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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s Scrapbook/좋아하는 영시

[멋지고 짧은 영시감상119]Who Has Seen the Wind? BY CHRISTINA ROSSETTI(크리스티나 로제티의 '누가 바람을 본 적이 있나요?'

by Helen of Troy 2019. 9. 17.




캐나다 로키의 카나나스키스 컨트리에서 

빽빽하게 침엽수가 우거진 트레일을 가족과 함께 걸으면서... (2018년 8월)





피클자(Pickle Jar) 트레일 정상에 있는 호수에서...



올해는 7월 말에 친정 아버지가 돌아가시기도 했고, 해결해야 할 일들이 널려 있어서

매년 여름이면 로키로 떠나던 가족 여행을 20여년만에 처음으로 다녀 오지 못했다.






복잡한 도시를 피해서 대자연의 품에 안겨서

인터넷과 빛의 공해가 없는 청정구역에서 10일 정도 머물면서

가족과 함께 매일 셀폰이 터지지 않는 깊은 로키의 산과 숲속에 있는

평균 20 km 길이의 하이킹과 트랙킹을 하면서

로키의 정기와 힘을 얻기도 하고,

전화나 컴퓨터없이 일상적인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

가족의 끈끈한 유대감을 제대로 형성해 주어서

점점 더 소중한 연례행사이다.






막내가 백일 즈음부터 업고 등산을 하기도 했고,

아이들이 어려서 길거나 험한 트레일은 엄두도 못내고,

가까운 곳이나 완만한 곳으로 골라서 다녔다가

아이들이 좀 커서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조금 더 오래 높은 곳으로 데리고 가면,

왜 꼭 가족이 함께 땀 흘려 가면서 험한 산을 오르내리고

종종 곰도 출현해서 불안감을 안고 긴 트랙킹을 해야만 하는지

꽤나 툴툴거리던 아이들도 이제는 먼저 숙소 예약도 하고,

머무는 동안 청소, 빨래, 요리, 설겆이 등등도 모두 돌아 가면서 도와 주어서

오히려 예전보다 편하게 산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복덩이 아들마저 군소리없이 씩씩하게 무거운 짐도 들어 주면서

묵묵히 동행해 주어서 그저 고맙고 든든하다.






올해 못 다녀 온 로키의 하늘, 우거진 숲, 정기

그리고 바람을 그리면서 짧은 영시로 대신 해 봅니다.




Who Has Seen the Wind?

                누가 바람을 본 적이 있나요?


BY CHRISTINA ROSSETTI (크리스티나 로제티)


Who has seen the wind? 

Neither I nor you: 

But when the leaves hang trembling, 

The wind is passing through. 

누가 바람을 본 적이 있나요?

나도 당신도 아무도 보지 못했지요.

하지만 가지에 걸린 나뭇잎들이 살랑거릴 때면,

바람이 스치고 지나갔지요.



Who has seen the wind? 

Neither you nor I: 

But when the trees bow down their heads, 

The wind is passing by

누가 바람을 본 적이 있나요?




한글 번역: Nancy Helen Kim© 





이젠 아이들도 커서 독립을 했고,

우리는 점점 늙어가니,

앞으로 몇년이나 더 이렇게 함께 산행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앞으로 함께 하는 산행은 우리에게 점점 더 소중한 이벤트가 될 것 같다.




석양으로 곱게 물들은 로키의 저녁 하늘 (2018년 8월)