당된 자리를 빼앗기게 된다.
예전엔 주로 헌 책들이 팔렸는데,
요즘엔 관광객의 입맛에 맞추느라
오래된 고서보다는 포스터나, 그림, 기념품 아이템을 주로 팔아서
개인적으로는 씁쓸하지만,
앞으로도 오래 오래 같은 자리에서
그들의 명맥을 이어나가길 바래 본다.
이곳보다 더 아래쪽에 '진정'한 부키니스트들이 주로 몰려 있는데
월요일은 한꺼번에 쉬는지, 몇 되지 않아서 하는 수 없이 좀 '외곽'에 있는
부키니스트 쪽으로...
눈에 익은 제목의 오래된 책은 늘 가슴을 따스하게 해 준다.
'vintage' 잡지와 포스터들을 눈여겨 보는 막내...
유람선이 노트르담 성당이 있는 Ile de la Cite 섬을 지나고 있다.
길건너에 중세때부터 있던 비바니 광장(Vivani Square)
길가의 아티스트와 관광객 모델
이 가게에서 막내는 3점의 포스터와...
4권의 책을 구입했다.
나도 보고 싶은 책들이 많아서 보이는대로 사고 싶지만,
아직도 4-5 다섯시간을 파리 길을 돌아다닐 생각에 일단 맘을 접고...
손이 나가기 전에 얼른 길을 건너서...
그리고 파리에서 언제가도 고향처럼 푸근한 곳인
셰익스피어 서점으로 두 딸을 처음 데리고 갔다
지난번에 왔을 때와 달리 건물 끄트머리를 멀쩡하게 공사를 해서
카페가 들어 서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면서
문학을 이야기하는 것은 여전하다.
카페 옆에 바로 붙은 책가게...
가게 앞에는 늘 헌책들이 이 박스에 수시로 채워져서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요즘처럼 인터넷 시대인데도 이 책방은 다행스럽게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로 늘 붐빈다.
입구 옆에 오래된 문 빗장이 눈을 끈다.
안으로 들어섰더니 예전 모습 그대로 반겨 주어서
집을 떠났다가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 온 듯한 기분이 든다.
Shakespeare and Company Bookstore
파리의 Rive Gauche 지역은 오래 전 중세기부터
학자, 철학자, 시인과 작가들이 모여든 지역인데
미국 출신이며 진보적이고 자유로운 사상을 좋아하는
실비아 비치(Sylvia Beach)1920년에 1차 대전 후의
잃어버린 세대를 위해서 이 서점을 오픈했다.
그 후로 임대료가 싸고, 예전부터 예술가들이 모이는 지역이라서
파리에 거주하는 많은 외국인 작가들이 모이는 집합장소가 되었다.
그 예로 헤밍웨이와 제임스 조이스(비치 여사가 율리시즈를 출판했음)
버나드 쇼, 겉투르드 스타인, 에즈라 파운드 등이 단골손님이었다.
거의 100년동안 아직도 첫 주인인 실비아의 뜻을 받들어서
가난한 작가들에게 무상으로 작은 방을 제공해 주며,
2층엔 조용히 노르트담 성당과 세느강을 바라 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코너가 있고,
아래층에는 다양한 영어 서적이 판매되고
바로 옆 카페에는 진한 커피가 제공되고 있다.
맘에 쏙 드는 문구가 새겨진 오래된 바닥
2층에 편히 앉아서 읽을 수 있는 코너에서 오랜만에 기념으로 찰칵~
막내는 많은 사람들이 탐을 내는 창문가 자리가 마치 비어서 냉큼 앉아서 찰칵~
앞으로 막내도 자주 올 것같은 예감이 든다.
2층 창가에서 보인 지붕...
한 고양이가 늘어지게 자고 있다.
제일 자주 가던 시집 코너 옆에는 오래된 타자기와 맘이 내키는 연주할 수 있는 피아노도 있고....
피아노 위에는 앤틱 수준의 오래된 악보들이 놓여져 있어서
맘에 드는 마드리걸 한 곡을 조용히 쳐 보았다.
(하지만 조율이 절실하다.)
시집을 읽으면서...
좁고 낮은 문을 지나서...
한 아가씨가 시집 코너에서 책을 보고 있다.
더 오래 머물고 쉽지만, 다음 행선지로 가기 위해서 좁은 계단으로...
내려가서...
다들 고심 끝에 책을 한권씩 산 후에 서점을 나섰다.
나오니 바로 앞에 수많은 자전거가 가능한 방식으로 여럿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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