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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s Scrapbook/좋아하는 영시

[좋은 봄 영시 감상102]The Trees by Philip Larkin with 화사하고 싱그러운 봄 꽃

by Helen of Troy 2018. 4. 19.





흰 수선화가 있는 언덕 

슬로비니아

Photograph: Getty Images



올해는 캐나다 기상청에서 공식적으로

안 그래도 긴 캐나다의 겨울이

기상청이 시작된 후로 제일 길었다고 며칠 전에 발표해서

이미 알고 있었지만, 마음은 더 꿀꿀해졌다.

어제도 아침 내내 눈이 내려서 

온통 무채색의 세계에서 6개월동안 갇혀 있었다.




 알록달록한 튤립, 프림로즈, 블루벨스 & 수선화

독일, 콘스탄스 호수, 마이나우 섬



그러다가 오늘 처음으로 화사한 봄볕이 아침 일찍부터 비추더니

계절을 잊고 내렸던 눈들이 거의 녹아내리면서

봄 기운이 코 끝을 기분좋게 자극했다.





야생 란과 석회석이 있는 들판, 

가르가노 반도, 이탈리아.

Photograph: Alamy



 설레이는 가슴을 억누르지 못한고

한 겨울 내내 차고 벽에 걸려 있던 자전거를 내려서

성급하게도 5주 전에 이미 새롭게 기어도 갈고 툰업도 해 두었지만

그동안 다시 벽에 매달려 있다가 오늘에서야 내려 놓고

타이어에 바람을 빵빵 채운 다음에

아직 영상 5도에 봄바람이 제법 불어서

서너겹으로 껴 입고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누비고 돌아 왔다.

 

 



알몬드 나무 꽃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 시에라 네바다



봄과 처음 만난 이 좋은 날에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더 좋아하게 된 

봄 영시 The Trees 를 다시 한번 감상해 보았다.






The Trees


by Philip Larkin


The trees are coming into leaf


Like something almost being said;

The recent buds relax and spread,

Their greenness is a kind of grief.



Is it that they are born again

And we grow old? No, they die too.

Their yearly trick of looking new

Is written down in rings of grain.



Yet still the unresting castles thresh


In fullgrown thickness every May.

Last year is dead, they seem to say,

Begin afresh, afresh, afresh.








알프스 산에 핀 야생 크로커스

스위스

Photograph: Arno Balzarini



The Trees는  영국의 시인 필립 라킨이 1967년에 쓴 작품으로

1974년에 출판한 "High Windows" 시집에 포함되어 있다.

이 시는 매년 봄이 되면 나무의 내 순이 돋아나는 

자연의 순리와 새롭게 갱신을 주제로 한 짧은 영시이다.


이 시는 결과적으로 평범한 철학을 배경으로 화자는

하루 아침에 변하는 자연을 실감하면서

나무를 포함해서 인간들도 쉴 새없이 움직이는 자연의 섭리대로

늘 변해간다는 간단한 진리를 수긍하고 있다.





민들레, Buttercups, Cowslips, grape hyacinths, orchids 

불가리아 남부, 로도페 산, 오르체보

 Photograph: Maya Karkalicheva



이 작품은 화자가 나무의 변해가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시작한다.

작품 속에 봄이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지만, 

독자들은 바로 새롭게 태어나는 봄이 배경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현재분사 coming 이라는 단어는 바로 현재라는 것을 암시하고,

독자들에게 새로 깨어난 나무들과 이어주고 있다.


나무의 새 순과 여린 이파리 하나하나는 겨울 동장군의 손아귀에서

드디어 벗어나서 안도의 숨을 내 쉬는 것으로,

초록의 에너지는 온기와 빗방울로 변모하기를 기다린다고 묘사했다.


두번째 구절에서는 나무의 새로운 삶과 인간의 노화현상을 비교하면서

나무의 새 순은 진정한 새로운 삶이기 보다는 속임수라고 결론을 내린다.

비록 새 순이 새로 돋아 난 나무들 역시 노화하고 있으며,

인간들처럼 궁극적으로 같은 최후를 맞이한다고 보고 있다.

자연은 우리를 현혹할 수 있고, 우리 인간들도 노쇠, 죽음을 받아들이고

부활의 가능성도 인정해 보는 것을 제시한다.


아마 시인은 이런 이유로 초록색과 비탄(grief)을 연관시킨지도 모르겠다.

봄마다 돋아 나는 새 순은 나무의 나이테를 하나씩 더해 가고,

이 나이테는 영원한 것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언젠가는 그 나무들도 인간들처럼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세번째 구절에서는 거대한 성으로 묘사된 커다란 나무가

거센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는 성장의 아픔과 생존하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벌리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삶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마지막 부분에서 나무는 우리에게 더 긍정적인 톤으로 

반복되는 풍성한 갱생(renewal)을 만트라처럼 반복하고 있다.





알로에 꽃

포르투칼, 알가르베 지역, 라구쉬

 Photograph: Alamy





"There is an appointed time for everything.  

And there is a time for every event under heaven -

A time to give birth, and a time to die;

A time to plant and a time to uproot what is planted."

-  Ecclesiastes, 3:1-2




야생 릴리, 카멜리아, 아질리아

아조레스, 사웅 미구엘



"April is the cruelest month, breeding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Memory and desire, stirring

Dull roots with spring rain."

-  T. S. Eliot, The Waste Land, 1922





크로커스

폴란드, 돌리나 초촐로브스카



"Sitting quietly, doing nothing,

Spring comes, and the grass grows by itself."

-  The Gospel According To Zen





블루벨스

영국, 다스머스 국립공원

Bluebells – England



"April hath put a spirit of youth in everything."

-  William Shakespeare




양귀비

이탈리아, 토스카니



"Winter is on my head, but eternal spring is in my heart."

-  Victor Hu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